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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사람들]-흡연제로네트워크
“백해무익 담배의 유혹에서 청소년 해방시키죠”
“청소년 흡연 부작용 특히 심각…올바른 금연문화 확산 위해 노력할 것”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12 00:36:50
▲ 흡연제로네트워크는 담배의 위험성을 알리고 담배판매점 모니터링, 금연구역 확대 캠페인, 서울시 청소년협의체 운영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현석 씨, 장은정 씨, 이수현 사무총장, 권오준 씨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청소년 흡연을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학생들이 건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해요. 상대적으로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은 저소득층 청소년 일수록 흡연률이 높은데 사실 그들이 놀거리가 없기 때문에 결국은 담배에 손을 대는 것이죠. 소외된 학생들을 돌볼 수 있는 건전한 공간이 마련된다면 청소년 흡연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흡연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남자 고등학생의 흡연율은 13.0%에 달했다. 10명 중 1명 이상의 학생들이 담배에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흡연은 성인에 비해 더욱 많은 부작용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목된다.
 
10여개의 시민·소비자단체가 연대해 2015년 창립된 흡연제로네트워크는 이러한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고 적극적인 금연정책의 개발·촉진을 독려하는 단체다. 흡연제로네트워크는 ▲금연·담배 관련 조사연구 및 정책개발 ▲흡연·비흡연자 교육 ▲흡연·비흡연자 소비자 보호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청소년 흡연예방협의체를 운영하며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앉아서 하는 것보다 체험형 교육 선호…부모 자녀 간 신뢰가 중요
 
건강실천연구소 소장이자 흡연제로네트워크 사무총장 이수현 씨는 권오준 씨, 장은정 씨 등과 함께 청소년들의 흡연을 예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번 담배에 손을 댄 흡연자가 금연을 시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그는 청소년들이 처음부터 담배에 관심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예방 활동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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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해 초·중·고등학교와 각종 축제 등을 다니면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교육은 자칫 지루할 수 있고 집중도도 낮아지기 때문에 퀴즈를 내거나 몸으로 체험하는 등의 교육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죠”
 
청소년들은 여러 교육 등을 통해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몸으로 체감하지는 못하는 편이다. 실제로 흡연 청소년들의 폐활량을 측정해보면 또래 비흡연 학생들과 비슷한 수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폐 나이 검사를 실시했을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 청소년 흡연을 막고 금연을 권장하는 데 앞장서는 흡연제로네트워크는 청소년기 흡연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명확한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청소년 시기에 흡연은 성인이 된 후 담배를 피우는 것에 비해 건강에 더 해롭다. 사진은 흡연제로네트워크 이수현 사무총장 ⓒ스카이데일리
 
“술·담배로 문제를 일으켜 경찰서에 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폐 나이 검사를 실시했는데 90대가 나오기도 했어요. 평소 축구를 열심히 한 탓에 자신은 건장한 체격이라고 자부하던 그 학생은 절망하며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다짐했고 결국 금연에 성공했죠”
 
흡연제로네트워크는 서울·경기지역 학교를 돌아다니며 금연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교육만으론 한계가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곤 한다. 대부분 교육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사무총장은 청소년들에게 흡연에 대한 심각성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꾸준히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천에서 흡연하는 학생 5명을 대상으로 교육한 적이 있어요. 얼마 뒤 교육받은 학생 중 한 명을 만났는데 그때 교육 이후 5명 모두 담배를 끊었다고 했죠. 5명이 모두 한꺼번에 금연했다고 하더라고요. 대부분의 교육은 사후 관리까지 하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이 말을 듣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사무총장에 따르면 성장기 청소년의 흡연은 암 발생률을 높이고 성장·발달을 지연시켜 성인의 흡연과 비교했을 때 더욱 위험하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판단이나 의사결정 같은 이성적이고 고차원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뇌 부위의 기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은 단순 호기심에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과 성인에 적용되는 법이 다른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학생들의 인성이 나빠서가 아니라 판단이 미숙해 주변에 휩쓸려 호기심 등의 이유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흡연의 부작용이 훨씬 심각하죠”
 
이 사무총장은 흡연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아이의 말을 믿지 않아 서로 멀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마냥 다그치기만 하는 것은 금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가향담배·무분별 마케팅 등 규제 절실…“학생들 놀 공간 마련돼야”
 
장은정 씨는 자신의 가족이 담배의 중독성 때문에 금연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다른 사람들의 금연을 장려하고자 지난해 이 단체에 가입했다. 여러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활동으로 금연을 결심했을 때라고 말했다.
 
