신라호텔 예식, 정부 행사로 취소… 주진우 “자유민주주의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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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 결혼식 예약 변경 안내
APEC 정상회의와 관련있는 듯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2 17:08:34

▲ 서울 신라호텔이 오는 11월 초 예정된 일부 결혼식을 국가 행사를 이유로 취소·변경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신라호텔이 오는 11월 초 예정된 일부 결혼식을 국가 행사를 이유로 취소·변경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소 1년 전부터 준비해 온 예비부부들은 갑작스러운 통보에 혼란을 겪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은 최근 11월 결혼 예정인 일부 고객들에게 “11월 초 국가 행사가 예정돼 있어 부득이하게 예약 변경 안내를 드리고 있다”며 예식 일정 취소 사실을 통보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행사 내용이나 범위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연계된 서울 내 정상급 회담이 배경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예비부부들의 피해다. 결혼식은 통상 1년 전부터 예약이 이뤄지고, 드레스·메이크업·신혼여행 등까지 사전 준비가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첩장을 이미 발송한 부부도 있어, 일정이 변경되면 항공권과 숙박 취소 수수료, 협력업체 위약금 등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사회적·정서적 충격도 상당하다. 한 예비 신부는 “예식일이 불과 5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가정의 큰일을 행정 편의로 뒤흔든 것 같아 경황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치권에서는 강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정부가 호텔을 압박해 1년 전 예약된 결혼식을 취소시키다니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 아들은 화려하게 결혼식을 올렸는데, 힘없는 국민은 정부의 한마디에 잡아둔 예식장마저 내놔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제 행사가 아무리 중요해도 국민의 행복과 권리를 침해할 순 없다. 이것이야말로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문제의 본질은 ‘국가 행사’라는 명분으로 국민 생활의 기본권을 침해한 데 있다고 지적한다. 한 웨딩업계 관계자는 “결혼식은 소비재가 아니라 인생의 전환점이자 인륜대사인데, 정부 요청으로 일방 취소를 강요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 보호 차원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보상금액 논란을 넘어 국민 신뢰 자체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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