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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후손 건물<1>]-전주이씨 부동산 르포(개괄)
500년 왕통 땅부자였네…서울 곳곳 ‘종친빌딩’ 넘실
500년 왕통 땅부자였네…서울 곳곳 ‘종친빌딩’ 넘실
‘92개 파’ 후손들 여전한 권력 메카…260만 총본산 ‘대동종약원’ 100억대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2-03 00:07:06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BS 퓨전사극 ‘육룡이 나르샤’는 ‘용비어천가’에서 나오는 구절에서 따왔다. ‘용비어천가’에 등장하는 육룡은 세종대왕의 직계 조상인 목조(穆祖) 이안사, 익조(翼祖) 이행리, 도조(度祖) 이춘, 환조(桓祖) 이자춘, 태조(太祖) 이성계, 태종(太宗) 이방원 등 6명을 일컫는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본관은 전주 이씨다. 목조 이안사는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로 전주에서 살다가 간도(間島)로 이사를 갔다. 환조 이자춘은 공민왕 때 큰 공을 세워 병마사(兵馬使)로 임명된다. 태조 이성계 역시 병마사로 임명된다. 위화도 회군을 통해 고려의 전권을 장악하고 역성혁명을 일으켜 1392년 조선왕조를 개창한다. 태종 이방원이 강력한 왕권을 확립한 이후 1910년 경술국치로 조선이 망할 때까지 조선왕조는 27명의 왕이 518년간 한반도를 다스린다. 조선왕조가 없어지고 민주공화국이 된 지금까지도 왕가였던 전주 이씨는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유명한 인물도 많아서 이회창 전 총재, 이인제 의원, 연예인 이경규, 가수 써니(본명 이순규) 등이 전주 이씨다. 전주 이씨는 전국 약 260만명으로 김해 김씨, 밀양 박씨에 이어 에서 세 번째로 많은 본관이다. 전주 이씨의 모든 종파를 어우르는 대동종약원의 조직도에는 현재 92개 파종회가 등록돼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왕조의 부동산 시리즈 첫번째로 대동종약원이 있는 이화회관을 다녀왔다.

 ▲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 위치한 이화회관(사진)은 태조 때 전중시라는 관청이 있던 곳이다. 태종 때 종부시로 이름이 바뀐 이곳은 조선시대 왕실의 계보를 편찬하고 종실의 잘못을 규탄하는 임무를 관장했다. 이후 종부시는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으로 이어졌다. ⓒ스카이데일리

전주 이씨 전체를 아우르는 종중(宗中)은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하 종약원)이다. 종약원은 창덕궁 앞 옛 종부시 터에 세워진 이화회관에 있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이화회관의 현재 가치는 109억원이다.
 
종약원이 이 토지를 구입한 것은 지난 1959년 4월이다. 종약원에 따르면 지난 1968년 이곳에 새로운 건물을 지었고, 1985년에 기존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지은 건물이 이화회관이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화회관은 지상 5층, 연면적 1916.68㎡(약 580평), 대지면적 723.3㎡(약 218평) 규모다. 3층에는 황사손 이원씨가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대한황실문화원이 있다. 4층에는 이화장학회 사무국과 종약원 사무처가 있다. 1층과 2층에는 국민은행이 입점해 있으며, 5층에는 노무법인이 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이화회관의 경우 주변에 고궁이 있어 호텔·근린·업무시설 등 주로 관광객 위주의 상권이 형성돼 있다”며 “이 일대 매매 사례는 극히 드물어 2013년 12월 매매 물건이 가장 최근이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시 안국역 삼환빌딩을 하나다올에서 세일즈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조건으로 1350억원에 매입했다”며 “이는 연면적기준 3.3㎡당 1421만원으로 이 가격으로 이화회관의 가치를 따지면 약 109억원이다”고 말했다.
 
260만명, 전국민 6%…전주 이씨 국회의원 모임 ‘종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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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는 15년마다 본관별 인구조사를 한다. 가장 최근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2000년 국내 전주 이씨 가구는 총 80만8511가구, 260만9890명이었다. 이는 412만5000명인 김해 김씨와 303만1000명인 밀양 박씨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인구 구성비로는 전체 인구 대비 5.7%에 해당한다.
 
