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 예금 논란 이재명, 마이클 샌델 대담으로 돌파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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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에서 ‘공정‧정의’ 등 주제로 토론 “평등 보장할 것”
정치권 일각 “‘예금 87만→5004만’ 子 논란 타개책인 듯”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12-22 00:03:00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사진)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센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를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장남 예금액 급증 등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정과 정의’를 주제로 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의 대담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와 샌델 교수는 드라마 스카이캐슬 등을 사례로 들면서 불평등 해결을 주장했다.

샌델 교수는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상대담에서 드라마 스카이캐슬‧오징어게임을 언급하면서 “굉장히 치열한 한국 입시경쟁을 보여주고 능력주의의 엄청난 결함과 그 체제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주는 패배감을 잘 나타냈다. 한국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며 “아이비리그의 경우 미국 상위 1％ 가정에서 자라난 자녀의 입학생 수가 하위 90％ 출신 입학생 수보다 훨씬 많다. 능력주의는 결국 평등보다는 사회 전반의 불평등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최근 경쟁이 격화되면서 소수자와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것조차 필요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청년세대는 작은 기회를 놓고 많은 사람이 경쟁해 경쟁탈락이 생존의 문제가 된다”며 “(한국 사회가) 기회가 적어 공정성에 대한 열망이 더 높아지고 불공정에는 더 많이 분노하면서 ‘시험결과만으로 결과를 내야지 소수나 약자를 배려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형식적으로는 평등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평등하지 않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출발점을 바꿔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기회 불균등’ 원인으로는 저성장을 지목했다. 그는 “전 세계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근본적 이유는 자원과 역량이 특정 소수에 지나치게 편중되고 필요한 사람은 자원과 기회를 누리지 못하게 돼 의욕을 잃고 자원은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된다”고 했다.

샌델 교수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젊은이들이 불평등‧불공정 해결에 커다란 갈증이 있다는 걸 목격했다. 한국 젊은이들이 공정과 불공정에 대한 딜레마를 두고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는 걸 느꼈다”고 맞장구를 쳤다.

샌델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 및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저서를 낸 인물로 공동체주의를 주장하며 능력주의를 비판해왔다. 민주당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샌델 교수가 이 후보와의 대담에 기대감을 내비치며 각별한 마음을 전해왔다. 이 후보에 대한 존경의 뜻을 전하며 ‘무비용’으로 대담에 참여하게 되면서 대선후보와 세계적 석학 간 만남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대담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후보 장남 이동호 씨(29)는 2019년 공직자 재산신고 내용(2018년도분) 기준으로 87만원에 불과했던 예금액이 약 2년만에 5004만원으로 불어나 증여세 탈루 등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허정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상근부대변인은 “이 씨는 불법도박을 시작한 2019년 이후 예금이 급증했다. 증여세 탈루냐, 타짜냐”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합법적으로 증여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한편으로는 아들 불법도박‧성매매 등 의혹과 관련해 20일 “(아들과) 당연히 붙잡고 울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샌델 교수와의 대담이 아들 공정성 등 논란으로 난관에 봉착한 이 후보가 사태를 타개하고 나아가 공정 부문에서의 주도권을 쥐려는 목적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후보 측은 ‘대담에 어떠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