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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北 ICBM·핵실험 재개 암시…‘대응전략은?’
北 위험한 도박, 변수 아닌 상수… 벼랑 끝 전술로 판뒤집기
北, 올해만 9번째 무력도발 ‘태양절 앞두고 대규모 도발예고’
IRBM·ICBM·SLBM 핵능력 강화 무기 개발…핵시설 재개 움직임
‘先 비핵화·後 체제보장’ 입 맞춘 바이든-윤석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16 00:07:00
 
▲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10일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일제히 침묵했다.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제18대 대선 때에도 북한은 박 전 대통령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을 정도로 첫 보도의 내용과 형식 모두 단출했다. ⓒ스카이데일리
 
 
조 바이든 美행정부 출범 이후 미·북 관계가 장기 교착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북한이 무력도발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며 국제사회를 험악한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은 올해 1월 ‘모라토리엄’ 파기 가능성을 암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을 가한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현시점에서 두 가지 모두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강경 대응’에 한미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역설해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정책 가시화에 앞서 북한은 선전포고를 하듯 무력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 정국에서 보인 윤 당선인의 대북관은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 및 경제협력’으로 압축된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시절 북한에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주적은 북한”, “힘을 통한 평화”, “더 이상 평화쇼는 없다”는 식의 강경한 입장을 강조해왔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확정 직후인 지난 10일 오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굳건한 한미관계를 재확인했다.
 
윤 당선인은 전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비례한 사드의 추가 배치 △한미연합훈련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 카드 등의 카드를 이미 꺼내든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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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은 북한” 대북강경 새 정부 앞두고 ‘군사도발 준비중인 北’
 
미북 간 교착상태가 공고화되고 있고, 추가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수 일색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게 된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볼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전략무기 개발 완수에 1차 목표를 설정한 것은 분명하다”며 “대선 이후 우리 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을 수립하기까지는 상당 시간 공백기가 있고, 북한이 이를 활용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올해 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며 대남 도발을 감행했다. 1월5일과 11일 각각 극초음속 미사일을 쏘기도 했다. 북한은 같은 달 14일에는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17일에는 단거리 전술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대한민국을 자극했다.
 
대선이 예고된 올해 1월부터 3월9일 대선 당일까지 북한은 한 달 내 최대 횟수로 꼽히는 업그레이드 된 미사일을 9차례나 쏘아 올리며 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전술 미사일을 남한을 사정거리에 두고 쏘아 올렸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한국 대선을 앞두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레버리지(지렛대)를 높여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미국은 추가제재에 나서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북한은 한국의 사전 투표 당일이던 5일 무력시위에 나섰는데 한국 대선에 기 싸움을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북측 기관지가 부인하고 나서 오히려 관심을 끌었다. 미사일이라는 언급 없이 개발 중인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시험이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비슷한 제원의 미사일을 엿새 간격으로 같은 곳에서 발사하면서 추가 실험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정찰위성 보다는 대규모 무력도발 예고였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북한의 정찰위성 주장과 관련, ICBM 기술과 거의 같은 사거리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 북한이 202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오른쪽)은 화성15형에 비해 직경이 커진 것으로 미뤄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탄두부가 '다탄두' 탑재형으로 개량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 미 정보당국은 올해 안에 북한이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7일 큰 주목을 받은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의 ‘연례위협평가 보고’를 살펴보면 이 같은 내용이 사실상 포함돼 있다. 이 보고서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과 ICBM을 독재를 방어할 궁극적 보증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적 인정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핵탄두를 실은 ICBM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ODNI는 북한이 이를 위해 플로토늄 프로그램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유지를 위한 핵분열 물질 생산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실험 가동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의 소리 VOA 방송에서 8일 미국 민간위성업체 믹서 테크놀로지가 북한 핵실험의 ‘본부’급으로 불리는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해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을 통해 지난달 빈 공터이던 공간에서 건축용 목재와 톱밥 등이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2018년 5월 핵실험장 폐쇄 조치 후 처음 목격된 활동이다. 북한은 이 실험장을 폭파했다고 선전했는데, 새 건물이 건축될 경우 7차 핵실험 우려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레드라인’(금지선)에 다가선 이상 핵실험은 배제할 수 없는 상수가 된 것이다.
 
