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서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거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활용한 마케팅이 인기다. 캐릭터 마케팅은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금융사 이미지를 친숙한 이미지로 바꿔 고객층에 보다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전경 ⓒ스카이데일리
‘캐릭터 마케팅’이 금융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은행·카드·보험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할만한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거나 기존 캐릭터를 활용해 고객과의 친밀도 향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인형·이모티콘 등 캐릭터 상품 개발 및 판매에 나서는 기업도 등장해 앞으로 캐릭터 마케팅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은행 꿀벌, NH농협은행 아기공룡, 기업은행 로봇 등 금융권에 부는 캐릭터 열전
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캐릭터 마케팅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출시하면서 벌꿀을 형상화 한 캐릭터 ‘위비’를 선보였다. 그 후 위비카드, 위비예금, 위비적금, 위비모바일대출 등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상품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캐릭터전문업체 부즈와 라이선싱(상표권) 대행계약을 체결해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캐릭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어 나비·호박벌·두더지·원숭이·닭 등을 형상화 한 ‘봄봄’, ‘달보’, ‘두지’, ‘바몽’, ‘쿠’ 등 이른바 ‘위비프렌즈’를 선보이며 캐릭터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들 캐릭터는 인형·우산·에코백·이모티콘 등으로 상품화 돼 모바일전용 오프마켓인 위비마켓을 통해 판매되거나 우리은행 사은품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8월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를 출시하면서 아기공룡과 어미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올리’와 ‘원이’ 캐릭터를 선보였다. 모두에게 이로움을 주겠다는 의미를 가진 올리는 ‘전부’·‘모두’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단어(All)와 한자 ‘이로울 리(利)’에서 착안해 명명됐다.
원하는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한다는 뜻을 가진 원이는 ‘하나’라는 의미의 영어 ‘원(One)’과 ‘이동할 이(移)’를 따 이름을 지었다. 이들 캐릭터는 TV광고, 이모티콘, 인형 등에 활용됐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NH농협생명과 공동 기획해 ‘단지’(돼지), ‘달리’(강아지), ‘코리’(코끼리) 등 3종 캐릭터를 추가 출시해 ‘올원프렌즈’를 완성했다.
▲ 은행 및 저축은행 등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동물, 로봇 등을 형상화한 자체 캐릭터 개발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캐릭터 때문에 해당 기업이나 상품을 기억하게 됐다는 반응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우리은행 위비프렌즈, IBK기업은행 기은센, NH농협은행 올원프렌즈, OK저축은행 태권브이(V) 캐릭터 [사진=각 사]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4년 로봇을 형상화한 IBK 대표캐릭터 희망 로봇 ‘기은센’을 개발했다. 기업은행을 줄여 부르는 ‘기은’이란 말에 ‘기운이 세다’는 의미를 더해 명명한 로봇캐릭터는 광고와 사은품 등에 널리 사용됐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2011년 자사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자체개발 캐릭터 ‘산이’와 ‘한이’를 마케팅 등에 활용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에는 산이와 한이 캐릭터를 최신 트렌드에 맞게 리뉴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대부업 이미지가 강한 저축은행들 역시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캐릭터 마케팅의 좋은 예시로 손꼽힌다.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던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일환으로 우리나라 토종 캐릭터인 ‘로봇 태권브이(V)’를 자사 대표 캐릭터로 활용했다. 지난 2014년부터 TV광고를 중심으로 태권V를 등장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 저축은행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중이다.
