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탈레반 아프간 장악 언급…“바이든 물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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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라면 성공적인 철군했을 것…美 역사상 가장 큰 패배”
블링컨 “트럼프 밑그림에 따라 철군…아프간 정부군 무능도 원인”

허경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16 13:45:52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언급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패배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함락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은 그가 아프간에서 현 사태가 발생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 불명예 퇴진해야 할 때다”며 “만약 내가 계속 대통령이었다면 분명 다르고 훨씬 더 성공적인 철군을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5월초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한 이후 탈레반이 급속히 점령지를 넓히다가 이날 수도 카불을 사실상 함락했다. 탈레반은 이날 아프간 대통령궁을 수중에 넣은 뒤 탈레반기도 게양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년 간 이어진 대(對) 아프간 전쟁에서 올해 5월까지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지난해 탈레반과 합의한 바 있다. 이어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완료 시점을 이보다 늦은 8월로 제시했고, 탈레반은 이에 반발해오다 2주가량 앞선 시점에 아프간 함락을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다른 성명에서도 “조 바이든이 아프간에서 한 일은 전설적이다”고 비꼬면서 “그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패배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간 사태 외에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민 문제, 경제, 에너지 정책 등을 거론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아프간 미군 철수를 트럼프 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아프간전 종료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 측과 벌인 철군 협정에 얽매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철군 결정을 취소했다면 탈레반과 다시 전쟁했을 것이며 수만 명의 미군을 다시 급파해야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는 탈레반이 눈 깜짝할 사이 아프간을 장악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아프간 정부의 무능을 꼽았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쟁 수행 능력과 전쟁 수행 의지는 별개라는 사실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또 아프간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군 지원금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제기됐다. 미국 아프간재건 특별감사관실(SIGAR)은 7월 보고서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가 안보에 880억달러(약 102조원) 이상이 쓰였다고 밝히면서 “(아프간 정부군을) 갉아먹는 부패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아프간 병력에 대한 데이터의 정확성이 의심스럽다”고 보고했다.

허경진 기자 kjh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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