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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한국 대학생이 구조작전 직전 극심한 고문을 받아 숨졌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현지에서 함께 감금됐다 구조된 또 다른 피해자는 “고인이 걷지도,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맞았다”고 증언했다.
12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월 9일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인근 범죄단지에서 구조된 A씨는 최근 숨진 대학생 박모씨(22)와 같은 조직에 감금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박 의원실에 “박씨가 너무 많이 맞아 치료를 받았지만 걷지도, 숨도 못 쉬는 상태였다”며 “보코산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차량 안에서 사망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박씨는 다른 조직에서 강제로 마약 운반에 동원됐다가 우리가 있던 조직에 팔려온 상태였다”며 “이미 이전 조직에서 심한 폭행을 당해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8월8일, 캄폿주 캄퐁베이 인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에 따른 심장마비’를 사망 원인으로 판단했다. 박씨의 시신에는 전신에 걸쳐 심한 타박상과 상처가 남아 있었다.
한국 정부는 현지 당국과 협조해 박씨가 숨진 다음 날인 8월9일 해당 지역 범죄조직을 급습해 감금돼 있던 한국인 14명을 구조하고, 조직원 일부를 검거했다. 박씨는 구조작전 하루 전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이후 현지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인 3명을 체포했으며, 해당 조직이 한국인 10여 명을 감금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씨의 시신은 부검 및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두 달이 넘도록 국내로 운구되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는 “현지 공안 당국과 송환 절차를 조율 중이며, 이달 중 시신이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캄보디아 내 한국인 감금 피해 구조를 위한 정부 간 긴급 공조체계와 상시 대응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법 개정을 통해 재외국민 보호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제2·제3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은 급증세다. 2021년 4건에 불과하던 신고 건수가 지난해 기준 220건으로 폭증했으며, 올해 8월까지 330건이 접수됐다. 대부분은 취업 사기나 가상화폐 투자 권유를 빙자한 유인 후 감금·폭행 사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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