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도 협상보단 통보가 익숙한 청년들에게 단체교섭이니 노동조합 같은 것들은 쉬이 와 닿지 않죠. 직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어도 ‘그만두고 말지’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상당해요. 저희는 그런 청년들을 대변하기 위해 결성됐어요”
청년들이 스스로 권리를 갖고 부당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는 청년유니온은 지난 2010년 3월 청년 노동권 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설립된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이다. 청년들의 고용안정, 노동권 보장, 생활안정을 위한 기획사업과 입법 활동 및 거버넌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겪는 사회문제 해결 위해 설립…“청년에게 승리의 경험 제공”
이곳은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일하는 청년들 혹은 일을 하고자하는 청년들을 대변하는 단체이며 꿈꾸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회 현실이라 ‘함께 모이면 꿈꾸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는 고민을 담았다. 그렇게 모인 청년들이 모여 부당한 사회 현실에 저항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합원 44명, 후원회원 37명으로 시작된 청녀유니온은 2013년 전국 노조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았으며 작년 말 기준 조합원 1368명, 후원회원 671명 등 2000명이 넘는 단체로 성장했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인천·대구·경남·부산·광주 등 7개 지역지부와 청소년지부 등을 운영 중이다. 김영민(33·남) 사무처장은 청년들의 문제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이 부족해 청년유니온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당시 청년들은 투표를 안 한 다는 둥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고 지냈어요. ‘과거 청년들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는데 너흰 뭘 하고 있느냐’는 말을 일상적으로 들었죠. 그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노동, 실업, 주거 등 청년사회가 겪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대변해주는 주체가 없었어요. 청년들이 자기 스스로 결사를 하고 힘을 모으고 작게라도 승리할 수 있는 경험을 쌓는 공간이 필요했죠”
하지만 노조 설립 인가를 받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노조 설립필증을 받아야 했지만 당시 정부가 구직자가 조합원에 포함돼 있는 것을 문제 삼아 신고증을 받지 못했다. 청년유니온은 구직자도 노동자인데 단결권을 보장해야한다고 항의했다. 노조 설립 신고를 5번이나 반려 당하고 2013년에 전국 필증을 받을 수 있었다.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싸움의 연속이었죠.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가 단체나 조직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설립 목적을 끊임없이 환기시켜야 했죠. 청년들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것을 보고 ‘손에 기름때 하나 안 묻힌 애들이 무슨 노동조합이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김강호(28·남) 위원장은 청년유니온이 청년들이 자신의 일 고민을 나누는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권익을 보호하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 청년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노조라고 하면 권익을 보호하고 이해대변을 해야 하죠. 노동 상담이 될 수도 있고 제도개선이 될 수도 있는 등 방법은 다양하죠. 하지만 기업별 노조가 아니다보니 공공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하죠. 대다수 청년들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을 운동에 녹여내려고 하고 있어요”
또 청년유니온을 통해 청년 세대가 노동조합에 갖고 있는 편견을 없애고 친근하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청년유니온이란 이름을 선택한 것도 노조에 대한 우리 사회 특유의 거부감을 없애고자 했다는 것이다.
“저희를 보고 ‘노동조합이 이렇기도 하네’라 느끼는 이들도 있었어요. 노동운동을 많이 하신 분들께서 더욱 그렇게 느끼신다고 하더군요. 노조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탈피하고 다양한 형태의 노조가 있고 또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작게나마 일조를 하고 있지 않나하고 생각해요”
기획·최저임금 사업 및 청년 위한 정책 협의…“일자리 양적창출보다 질적개선 시급”
△기획사업 △최저임금 관련 사업 △노동상담 및 노동 분쟁 조정 △노동법 교육 △정기모임 등이 청년유니온의 주된 영위 분위다. 기획사업은 청년들의 노동 문제를 드러내는 활동으로 청년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문제를 사회적으로 드러내고 여론을 모으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피자배달 아르바이트생이었던 나현우(27·남) 기획팀장은 청년유니온에서 기획한 ‘도미노피자 30분 배달제 폐지요구’ 운동을 통해 청년유니온을 알게 됐다. 아르바이트 중 고충을 겪기도 했던 그는 주저하지 않고 청년유니온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고 그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청년유니온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된 것은 일을 하던 중 임금체불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려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청년유니온에 합류하게 됐어요.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힘든 것이나 고민들을 혼자 삼키고 있었지만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된 거죠”
청년유니온은 정부 및 지자체 등과 정책협의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 2012년 서울시와 ‘청년일자리정책협약’을 맺고 정책협의 채널을 구축했다. 또 서울시 청년단체들과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를 만들어 서울시 청년정책에 개입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중앙정부와의 협의채널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청년 일자리정책은 양적인 창출을 위주로 고용률을 높이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점이 있어요. 과거보다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책을 늘렸다는 점에서 전향적이지만 여전히 미흡하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의 강화나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일자리의 질을 올리는 것도 필요하죠”
최근에는 6·13지방선거를 대비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공약이나 정책 등에 대해 청년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공개정책협약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청년정책요구안을 내고 이에 대한 답변도 광역단체장 후보들에게도 받는 활동도 하고 있다.
“최저임금 관련해서도 활동이 예정돼 있어요. 최저임금이 6월에 집중적으로 논의가 될 텐데 최저임금이 일하는 삶과 우리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인상이 필요해요. 근로시간 단축이나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테이블에 어떻게 하면 청년들의 실제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의제를 사회적으로 유의미해지도록 더 많은 청년들과 이야기할 계획이에요”
“저희 단체가 누군가의 일터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쉽지 않죠. 하지만 함께 노동법을 배우고 모르고 넘겼던 부당한대우를 인지하고 다른 사람의 일자리 고민을 공감하면서 자신의 일터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시도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소하지만 일상에 작은 것부터라도 변화가 되면 결국 사회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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