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단둥을 방문, 생존이 확인됐다. 아무리 김정은이 ‘키작뚱’이라지만 급사하기엔 젊다. 게다가 김정은의 건강 유지 비결이 10년간 세계 언론이 37차례나 퍼뜨렸던 '김정은 사망 루머'를 듣고 한바탕 웃어젖힘으로써 엔돌핀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유머도 있다.
이번 방문을 놓고 언론은 신압록강 대교 개통 축하, 항미원조 기념 헌화, 중·북간 역사적·이념적 유대 재확인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는 이때 김정은이 그런 이유로 압록강을 건넜다기에는 명분이 좀 약하다.
단둥에서 김정은이 만난 왕후닝은 지난 7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 친선사절단 단장으로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참관했다. 이 리조트는 김정은이 30억 달러 가까이 쏟아붓고 10년 넘게 건설했다. 작년 여름 개장 후 지금까지 휴업 상태로 김정은 체면이 말이 아니다. 북한은 어떻게 해서든 단둥-신의주-평양-원산을 잇는 철도 노선을 마련해서 갈마 리조트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를 원한다. 이 정도 수준의 논의라면 김정은이 나설 법도 하다.
그러면 왕후닝은 반대급부로 김정은에게 뭘 요구할까? 왕후닝이 김정은에게 “전략적 소통·협력을 강화해 각자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 수호를 위한...대외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언급한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왕후닝은 중국 관광객들을 북한에 보내는 대신, 중국은 북한으로 하여금 양안전쟁시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휴전선에 묶어두는 방안을 직·간접적으로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북한이 벌이는 소위 ‘국경 요새화’ 작업도 북한이 돈 받고 러시아에 파병했듯 중국 관광객의 위안화를 받는 조건으로 세운 양안전쟁 대비책일 수 있다.
왕후닝은 중앙통일전선공작소조 조장으로 중국의 대외 영향력 공작을 총지휘한다. 2년 전 뉴욕타임즈의 “시진핑의 전략가 왕후닝, 새 임무는 대만” 제하의 분석 기사도 있듯이 왕후닝은 시진핑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마치라는 지시를 누구보다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보인다.
왕후닝의 영향력은 우리나라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선관위가 2017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계 민주 지도자를 소개한다면서 왕후닝을 1·2편에 내보냈다. ‘뜬금포’도 이럴 수는 없다. 한 유명 관상가도 2018년 국내 유력지에 자신의 칼럼 전체를 할애, 중국 시진핑 책사 왕후닝이 독보적인 천재 ‘검은거미원숭이상‘이라며 한껏 치켜세운 적도 있다. 이 역시 파격이다. 통전공작을 위한 가장 업체 '동방명주'의 소유주 왕하이쥔은 명동 한복판에 450평 규모의 식당을 다시 열었다.
이같은 중국의 남북한 대상 통전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방첩·수사할 역량은 국정원밖에 없는데 수사권은 경찰로 넘어간 상태다. 국가안보를 위해 국정원의 수사권은 회복시키는 게 맞다. 그리고 최근 북한의 준동으로 애기봉 스타벅스 매장에서 멀리나마 북한 122mm 자주포 총구를 마주 봐야 하는 이 기막한 현실에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 누차 강조하지만 애기봉 크리스마스트리 전등 설치 등 비대칭 전략으로 과감히 맞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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