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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에 대한 두려움이 유럽 대중교통 세계에 번져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노르웨이와 덴마크 버스 공급업체가 세계 최대 버스 제조업체인 중국의 위통이 만든 전기버스에서 보안 허점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의 버스 운영사 루터(Ruter)는 위통에서 만든 버스와 네덜란드 제조사 VDL에서 만든 버스 2대를 폐광에서 주행시켰다. 네덜란드산 버스와 다르게 위통 버스는 폐광 안에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진단을 위해 직접 디지털 접속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 버스에 장착된 심카드를 통해 중국이 배터리 및 전원공급 제어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 버스를 정지키시거나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베른트 라이탄 옌센 루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단순한 우려를 넘어 버스 데이터 시스템의 원치 않는 접근이나 해킹으로 보호할 수 있는 보안 시스템 구현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루터는 향후 버스 구매 시 더 엄격한 보안 규칙을 적용하고 차량 전송 신호 지연, 해킹을 방지하는 방화벽 개발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슬로 교통당국과 협력해 명확한 사이버 보안 기준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루터는 수도 오슬로를 포함해 노르웨이 대중교통의 절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100대 이상의 위통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덴마크의 대중교통 업체 모비아(Movia)의 최고운영책임자 예페 가르드는 “전기버스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온라인에 접속되어 있다면 원격으로 작동이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무선으로 업데이트와 진단 테스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르드는 “중국산 버스만의 우려가 아니라 이러한 전자장치가 내장된 모든 종류의 차량과 장치들이 직면한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모비아는 2019년부터 코펜하겐과 덴마크 동부 지역에 위통 버스 262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영국도 수백 대의 중국산 버스가 제조사에 의해 원격으로 제어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영국 교통부 대변인은 “보안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잠재적 위험을 이해하고 완화하기 위해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보수당 소속 알리시아 컨스 하원의원은 “중국이 버스를 정지시켜 대중교통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에서는 브리스톨과 에식스, 레스터, 노팅엄, 남부 웨일스, 사우스요크셔 등 여러 지역에서 위통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위통은 성명을 내고 자사 차량이 운행되는 지역의 법률과 규정을 엄격히 준수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내 차량 데이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에 저장되며 저장 암호화 및 접근 통제 조치로 보호되고 고객의 승인 없이 누구도 시스템에 접근하거나 조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중국이 구축한 방대한 인프라가 무기로 바뀔 수도 있다는 우려를 크게 갖게됐다. 유럽은 중국과의 무역과 기술에 깊이 의존하고 미국보다 중국에 중요한 인프라를 의존해왔다. 실제로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2025년 상반기 기준 5.1%를 차지해 전년 대비 2배 상승했고 위통은 2024년에 유럽 전기버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많은 보안 및 정보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영국·미국 합작 사이버보안 컨설팅사 펜테스트 파트너스의 창립자 켄 먼로는 유럽 회사들이 해킹에 대비하기 위한 방화벽 개발과 차량 전송 신호 지연 등과 같은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먼로는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능력 등 모든 연결성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보기관 MI6의 전 수장 리처드 디어러브는 “서방은 화웨이와 5G 네트워크 장비에서 큰 문제를 겪었고 이제 중국 전기차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과 위기 상황이 생긴다면 중국은 차량들을 재프로그램하여 런던을 완전히 멈춰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버스 이외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유럽의회 의원 30여 명은 지난달 태양광 패널 인버터가 전력 시스템 교란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경고 서한을 유럽연합(EU)에 보냈다. 유럽 태양광 패널 인버터 시장 점유율 1위는 화웨이다.
리투아니아는 중국 등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국가의 제조업체들이 태양광 설비에 원격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금지했다. 영국은 에너지 등 주요 분야의 기업에 해커 공격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사이버보안 법률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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