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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그림으로 표현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표현하듯이 저희는 영상을 기반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이전엔 영화와 상관없는 삶을 살아왔지만 계속해서 기획 관련된 일을 해 왔기에 영상을 접하는 일은 자연스러웠죠. 그런 중에 뒤늦게 돈을 버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주변에 배우들도 많이 있고 해서 그들과 영화작업을 하게 됐어요.”
세컨드크랙은 경기도 수원을 기반으로 단편영화 작업을 하는 팀이다.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영화가 된다”라는 모토 하에 일상 속 소소한 것에서 영화 소재를 찾고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꼭 극장을 가지는 않더라도 집에서라도 영화를 보고 즐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영화를 단지 보고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영화를 찍고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세컨드크랙’이 말하는 영화에 대해 들어본다.
“단편영화는 연출 의도를 더 강하게 담아낸다는 점이 매력”
“저희는 주로 ‘가족’, ‘용서’, ‘화해’라는 키워드로 작업을 해왔어요. 처음에는 뒤늦게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꼭 사이가 나쁘다고 해서 용서와 화해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초반에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었죠. 시간이 지나 이제는 어느 정도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한 인정을 받고 나서는 조금 더 다양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김승혁(41) 세컨드크랙 대표는 보통 20분 내외의 영화를 단편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단편영화를 많이 만들어 왔다며 짧은 영화인만큼 좀 더 효율적으로 재밌게 또는 강렬하게 만들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4 10~20장 분량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실제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고, 거기서부터 꼭 필요한 장면이나 의도적으로 넣는 장면들을 선별해야 해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해를 시킬 수 있어야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장편영화를 소설이라고 한다면 단편영화는 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장편 영화는 다양한 사람들과 얽혀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단편영화는 비교적 장편영화보다는 연출의 의도나 힘을 조금 더 강하게 담아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 만들기 수월한 것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죠.”
김 대표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영화에 꼭 거창한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거나 그 메시지가 꼭 이상적이거나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일상의 이야기, 주변 이야기가 영화의 소재가 된다는 것이다.
“저희가 처음 만든 영화는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인정받기 위한 영화였는데, 그게 생각보다 효과적이어서 뭘 하고 다니는지 모르셨다가 결국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 많이 놀라셨죠. 그리고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메시지는 부족한 영화라 하더라고 가족과의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겪었다고 생각해요.”
세컨드크랙은 매년 작더라도 한 해의 끝에 1년간 만든 영화들로 상영회를 개최하여 작품들을 관객에게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매년 12월에 1년간 작업한 영화들로 상영회를 했으니 지난해까지 3번 했다고 한다.
“소수 인원이지만 상영이라는 형태로 저희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방송은 TV에 방영되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 것처럼 영화라는 형태는 극장에서 상영하는 형태로 제작되는 것이잖아요. 저희가 만드는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기에는 긴 시간이 걸리거나 불가능할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의 저희가 만든 영화가 본래의 목적에 맞게 상영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화를 찍으면 주변 친구나 지인들 함께 한 스태프들을 불러 작은 상영회를 열게 된 거죠. 그렇게 소수지만 함께 보는 기회를 만들고 있어요. 물론 GV를 통해서 영화에 못 다한 이야기도 나누고요. 언젠가는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매번 영화를 찍고 상영회를 기획하며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해요.”
세컨드크랙에서 배우와 촬영을 담당하고 있는 한시원(38) 씨는 영화를 만들면서 현실적으로 ‘돈’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제작 지원 제도도 있지만 지원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세컨드크랙은 지원을 받는 것보다 예산은 부족하지만 직접 투자해서 제작하는 일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보니 스태프 수도 줄이고, 이야기도 줄이고, 등장 인물도 줄이고 하면서 규모가 점점 작아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디선가 돈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 다양한 전문 스태프나 배우들과도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데, 정해진 예산 안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스스로 작품의 규모를 줄이는 작업을 많이 해야 해요. 그러다보니 시나리오를 기획할 때도 우리 돈으로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야기 자체를 키우는 것보다는 작은 이야기를 내실있게 만드는 쪽으로 가게 되죠. 그런 것도 어려운 점 중의 하나예요.”
“영화를 촬영하는 중에도 어려움에 부딪치기도 해요. 영화에 대해 물어보는 행인분들께 하나하나 설명하기에는 현장에서 정신 없기도 하고 대충 답하기도 어려워요, 왜냐하면 저희가 만드는 영화지만 캐스팅한 배우나 스태프나나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저희의 소중한 관객이 되주실 수도 있는 분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배우나 스태프 분들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드리기는 싫거든요. 작은 영화다, 저희끼리 만드는 영화다, 저 배우가 주연 배우다 등등 설명하는 것보다 때로는 그냥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영화라는 정도로 답하기도 하죠. 다 큰 성인들이 모여서 작은 영화를 찍고 있는 것이 부끄럽거나 하진 않더라도, 그렇게 답할 땐 함께 작업해주는 분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기도 해요.”
세컨드크랙에서 배우와 편집을 담당하는 성빈(30) 씨는 세컨드크랙에 최근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컨드크랙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하는 영화 제작 이외의 일에 대해서 설명했다.
“보통 독립영화를 만드는 분들이 영화 일이 없을 때,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나 일을 하며 버티는 것처럼, 저희도 일로써 영상 작업을 하기도 해요. 다양한 일들이 많지만,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생각보다 저희가 원하는 방향의 영상 작업만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려운 점도 있어요. 그리고 그런 일들이 쌓여서 결국 저희가 하려는 영화작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을 때는 많이 안타깝죠.”
“그냥 딱 보면 세컨드크랙 영화라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김 대표는 한 눈에 세컨드크랙의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세컨드크랙만의 색이 입혀진 작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꼽았다.
“저희가 하는 작업에는 항상 같은 배우들이 한두 명 반복해서 나와요. 마동석 나오는 영화 하면, 어떤 영화일지 예상이 되고, 광화문시네마에서 만든 영화는 광화문시네마의 색이 잘 묻어 나오는 것처럼, 아! 이 영화 세컨드크랙에서 만들었나 하는 느낌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냥 딱 보면 아, 세컨드크랙 영화! 이런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세컨드크랙은 앞으로 단편을 넘어서 중‧장편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은 단편영화만 만들었기 때문에 현재 중편 시나리오와 장편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꼭 장편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지만, 긴 호흡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전체 과정을 경험해 보고 안 해 보고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금 더 긴 호흡의 영화를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세컨드크랙의 색으로 만들어 보고자 해요.”
마지막으로 세컨드크랙은 영화 만들기를 꿈꾸지만 이를 막막해하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만드는 것이 막연하다고 느낄 것이고, 어디서부터 배우고 알아야 할지 감이 안 오고, 시나리오는 어떻게 쓰는지, 카메라와 조명은 누구한테 배워야 하는지, 스태프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배우는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혼자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고 설명하며 망설이지 말고 세컨드크랙을 찾아오라고 당부했다.
“저희 모토가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영화가 됩니다”예요. 일단 저희를 찾아와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일이 바쁘더라도 영화 촬영의 기회가 있다면 최우선 순위로 함께 참여하도록 하고 있어요. 저희를 찾아오시면 궁금한 것도 많이 해결해 드릴 수 있고, 영화를 만들게 된다면 저희가 함께 하거나 도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많이 도와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문은 활짝 열려 있으니 언제든 두드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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