‘핵실험 재개’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에는 아랑곳없이 북한은 내부 결속에 돌입한 모양새다. 북한 선전매체를 들여다보면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110주년 축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태양절은 내달 15일로 북한은 올해 정주년(5·10 단위로 꺾아지는 해)을 맞아 역대급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위축된 사회 분위기로 인해 북한이 통상 해온 대규모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했던 작년과 재작년 분위기와는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다.
 
특히 4월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할 것이 이미 위성사진 동향을 통해 수시로 확인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태양절에 정찰위성을 공개하거나 정찰위성 발사용 로켓 등을 공개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극초음속미사일 △고체연료 ICBM △다탄두(多彈頭) 개별유도기술 △핵추진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군사정찰위성을 주요 과업으로 설정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세운 무기 개발 일정에 무력시위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이유다.  
 
‘벼랑 끝 전술’로 바이든 협상 테이블 끌어내려는 꼼수인가
 
이 같은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미사일 발사로 관심을 끌려고 했다는 진단에 시선이 모인다. 전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화염과 분노’로 치닫던 2017년의 태양절 당시에도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맞대응한 바 있다.
 
북한은 6차 핵실험에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도발을 감행해 ‘핵무력 완성’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하며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중재자론’에 의한 제 1,2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며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과거 전력에 비춰 봤을 때 북한의 대규모 군사 도발은 미국의 관심을 끌고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기 위함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북한은 이른바 ‘벼랑 끝 전술’로서 핵과 각종 전략무기 도발로 ‘도발→대화→ 보상’을 유도해왔다.
 
실제로 취임 초부터 ‘反트럼프’를 자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문턱을 높였다. 더 이상의 평화쇼는 없다는 강수였다. 지난해 1월20일(현지시간)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동년 2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통한 △한·미·일 3국 공조 △대북제재 추가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 길들이기’ 전략을 내비쳤는데, 대북 억제와 제재에서 전임 트럼프 행정부 대비 강경한 대북정책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 북한은 2019년 이후 작전 운용상 관리가 유리한 다종의 고체추진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했다. 이듬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극성-4ㅅ’으로 표기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총 9종의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도표 1-9’은 주요 신형 미사일이며 ‘도표 1-10’는 북한이 개발 또는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의 종류와 사거리이다. [2020국방백서]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원한다. 북한은 2005년에 핵보유를 공식 선언했고 2012년에 헌법에 이 내용을 담았으며 이듬해 ‘자위적 핵보유국 지위 공고화법’을 채택한 후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지대화’엔 북한의 핵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핵우산 철거와 주한 미군 철수 △남북한 동시 핵사찰 등이 담겼다. 결국 미국이 조지부시행정부 당시인 2002년 부터 유지해 온 ‘비핵화(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을 북한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는 ‘선 핵 해체 후 보상 및 체제 보장’이란 카드를 다시금 내놓았다. 그럼에도 바이든 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같이 강경한 태도에서 다소 개방돼 “언제 어디서든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었다”라며 “대화의 문이 열렸다”라며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를 재차 주문하고 있다.
 
이 같은 태도는 지난해 9월22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유엔 연설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라며 “미국은 비핵화 추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단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같은 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종전 선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화’와 ‘협력’ 중심의 대북 기조에도 북한은 2017년 5월부터 5년 동안 30여 회에 걸쳐 50여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강경 기조의 대북정책을 고수했던 이명박 정부의 12회·19발, 박근혜 정부 당시 5회·8발에 비해 각각 3배와 6배 늘어난 수치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란 내용이 담긴 2019년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싱가포르 선언은 이행되지 않았다. 임기 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했던 ‘4차 남북정상회담’과 ‘종전선언’도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우리 정부 임기 내에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며 패착을 시인했다. 북한의 대규모 군사도발이 예정된 올해 ‘한반도 평화의 미래’는  ‘ICBM과 핵실험 리스크’를 맞닥뜨린 차기 윤석열 정부의 몫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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