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을 동서로 가르는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빌딩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가치를 지닌 빌딩으로 높게 평가된다. 이들 빌딩 중에서도 지하철 2호선 역세권 주변의 빌딩들은 이른바 ‘알짜 빌딩’로 꼽힌다. 아울러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의 환승역인 선릉역은 이들 역세권에서도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릉역에서 불과 약 30m 거리에 위치한 ‘동신빌딩’은 지하 3층, 지상 15층의 규모로 총 851.7㎡(약 257.6평)의 토지 위에 지어졌다. 동신빌딩이 들어선 부지의 실제 거래 가치는 약 773억원 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빌딩은 지난 1985년 매매를 통해 빌딩을 소유하게 된 김 모씨가 소유주다. 김 씨는 지난 2005년 현물출자 방식으로 빌딩을 D사에 넘겼고, 1년 후 D사는 사명을 G사로 변경했다. 이에 김 씨는 부동산 임대업을 주 업종으로 하는 G사의 지분 15%를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당시 토지 공시지가만 약 161억원에 달했던 빌딩을 김 씨는 약 2억7000만원 어치의 주식을 받아 넘기고 나머지는 채권으로 남겼다. 또 빌딩을 넘긴 대가로 받은 10%의 주식이 지난해 당초 대주주로 있던 최 모씨 등으로 이동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사는 김 씨에게 준 주식의 가치를 제외한 금액을 차입금 형식으로 처리하고 매 년 일정부분 갚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회계 전문가는 이에 대해 “이는 현물 출자 방식이라고 등기부등본상 명시됐지만 사실상 매매나 다름없다”며 “빌딩 소유권 이전 후 전 소유주였던 김 모씨의 지분이 점차 줄어든 점은 이를 반증하는 현상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를 통해 김 모씨와 최 모씨는 모자 관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지만 김 모씨의 주민번호 앞자리가 ‘2’로 시작하는 것 외에는 양자의 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세무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현물 출자 방식으로 빌딩의 소유주가 변경되는 경우 여러 측면에서 세금(양도세·취득세 등) 감면이 적용된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 허점이 다수 있어 최근 절세의 방법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통상적인 매매와는 다르게 주인이 바뀐 강남구 상성동의 ‘동신빌딩’을 ‘테헤란로의 빌딩들’ 59번째 시리즈로 취재했다. 
|
▲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의 환승역인 선릉역과 지척거리에 있으면서 강남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해 ‘알짜빌딩’으로 평가받는 ‘동신빌딩’은 토지 가치만 약 773억원으로 추산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빌딩은 지난 2005년 현물출자 방식이라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소유주가 변경됐다. 이에 대해 세무 전문가는 “최근 절세의 방법으로 많이 이용되는 방법이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동신빌딩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의 환승역인 선릉역 10번 출구에서 나와 삼성역 방향으로 약 30m가량 걷다보면 다소 독특한 모습의 빌딩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변의 네모 반듯한 빌딩들과 달리 이 빌딩은 한 쪽이 부드러운 곡면 모양을 한 형태다. 또 빌딩의 두 면은 벽면인 반면 대로변에서 보이는 두 면은 전면 유리로 덮혀 있다.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이 빌딩의 이름은 ‘동신빌딩’이다.
등기부등본(토지, 건물)에 따르면 삼성동 141-xx외 2필지에 위치한 동신빌딩은 지하 3층, 지상 15층의 구조로 연면적은 총 9242.66㎡(약 2796평)이다. 또 빌딩 부지의 규모는 총 851.7㎡(약 257.6평)이다.
동신빌딩이 들어선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 5월 31일 기준 ㎡당 3250만원으로, 이를 감안한 빌딩 부지의 총 가치는 약 276억8000만원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동신빌딩의 경우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지하철 역과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 공시지가에 비해 실제 거래가가 높게 형성된 편이다”며 “인근 빌딩 부지의 최근 거래가가 평당 약 3억원 임을 감안할 때 동신빌딩 부지의 가치는 약 773억원 가량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신빌딩 새 주인 G사, 지난해 임대 수익 약 31억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동신빌딩은 지난 1985년 김 모씨가 매매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됐다. 과거에는 등기부등본에 거래가를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구매가는 확인할 수 없다.
약 20년 가량 빌딩을 소유하고 있던 김 씨는 지난 2005년 10월 D사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빌딩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후인 2006년 D사는 사명을 G사로 변경했다.
현물출자란 금전 이외의 재산을 기업에 양도하고 그 댓가로 기업으로부터 주식을 받는 것을 말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빌딩을 소유하게 된 G사는 지난 2005년 10월 설립된 회사로 부동산임대업 및 음식점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회사가 설립된 이듬해인 2006년 말 기준 지배구조는 최 모씨(A) 35%, 최 모씨(B) 35%, 최 모씨(C) 15% 등과 함께 빌딩 소유주였던 김 모씨 15% 등으로 구성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회사가 설립된 2005에는 매출액이 약 2억원에 불과했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시작한 2006년에는 매출액 약 23억원, 영업이익 약 5억9000만원, 당기순이익 약 4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매출액 대부분이 임대수입, 관리비수입, 용역매출 등인 것으로 미뤄볼 때 D사의 경우 부동산 임대업만을 주로 영위하는 회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는 최초 공시된 감사보고서 상의 지배구조와는 달리 최 모씨(A) 40%, 최 모씨(B) 40%, 최 모씨(C) 15% 등과 함께 빌딩 소유주였던 김 모씨 5%로 변경됐다.
