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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피플]-소설작가 김동식
“고졸 학력 전부인 ‘오늘의유머’ 출신 인기작가죠”
주물 공장 노동자 출신의 소설작가…독자에게 글 배우며 작품 활동 ‘독특’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18 00:01:49
▲ 김동식(사진) 작가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를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아연주물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던 김 작가는 자신이 그동안 써왔던 약 350편의 소설 가운데 66편의 추려 정식으로 책을 출간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독자가 곧 선생님이고 꾸준함이 제 무기였어요. 대학 졸업장 없이 주물공장에서 일하던 제가 이렇게 책 출간을 하게 된 데는 댓글을 통해 조언해 준 독자들의 힘이 컸죠. 제 걱정 많으셨던 부모님께서는 책이 출간되고 인터뷰까지 한다고 하니 기특하다 하시더군요”
 
무술년 새해가 시작된 후 보름여가 흐른 가운데 이 기간 동안 무려 세 편의 소설집을 펴낸 김동식(33·남) 작가는 다른 작가들과 다른 독특한 이력을 보유했다. 10년 전부터 서울 성수동의 한 아연주물공장에서 근무해 온 노동자였던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연재한 소설의 높은 인기 덕분에 소설가가 됐다.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1년 6개월 동안 무려 350편이 넘는 단편소설을 올려 재야의 인기작가로 거듭났다. 그 중 66편을 추려 세 편의 소설집으로 출간했다. 정규교육·대학졸업장 없이 출간에 이르는 데는 독자들의 조언이 힘이 됐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정규교육 받지 않은 고졸 작가의 험난한 소설출간기…“가장 무서운 것 사람이죠”
 
김 작가는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1학년까지 학교를 다닌 후 학교 밖 청소년으로 성장했다. 이 시기 그는 집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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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거나 만화책·TV 등을 즐겨 봤어요. 남들에게 말실수 했던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혼자만의 일상에 집중했던 거죠. 물론 학교도 안가고 온종일 집에만 있던 저를 두고 부모님께서는 엄청 걱정하시기도 했죠”
 
부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김 작가는 지인의 소개로 스무살 때 서울로 올라와 공장에 취직하게 됐다. 단추·지퍼·버클을 만드는 액세서리 공장이었다. 섭씨 400~500도에서 녹인 아연물을 원심동력기에 넣고 틀에 흘려보내 물건을 만드는 단순 작업이었다. 
 
▲ 김동식(사진) 작가는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생각해 자신 있는 장르로 공포물을 꼽았다. 그의 소설은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담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작가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 등을 통해 작품의 소재를 얻는다. ⓒ스카이데일리
  
“일을 처음 시작한 시기는 2006년이에요. 고됐지만 반복적인 일을 10년 째 이어오니 몸이 아닌 마음이 지치더군요. 퇴근 후에 곧잘 ‘오늘의 유머’란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게시물을 보곤 했는데 반복된 일상에 지쳐가던 어느 순간 저도 그곳에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은 그는 공포물을 장르로 선택했다. 공포소설을 썼지만 그의 작품에는 귀신 같은 영적인 존재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주된 소재는 사람이다. 독자들은 이 부분에 열광했다.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김 작가는 작품을 써 내려갔다.
 
“개인적으로 귀신은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죠. 내가 무섭다고 생각하는 걸 올리자는 생각이었어요. 주로 인터넷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보게 된 내용을 이야기로 만들어냈죠. 애완동물·데이트폭력 등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 그에 대한 내용과 함께 여러 댓글이 달려 있는데, 그걸 보면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나 심리를 살펴 볼 수 있죠”
 
그가 썼던 첫 소설은 온라인에서 평판관리를 맡아 온 주인공이 사망한 여성을 욕되게 해달라는 의뢰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망한 줄 알았던 여성은 버젓이 살아 있었고 평판작업이 끝난 뒤 그 여성이 죽임을 당한다는 설정이었다. 이슈화 된 각종 사회적 문제가 곳곳에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김 작가는 이처럼 사회적 논란꺼리와 사람의 심리 등을 소설의 주된 소재로 이용한다. 어느 날 1만명의 사람들이 땅 속 세상에 사는 이들에게 납치를 당해 땅을 파는 노동을 강요받게 된다는 단편소설 ‘회색인간’ 역시 현실사회의 문제를 옮겨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사실 회색인간은 인터넷을 통해 얻은 소재는 아니었어요. 쓸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서야 제가 노동하며 반복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썼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 기계처럼 똑같은 일만 반복하던 느낌을 살려 쓰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던 것이었죠”
 
독자들에게 조언 받으며 글쓰기 배워 나가…“향후계획 글쎄요, 그저 꾸준할 뿐 이죠”
 
김 작가는 본인의 소설집 출간의 일등공신으로 독자들을 꼽았다. 얼굴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준 것이 처음이었던 그는 독자들의 조언을 글에 반영하며 차츰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사실 대단한 의미를 갖고 시작한 글쓰기는 아니었어요. 그저 즐겁기 위해 시작한거죠. 그러다 ‘재밌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즐거움을 알게 됐죠. 처음에는 독자들이 맞춤법·문단구성까지 지적했어요. 독자들의 관심이 제 글쓰기 선생님이었죠. 물론 제 나름대로도 꾸준히 글쓰기 훈련을 했죠”  
 
▲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자신의 소설을 올리던 김동식(사진) 작가는 댓글로 알려주는 독자들의 충고와 지적을 받아들이면서 필력을 쌓아나갔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도 단지 3일에 한 편씩 소설을 써 나가는 ‘꾸준함’이라고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100여편의 글을 쓰게 될 때쯤 차츰 독자들의 지적이 줄기 시작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끝에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쌓였던 것이다. 김 작가는 독자의 지적에 힘입어 개선하고자 노력해 필력을 쌓았고 어느새 인정하기 시작하는 그들의 칭찬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작가가 소설을 쓰면서 가장 크게 신경을 쓰는 부분은 가독성이다. 독자들에게 읽히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의 글은 대개 원고지 30매 내외의 분량이다. 더불어 김 작가 자신이 글을 쓸 때 즐거워야 독자들도 좋아한다는 점도 깨달았다.
 
“쉽게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 가장 신경 써요. 더욱이 인터넷 독자들은 짧은 글을 선호하죠. 가독성이 좋을수록 재미는 배가되는 것 같아요. 어떨 땐 불과 8시간 만에 탈고하기도 한답니다”
 
세 권의 책을 출간하며 출판계의 주목을 받게 된 김 작가의 향후 계획은 단순하다. 그저 꾸준하게 글을 쓰는 것이다. 특별해 보이지 않아 보이는 그의 계획은 여느 계획들보다 특별했고 힘 있게 느껴졌다.
 
“글이 막히면 쓰던 글을 저장해두고 일단 덮어요. 그러다 다른 소설 쓰기를 시작하기도 하죠. 그러다 막혔던 글의 내용을 처음부터 곱씹다 다시 쓰곤 해요. 글이 잘 써지든 안 써지든 3일에 한 번씩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요. 제 나름의 마감법이죠. 지금껏 그랬기에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제 계획은 꾸준함, 그게 전부입니다”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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