 ▲ 이태섭 이사장 [사진=조선일보 인물DB]
사람이 많다보니 유명인도 많다. 정치인 중에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이 있다. 이 전 총재는 주부공파 23세손이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익안대군파 16세손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양녕대군파 16세손이다.
 
연예인 이휘재, 이혁재, 이정재씨는 효령대군파 19세손이고, 이승기는 양녕대군파 19세손이다. 연예인 이경규씨와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써니(본명 이순규)는 같은 21세손이다.
 
종약원 이사장들 역시 유명한 사람들이다. 전주 이씨를 대표하며 종묘제례와 사직대제를 봉행하며 이사장은 아무나 임명되지 않는다. 1955년 법인 설립 이래로 총 10명의 이사장이 있었다. 이사장에는 국회의원 등을 거친 정치인 출신이 많다.
 
4·19혁명으로 실각한 이기붕씨는 2대 이사장이다.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태섭 이사장은 강남구와 수원에서 민주정의당과 자유민주연합 당적으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1986년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냈으며, 2003년에는 국제라이온스협회에서 국제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환의 15~20대 이사장은 1996년 민주자유당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0년에는 한나라당 부총재, 2002년에는 한나라당 총재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이범준 13~14대 이사장 역시 육군 중장 출신으로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11대와 12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88년 교통부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작년 10월 결성된 ‘종민회’는 전주 이씨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가입된 단체다. 현재 이학재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낙연 전라남도 도지사 등이 가입돼 있다.
 
조선의 마지막 왕 뒤를 있는 명예총재…종묘제례·사직대제 등 봉행
 
종약원에는 ‘명예총재’라는 독특한 직책이 있다.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의 황태자였던 영친왕을 봉대하기 위해 1966년 만들어진 직책이다. 이후 1970년 영친왕이 승하하자 황세손 이구씨가 명예총재직을 물려받았다.
 
지난 2005년 황세손 이구씨가 죽자 사후양자로 입적된 황사손 이원씨가 명예총재를 맡아 지금까지 종묘제례와 사직대제 등의 행사에서 조선시대 국왕의 직책을 대신하고 있다. 제향에서 초헌관을 맡는 황사손 이원씨의 경우 매년 필수적으로 참여해야하는 제례만 50개가 넘는다고 한다.
 
종약원은 주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묘제례와 사직대제의 기능보유단체로 인정 받았다. 종약원은 종묘제례와 사직대례 그리고 환구대례, 왕릉제향, 칠궁제향 등을 주최한다. 특히 종약회 이사 중 이형열씨는 종묘제례 제수·제기보유자 인간문화재로 인정받고 있다.
 
 ▲ ⓒ스카이데일리

종약원은 1392년 종친들의 친목기관인 전중시(殿中寺)로 시작했다. 이후 1401년 종부시(宗簿寺)로 이름이 바뀌고 1864년 고종에 의해 종친부(宗親府)에 병합되기까지 460여년 간 종부시라는 이름을 썼다. 현재 종약원이 위치한 이화회관 역시 과거 종부시가 위치하던 곳으로 건물 앞에 종부시 터라는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1864년 설치돼 1907년 폐지되기까지 40여년 동안 존재하던 종친부는 현재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자리에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는 옛 종친부 건물이 아직도 남아있다.
 
경술국치 이후 일제강점기 시기에 전주이씨종약소(全州李氏宗約所)라는 이름으로 유지하다가 광복을 맞는다. 이후 1955년 휘문고등학교 강당에서 종약원이라는 이름으로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2016년 2월 기준 종약원에 등록된 파종회는 총 92개다. 이들 파종회는 3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군이나 대군을 파시조로 모시고 있다. 전주 이씨의 파종회 중 가장 번성한 곳은 효령대군 파종회다. 효령대군의 형인 양녕대군을 파시조로 하는 양녕대군 파종회와 동생 성녕대군을 파시조로 하는 성녕대군 파종회 등이 있다. 이들 모두 각각 서울 시내에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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