장 씨는 캡슐담배를 포함한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캡슐담배를 포함한 가향담배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캡슐담배 판매량(시장점유율)은 2012년 9800갑(2.3%)에서 3년 새 4만8700갑(15%)으로 급증했다. 판매량은 4.9배, 시장점유율은 6.5배 각각 증가한 셈이다. 미 식품의약청(FDA)는 가향담배가 아동 및 젊은 성인층을 정기 흡연자가 되도록 하는 관문(Gateway)이라고 규정 짓기도 했다.
 
▲ 흡연제로네트워크는 가향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모두 담배의 중독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권오준 씨, 이수현 사무총장, 장은정 씨 ⓒ스카이데일리
 
“브라질은 2012년 가향담배의 판매를 전면 금지했고 미국·유럽연합은 박하향만 내놓을 수 있게 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규제가 전무한 실정이에요. 우리나라는 담배갑에 무슨 향인지 표기하는 것만 금지했죠. 하지만 커피·바닐라·과일 등의 향을 함유하는 담배는 상대적으로 쓴 맛이 강한 담배의 거부감을 줄여 오히려 청소년들을 유혹하죠”
 
“가향담배의 광고를 살펴보면 ‘맛 깡패’ 등 청소년을 겨냥한 광고들이 많아요. 흡연자의 약 90%가 만 19세 이전에 담배를 피웠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이런 광고는 청소년 흡연을 더욱 부추기죠. 어째 담배회사 마케팅 부서가 정부 부처보다 청소년을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권오준 씨는 과거 건강실천연구소에 속해 있다가 3년 전 해당 단체가 흡연제로네트워크와 통합되면서 청소년 흡연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금연거리 지정·불법 담배판매 계도 캠페인 등을 통해 간접흡연을 막고 청소년 흡연을 막는 활동을 펼쳐왔다.
 
권 씨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권 씨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 이유는 배출되는 연기의 유해물질 등이 일반 궐련담배에 비해 90% 낮다는 담배회사의 홍보 덕분이다.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기존 담배와는 달리 담뱃잎을 쪄서 담뱃잎을 연소시킨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담배에 빠져들게 하는 성분인 니코틴을 여전히 함유하고 있어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마찬가지다.
 
“니코틴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몸 넘김이 편하고 냄새도 덜해 흡연량이 늘어나거나 연기를 더 깊게 호흡할 수 있어요. 금연보조제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죠. 니코틴 등 각종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 못지않아 인체에 해롭고 청소년들의 초기 흡연 도구로도 사용돼 문제가 심각해요”
 
“주변 사람들도 금연을 결심하며 궐련형 전자담배를 구입했는데 아직까지 성공한 사람이 없어요. 3년 전까지 흡연자였던 저는 금연은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내의 임신을 이유로 금연에 성공한 남편들이 그 예죠. 동기부여가 된다면 말 그대로 뚝 끊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각종 금연보조제들은 금연 동기가 확실해진 다음에 활용해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어요”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흡연율은 소득과 교육 수준과 같은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계층별로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부모의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청소년 흡연율이 높았다. 결국 최약 계층의 청소년들이 쉽게 담배의 유혹에 빠지는 셈이다.
 
“청소년 상담·교육을 해오면서 느낀 점으로 부유한 동네는 부모와 학생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 흡연율이 낮아요. 상대적으로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은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장기적으로 소외된 청소년들을 돌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에요. 학생들에게 공간을 허용해 그들이 원하는 학교를 조성해 볼 계획이에요. 건전하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담배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만들자는 취지죠”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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