지방은행들도 캐릭터 마케팅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파랑새 ‘단디’와 ‘똑디’, 나무 ‘우디’ 캐릭터 등을 선보였다. BNK부산은행은 키다리 아저씨 ‘Mr.B’와 꼬마천사 ‘K’ 캐릭터를 각각 출시했다. 제주은행 역시 ‘아트피큐’사와 라이선싱 협약을 맺고 ‘꼬마해녀 몽니’ 캐릭터를 활용한 금융상품으로 지역 기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달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을 앞둔다는 점에서 캐릭터 마케팅 열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톡 메시저를 통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자체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워 고객유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 메리츠화재는 걱정인형을 출시한 후 2년여 만에 브랜드 인지도를 2배 넘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걱정인형은 보험에 관심 없던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메리츠화재를 기억하게 할 만큼 마케팅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에는 현대해상도 마음봇 캐릭터를 제작해 광고에 내세우고 있다. 마음봇 피규어를 출시하는 등 각종 이벤트에도 활용 중이다. 사진은 메리츠화재 걱정인형(사진 위쪽) 및 현대해상 마음봇 [사진=각 사]
국내 금융기업들의 캐릭터 마케팅은 어느 정도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긍적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OK저축은행 로봇 태권V 광고를 눈여겨봤다는 김수민(28·여) 씨는 “저축은행을 이용해 본적 없지만 광고를 통해 OK저축은행에 대해 친근감이 생겼다”면서 “잘 모르지만 막연하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걱정인형·무과장 등 보험·카드사·대부업 캐릭터 마케팅 ‘열전’…인지도 상승에 기여
은행권뿐 아니라 보험·카드·대부업체 등에서도 캐릭터를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경우 캐릭터 마케팅과 관련해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1999년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아기천사를 형상화한 ‘수호천사’ 캐릭터를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했다. 고객들에게 동양생명을 친근한 보험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수호천사 캐릭터는 19년째 여전히 각종 광고, 보험상품, 캠페인 등에 활용되고 있다.
손해보험사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1년 고객들의 걱정을 대신하겠다며 ‘걱정인형’을 선보였다. 걱정인형은 보험업계 안팎으로부터 고객들에게 메리츠화재를 보다 친근감 있는 보험사로 자리매김하도록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걱정인형 출시 후 메리츠화재 브랜드 인지도는 2011년 6.1%에서 2013년 13.2%로 2년 만에 두 배 넘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 한성환(29·남) 씨는 “확실히 캐릭터가 제대로 각인되면 기억하기 쉽다”며 “걱정인형을 통해 메리츠화재를 알게 됐고 결국에는 관련 상품을 가입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2012년 ‘평생이(분홍)’, ‘든든이(파랑)’, ‘사랑이(노랑)’ 등 새로운 마스코트를 선보였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2월 약속을 지키는 신뢰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약속대장 프로미’ 캐릭터를 출시했다. 현대해상은 올 2월 ‘마음봇’을 이용한 광고를 내세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이벤트를 통해 마음봇 피규어를 증정하는 등 차쯤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 롯데카드는 디자인 회사와 콜라보레이션으로 5종의 ‘로카랩’ 캐릭터를 개발해 광고 등 각종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2009년 ‘무과장’ 캐릭터로 그동안 부정적으로 인식됐던 대부업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펭귄을 형상화한 ‘판귄’ 캐릭터를 새롭게 출시했다. 사진은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롯데카드 로카랩, 신한카드 판귄, 러시앤캐시 무과장 캐릭터 [사진=각 사]
카드사 역시 자사를 대표하는 자체 캐릭터를 런칭하는 추세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5년 캐릭터 디자인 회사 ‘스티키몬스터랩’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LOCA LAB(로카랩)’ 캐릭터를 제작했다. 로카랩은 로카, 로카박스, 포잉, 디씨래빗, 솜솜이 등 총 5가지 캐릭터로 구성됐다.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말 로카랩을 활용한 ‘로카랩 댄싱스타’ 광고를 제작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광고에는 방송인 권혁수가 함께 출연해 로카랩 음악에 맞춰 일명 ‘망치춤’이라는 안무를 선보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펭귄을 형상화한 캐릭터 ‘판귄’을 새로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앞으로 판귄 캐릭터를 활용한 티셔츠, 우산 등을 제작하고 신한카드 임직원 명함, 쇼핑백, 각종 문구류 등 회사 내 비품에도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부업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캐릭터는 러시앤캐시 ‘무과장’이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2009년 케이블TV 광고에 ‘무과장’ 캐릭터를 내세운 시리즈를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이미지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김주현(31·여) 씨는 “대부업을 이용해본 적 없어 러시앤캐시를 알지 못했지만, 케이블TV 광고에서 ‘배추’와 ‘무’캐릭터를 보고 러시앤캐시에 대해 알게 됐다”며 “주변 친구들도 해당 캐릭터들을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캐릭터 마케팅에 대해 대다수의 마케팅 전문가들은 “캐릭터 마케팅은 연예인 등 유명인을 이용한 마케팅보다 비용 대비 이미지 제고 및 인지도 향상 효과가 굉장히 크다”며 “앞으로도 금융권에서는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캐릭터를 통한 마케팅 경쟁에 치열하게 나설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