7년 간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김 모씨의 지분 10%가 최 모씨(A), 최 모씨(B)에게 각각 5%씩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G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1억원, 영업이익은 약 10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9억원으로 나타났다.
최소 161억원 가치 빌딩, 2억7000만원에 팔려
▲ 최초 소유주인 김 모씨는 G사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빌딩을 넘기고 약 3억원 가치의 주식을 받았다. 하지만 약 7년여가 흐른 후 보유 주식 상당부분이 다시 이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최초 빌딩 소유주가 현물출자 방식으로 G사에 빌딩을 넘기고 약 7년여의 시간을 거치는 동안 타 주주들에게 본인 소유의 지분 마저 넘긴 사례는 다소 특이한 경우라고 한다.
이는 보통 현물 출자된 재산은 금전으로 평가되고 그 규모에 맞게 주식이 발행돼 출자자는 기업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무법인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경우 여러 가지 평가 절차를 거치지만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당시의 공시지가다”며 “보통 공시지가에서 빌딩의 위치나 실제 가치 등을 반영해 평가액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취재 결과 빌딩의 소유주가 변경된 2005년 5월 말 기준 빌딩 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1890만원으로 이를 감안한 빌딩 부지의 가치는 총 약 161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당시 빌딩 평가액의 최소 금액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06년 말 기준 G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사의 자본금은 18억3000만원, 총 발행주식은 1만8300주로 1주당 거래가는 10만원이다. 또 당시 김 모씨가 보유한 주식은 총 2745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억7450만원이다.
건물을 제외한 토지의 최소 가격만을 감안한 약 161억원 가치의 빌딩을 G사에 넘기고 김 모씨가 받은 주식은 불과 2억7450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현물 출자 빙자한 빌딩 매매나 다름 없어”
▲ 약 3억원 가치의 주식만을 받고 빌딩을 넘겨 받은 G사는 매년 김 모씨에게 일정 금액을 상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세무회계 전문가는 “이는 현물 출자 방식이라고 등기부등본상 명시됐지만 사실상 매매나 다름 없다”고 평가했다. ⓒ스카이데일리
2006년 말 기준 G사의 재무제표를 확인할 결과 G사는 김 모씨에게 현물 출자한 주식의 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주임종단기차입금 형식으로 기재했다. ‘주임종단기차입금’이란 주주 혹은 임원으로부터 회사가 빌린 돈을 말한다.
당시 기재된 주임종차입금 총액은 약 126억원 가량으로 그 중 김 모씨에게 빌린 단기차입금은 약 123억원으로 명시됐다.
그 후 G사는 김 모씨에게 2007년 약 6억2000만원, 2008년 약 22억원, 2009년 15억원, 2010년 11억3000만원, 2011년 1억8000만원, 2012년 약 3억9000만원을 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G사는 김 모씨로부터 소액의 금액을 추가로 빌렸고 이에 현재 남은 차입금은 약 77억50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세무회계 전문가는 “이는 현물 출자 방식이라고 등기부등본상 명시됐지만 사실상 매매나 다름 없다”며 “사실상 빌딩 증여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빌딩 소유권 이전 후 전 소유주였던 김 모씨의 지분이 점차 줄어든 점은 이를 반증하는 현상이다”며 “사실상 어머니인 김 모씨가 그의 아들들에게 빌딩을 넘겨준 것 같은 형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법인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된 김 모씨의 주민번호 앞 자리는 여성을 의미하는 ‘2’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김 모씨와 G사의 대주주들인 최 모씨들과의 관계가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법률 전문가는 “조세특례제한법 120조 5항에 따르면 현물 출자 방식에 따라 취득하는 사업용 재산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면제하고 있다”며 “만약 김 모씨로부터 빌딩을 받은 G사가 2년내에 처분하지만 않으면 이 법령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가령 사업용재산을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만약 임대하는 경우, 처분에 준하는 추징대상으로 볼 수도 있다”며 “동신빌딩을 넘겨 받은 G사의 경우 임대사업을 주 목적으로 하는 회사라면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좀 더 긴밀한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실제로 이 같은 방법은 그 과정에서 변수가 있기 때문에 관련 업무만을 취급하는 전문 세무사나 회계사들이 주로 다루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처럼 현물 출자 방식으로 빌딩의 소유주가 변경되는 경우 여러 가지 허점이 다수 있어 최근 절세(양도세·취득세 등)의 방법으로 많이 이용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