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때 ‘단이 수술’, ‘단미 수술’ 등 미용 목적의 성형 유행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반려동물 성형수술과 관련해선 과거부터 수많은 논란이 있었다. 귀를 자르는 ‘단이 수술’과 꼬리를 자르는 ‘단미 수술’이 대표적이다.
‘단이 수술’은 주로 도베르만 핀셔나 핏불 테리어 같은 견종이 대상이 된다. 보통 생후 2개월에서 4개월 사이에 귀를 잘라 뾰족하게 세우는 수술을 행하는데 이는 용맹해 보이기 위한 미용 목적이다. 귀를 자르는 수술 후에는 붕대를 감고 머리 위에 종이컵을 올린 후 귀를 종이컵에 묶어 꼿꼿하게 서도록 만든다.
미국 등지의 수의사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려견의 귀를 자르는 행위는 불필요한 것은 물론 극도의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꼬리를 짧게 만드는 ‘단미 수술’은 주로 웰시코기나 푸들, 슈나우저, 코커스패니얼과 같은 견종이 대상이 된다. 미용 목적으로 보통 생후 1주일 무렵 꼬리를 자르는 수술을 행하는데 꼬리는 반려견들에게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점에서 부작용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왕립동물협회(RSPCA)에 따르면 반려견의 꼬리를 자르면 예민한 척추뼈와 신경, 근육, 인대 등이 함께 잘리기 때문에 단미는 반려견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단이·단미 수술은 동물 학대라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프랑스, 호주, 이탈리아 등 서유럽권에서는 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등 단이·단미 수술을 동물학대로 인정하는 추세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과거 단이 수술, 단미 수술 등의 성형수술이 특정 품종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졌다”며 “단이 수술이나 단미 수술은 대부분 사냥 목적의 품종들로서 야생동물과 다툴 때 귀나 꼬리가 물려 감염되는 일을 예방하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날에는 이들 품종이 사냥견으로 보다는 대부분 반려견으로 생활하기에 반려인들이 단이나 단미 수술을 하지 않는 추세에 있다”며 “이와 같이 불필요한 수술은 하지 않는 것이 동물복지 측면에서 오늘날 보편화되는 경향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반려동물 염색도 동물학대로 보고 과도한 염색을 하지 않는 추세에 있는 것처럼 반려인들의 의식도 많이 성숙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물병원 수의사들도 불필요한 수술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이 우려하는 동물학대적인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은 사라지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날의 성형수술은 치료 목적…눈꺼풀이 눈찌르면 안검내번증 교정술(쌍꺼풀 수술)
한편 오늘날의 반려동물 성형수술은 미용의 목적이 아닌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 실시한다. 안검내번증 교정술(쌍꺼풀 수술), 비강확장술, 치아교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안과, 치과 등 특정 전문 진료 과목에 초점을 맞춘 전문 동물병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치료 목적으로 반려동물의 성형수술을 한 반려인을 만났다. 반려인은 반려견 초코(10세·수컷)가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눈 주위가 곪아 들어가 피고름이 날 뿐만아니라 자꾸 다래끼가 생겨서 실명을 막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반려동물의 성형수술이라고 하면 자칫 반려인의 취향에 맞도록 미용을 위한 성형을 했다고 생각할까봐 우려된다”며 “반려견은 나의 가족이기 때문에 반려견의 건강과 더 나은 삶을 위해 치료 목적으로 행한 수술이라는 사실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옥진 교수는 “반려동물 성형수술은 미용 목적이 아니라 질병의 치료를 위해 수행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성형술이 아니다”며 “흔히 쌍꺼풀 수술로 알려진 수술은 안검내번증과 같은 질병으로 털이 눈을 찔러 안구의 손상이 유발되는 반려동물에게 치료를 위해 시행되는 수술이다”고 설명했다.
안재상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 원장은 샤페이와 차우차우 같이 얼굴에 주름이 많은 품종에서 흔히 발생하는 안검내번증은 각막궤양이나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각막천공으로 진행돼 실명을 유발할 수 있기에 안검내번증 교정술(쌍꺼풀 수술)을 통해 말려들어간 피부를 정상위치로 교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눈꺼풀이 말려들어가 눈을 찌르는 질환인 안검내번증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가장 많아요. 안검내번증과 같은 경우에는 눈꺼풀이 말려들어간 정도, 품종, 또 강아지인지, 고양이인지 등에 따라 수술방법이 달라져요. 안검내번증은 흔히 쌍꺼풀 수술로 잘 알려졌는데 사람의 쌍꺼풀 수술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반려동물의 쌍꺼풀 수술은 실제로 쌍꺼풀이 생기진 않고 눈이 좀 커지는 효과가 있죠.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수술 후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의 만족도가 클 수밖에 없어요. 안검내번증은 털이 눈을 찌르기 때문에 눈도 잘 못 뜨고 눈꼽도 많이 껴요. 그런데 수술을 하고 나면 털이 눈을 찌르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되죠. 이처럼 치료 목적의 성형수술은 반려인들의 만족도가 큰 편이죠.”
안 원장은 많은 반려인들이 궁금해하는 안검내번증 교정술(쌍꺼풀 수술)의 비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수술 비용은 눈꺼풀이 말려들어간 정도와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기에 몸무게에 따라서 비용에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간단하게 한쪽 눈만 수술을 하는 경우에는 혈액 검사를 포함해 70만원의 비용이 들며 안검내번증이 심할 뿐 아니라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양안 수술에 200만원 초반대의 비용이 든다고 전했다.
한편 반려견의 치아교정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교정을 하는 사례가 많진 않다. 단 잘못된 치열이 계속해서 입안을 손상시키거나 식사를 전혀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면 정상적인 치열로 교정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반려견 부정교합에는 △치열이 나빠 치아가 얽힌 ‘크로스바이트’ △위아래 앞니가 딱 맞물리는 ‘레벨 바이트’ △상악보다 하악이 더 긴 주걱턱 ‘언더 바이트’ △하악보다 상악이 긴 ‘오버 바이트’ 등이 있다.
이외에도 비강확장술은 주둥이가 짧은 퍼그, 페키니즈, 시추, 페르시안 종 고양이에게서 나타나는 호흡장애인 ‘단두종증후군’을 겪는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성형수술이다. 이 수술은 콧구멍을 넓혀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준다. 코가 납작하게 눌린 단두종은 겉으로 보기엔 귀여워 보일 수 있지만 심할 경우에는 호흡곤란을 겪거나 순간적으로 숨이 멈추는 위급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김옥진 교수는 “비강을 확장해주는 성형수술은 주둥이가 짧은 퍼그, 페케니즈 등의 단두종에서 흔히 발생하는 비강 협착의 치료 목적으로 수행된다”며 “이와 같이 신체의 기형적 구조로 고통을 받고 있는 반려동물의 치료를 위해 수행되는 수술을 성형수술로 부르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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