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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코로나 정책의 향후 방향
주먹구구식 K-방역의 실패… 과학적 로드맵 정비해야
우왕좌왕 갈피 못 잡는 방역 당국… 결국 국민만 피해
유럽 방역해제, 높은 백신접종율‧낮은 중증도가 배경
오미크론 변이 통제 실패한 한국‧호주는 확진자 폭증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15 13:40:29
▲ 13일 동작구 동작주차공원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655만 6453명이라고 밝혔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국내 코로나 방역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확진자 수는 연일 끝 모를 정점을 찍고 있어 과연 언제쯤 하강곡선을 그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8만3651명으로 4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다 확진자 수다. 그간 정부가 자랑하던 K-방역의 성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모양새다. 
 
이날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는 181만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21%인 38만여명이 한국 확진자였던 셈이다. 국내 누적 사망자 수도 1만명을 넘었다. 이제 세계가 주시하는 코로나 위험국이 된 것이다.
 
대선 기간 중 대선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방역정책 평가를 놓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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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달 11일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K-방역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큰 그림 없는 오락가락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주먹구구식 방역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지명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코로나 방역을 실패라고 규정했다. 안 대표는 “여행객 전면 금지, 백신 대비 등을 말해도 청와대 방역담당관이 ‘정치인이 허풍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위드 코로나도 3차 접종을 한 뒤에 해야 한다고 했을 때도 듣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대표는 ‘오미크론 대유행’에 대해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오미크론 대유행이 올 것이라는 말이 두 달 전부터 예고됐다”며 “방역체계가 바뀌면서 전혀 준비되지 않았고 설명도 없었다. 국민은 패닉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행이 이달 22일 전에 정점을 찍고, 주간 일 평균 확진자가 29만5000명~37만2000명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만 할 뿐 현재 이를 해결할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미국·유럽 등의 코로나 방역 해제 조치 등을 살펴보며 국내의 엄중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완화된 방역대책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러한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상황에 맞는 방역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애당초 미국·유럽 등 선진국 방역정책을  추종해 성급히 쫓아간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명하게 잘 끌고 나가야 하는데 지금 같은 방식이면 아무것도 안 하고 화만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에 앞서 어느 정도 오미크론 유행을 예견했지만 이 정도로 급격히 방역이 뚫릴 거라곤 예상치 못한듯 싶다. 미국‧유럽과 다른 한국만의 특수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높은 백신 접종률이라는 수치에만 근거해 섣불리 일상회복으로 진입한 게 문제였다는 분석도 있다. 백신이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번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 측면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국민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했는데도 오미크론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독 맹위를 떨치는 이유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세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 정부가 계속 ‘괜찮다’,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며 잘못된 신호를 주었고, 둘째, 백신으로 인한 면역이 다 떨어져 가고 있는데 정부는 국민 항체가 어느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모르면서 무작정 거리두기를 풀었다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해외와 달리 우리는 모임 문화가 강해 바이러스가 쉽게 퍼진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각국의 오미크론 변이 방역 해법…“위드 코로나 VS 제로 코로나”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지난달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인 미디어 센터 식당에서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에 대해 국가별로 서로 다르게 대처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미국, 영국 유럽 등 일부 국가는 방역 규제를 폐지했으나 중국과 같은 국가는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올해 초 하루 평균 80만 명을 넘어섰던 미국의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5일, 4만명대로 급감했다.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나 급격한 감소 추세를 이어가면서 미국에선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49개 주에서는 주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이미 해제했거나 해제할 방침이다.
 
미국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ID) 소장은 올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면역을 회피하는 또 다른 변이만 나오지 않는다면 팬데믹은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영국은 올 1월, 전 세계가 오미크론 확산으로 방역을 강화하는 가운데 갑작스레 방역 완화를 발표해 이목을 모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사용 등을 담은 ‘플랜B’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가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 만큼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우리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영국의 60세 이상 인구의 90%가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마쳤고 전문가들도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분석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부스터샷으로 면역이 강화돼 감염되더라도 위중증, 사망으로 가는 환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독일은 20일까지 코로나19의 제한을 점진적으로 해체하며 백신 패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칼 라우터바흐 보건부 장관은 오미크론의 감염이 이미 정점에 이르렀으며 일일 감염이 감소하고 있어서 3단계에 걸쳐 방역을 해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마스크와 기타 필수 위생품들을 정부 차원에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네덜란드, 스위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는 위중증 환자의 감소와 의료체계의 안정을 확인하면서 2월 들어 방역 해제와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등을 단행했다. 이탈리아, 폴란드 및 체코도 코로나19 방역수칙의 점진적인 완화 후 3월부터 완전한 해제에 돌입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프랑스도 3월 중순부터 마스크 의무화 및 백신 증명을 폐지하는 방역 해제에 들어갈 방침이다.
 
