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교에 진학할 시점에 장학금 제도를 알게 됐어요. 바로 한국과 이탈리아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장학금이었죠. 당시 아시아문화에 더 큰 관심이 있어 한국행을 선택하긴 했지만 한국에 대해선 많이 알지 못했어요. 2008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학교에 외국인 학생도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실제로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4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은 8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2015년부터 빠르게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 지난해엔 14만2205명을 기록했다.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을 제외하고 학위과정(학사·석사·박사)만 따져도 8만6036명에 이른다.
6만8537명으로 중국인이 가장 많고, 다음이 베트남(2만7061명), 몽골(6768명), 우즈베키스탄(5496명), 일본(3977명), 미국(2746명) 순이다. 출신국가는 181개 나라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온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예전보다 많은 파키스탄 사람들이 한국에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한국에 온 후, 11년이 지날동안 정말 엄청나게 늘어났죠.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해요. 아직 한국과 파키스탄 사람들은 서로의 나라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방송활동을 통해서 서로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파키스탄 시골소년, 부모님 몰래 선택한 한국…도착 후 한국어 공부 ‘매진’
“파키스탄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나라에요. 저는 파키스탄 북쪽에 있는 스카르두 지역에서 태어났어요. 스카르두에는 세계적으로 높은 산들이 많아요. 전 세계에 8000m 이상 되는 산들 14개 중 5개가 있죠. 그래서 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죠. 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외국에 대한 호기심은 점점 켜져갔어요”
“하지만 저는 13살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군대학교에 다녔어요. 한국의 군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죠. 한 달에 한 번 집으로 갈 수 있었으니까요. 때문에 개인적인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고등학교 졸업 후,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죠.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장학금을 제공해줬거든요”
한국에서 공부한 후 해외에서 취업을 하겠다고 생각한 자히드는 장학생으로 합격 순간까지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사실 전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다보니 제 스스로 결정하는 편이였어요. 부모님도 제 결정을 존중해 주셨고요. 부모님은 대사관으로부터 소식을 접할 수 있었죠. 제가 연락을 못 받자 대사관에서 집으로 연락을 했거든요”
한국과 이탈리아 중에 한 곳을 선택해야 했던 자히드는 아시아문화에 관심이 있어 한국행을 선택했지만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한국어 역시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무작정 한국행을 선택한 자히드는 한국에 도착한 후 1년간 천안에 있는 대학교에서 한국어 공부를 했고 이후 고려대학교에 입학했다.
“파키스탄에 살던 당시 외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5년간 군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2008년 처음 한국에 도착한 후, 천안에서 공부를 했을 땐 학교가 산속에 있다보니 파키스탄과 다르지 않다고 느껴 실망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해 제대로 된 한국문화를 느끼고 싶었거든요”
자히드는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 입학했다. 교환학생이 아닌 다른 일반 한국 학생들과 같이 4년 동안 학사과정을 마쳤다. 한국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히드는 한국에 대해 조금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과 파키스탄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목격하며 또 다른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
파키스탄 대표하는 방송인으로 양국을 이어주는 다리역할이 목표
“처음엔 한국에서 졸업하고 파키스탄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나라에서 일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졸업 후에는 이미 한국과의 사랑에 빠진 후였죠. 그래서 한국에 더 머물고 싶었어요. 그래서 파키스탄학생연합도 만들고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모임도 만들었어요. 그들이 한국을 알리는 문화외교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한국을 사랑해 졸업 후에도 국내에 머물며 홍보 활동에 힘썼던 자히드는 아리랑TV 외국인 토론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에 입문했다. 이후 지인의 소개로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얼굴이 알려졌다.
“저와 함께 학교를다니는 파키스탄 친구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중 인종차별을 경험했어요. 땀 냄새가 심하다며 헬스장에서 더 이상 운동할 수 없게 만들었죠. 친구는 그 경험을 한 뒤로 더 이상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어요”
“파키스탄에 대한 뉴스를 보면 대부분 부정적인 부분이 많이 언급돼요. 뉴스 기사에는 ‘개슬람’, ‘바퀴스탄’ 등과 같은 댓글이 달리기도 하죠. 또 제가 한국인 여자친구와 길을 걸을 때면 사람들이 안 좋은 시선으로 저희를 바라볼 때도 있어요. 이런 경험을 할 때면 아직 편견이 남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편견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죠. 파키스탄 사람들도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 한국을 북한과 혼동해 그런 전쟁국가를 왜 가냐고 물어볼 정도니까요. 그래서 저는 결심했죠. 방송에 출연해 양국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알리고 싶었어요. 편견은 서로를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발생하니까요”
파키스탄을 떠날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방송 일이지만 그에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바로 한국과 파키스탄에 서로의 문화를 전달하는 일이다. 그가 이러한 목표를 세운 이유는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 생기는 갈등과 편견은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잘못 이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도 파키스탄이 중동인지 묻거나, 무슬림에 대해서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어요. 사실 이건 양국의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더 공부해 파키스탄으로 돌아가 두 나라의 문화를 이어줄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어요”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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