유럽 국가들의 방역 해제는 높은 백신 접종률과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낮아 의료시스템 부담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데 따른 조치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호주는 지난달 21일 거의 2년 만에 해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했다. 호주는 2020년 3월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한 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여행 제한 조치를 해온 국가 중 하나다. 한때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에도 위드 코로나 정책을 강행해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 한국과 상황이 유사하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변이 통제에 실패했고 확진자 수가 폭증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약 40만명이었지만 한 달 사이에 누적 확진자 수가 218만여명으로 껑충 뛰었다. 5월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스콧 모리슨 호주는 총리는 지난달 1일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호주 보건부에 따르면 호주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만5000명 가량이다.
 
일본은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면서 입국 규제 조치 완화 등의 방침을 밝혔다. NHK에 따르면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8일 10만562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7일 평균 5만4000명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본은 3월부터 관광객을 제외하고 비즈니스 출장이나 주재원, 유학생, 기능실습생 등의 입국 신청을 재개했다. 하루 입국자 상한도 35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렸다. 3차 접종 및 PCR 검사 음성 증명 등 조건을 만족할 경우 입국 후 격리 기간은 현행 7일에서 3일로 줄이되, 감염이 진정된 국가로부터 입국자는 아예 격리의무를 없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아직 방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른 변이로 대체되어 다시 감염 상황이 악화될 경우 즉시 완화된 대응을 재검토하되, 반대로 출구가 보다 명확히 보이면 경제‧사회활동의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강력한 제로 코로나 방역대책을 고수하고 있다. 2022년 동계 베이징 올림픽도 무사히 치러낸 만큼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유연하고 효과적인 방역 모범 지역으로 손꼽히던 상하이시가 늘어나는 확진자로 큰 도전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3122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12일 보고된 감염자 가운데 1807명이 확진자로 분류됐고 무증상자는 1315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무원은 12일 방역 공동회의에서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의 전체적인 방침은 흔들림이 없다”며 “방역 강도를 늦추지 말고 과단성 있는 조처를 해서 국지적 집단 감염을 최대한 빨리 통제하고 방역 성과를 공고히 하라”고 지시했다.
 
왕광파(王廣發) 호흡기 전문가 베이징대 제1병원 주임은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아직은 제로 로로나 정책을 완화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면서 “봄이 다가오면서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 다시 활성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왕 주임은 “해외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고 중국 내 백신 접종률이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를 때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팬데믹 대비, 향후 대응 고민 필요한 시점”
 
▲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사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또 다른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코로나 팬데믹을 예고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또 다른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패널로 참석해 “코로나19는 그 위험이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지만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할 것”이라며 “새로운 팬데믹은 코로나바이러스와는 다른 병원체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빠른 백신 개발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진단하며 차기 팬데믹에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데 2년이 걸렸다”며 “이 기간을 6개월로 줄여야 한다”고 방역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세계가 앞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국) 정부가 지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일 급증하는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추이에 K-방역은 현재 큰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강력한 거리두기 중심의 K-방역을 자화자찬하다가 방역 해제 여론에 떠밀려 준비없이 거리두기 완화로 전환하면서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파고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팬데믹 출현이 예견된 가운데 이번 코로나 대응 방역에서 나온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독자적인 방역 해법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자체가 이미 12월부터 다른 국가에서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고 있어 먼저 2~3개월 동안 준비할 시간이 있었는데 그런 준비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우리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또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한국경제 기고문에서 감염병과 팬데믹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진단검사(Test)·역학추적(Trace)·신속한 치료(Treat)의 3T 방역이 훨씬 더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경험한 것처럼 감염 상황을 왜곡하는 어설픈 선무당급 교시(敎示)와 섣부른 포퓰리즘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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