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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적조’란 낱말이 있다. 조적조(組積造)는 돌·벽돌·콘크리트 블록 등으로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드는 건축 구조를 일컫는 용어지만 요즘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문재인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뒤 법무부 장관직에 오르자마자 가족 입시 비리로 물러난 조국 서울대 교수와 관련된 ‘조국의 적(敵)은 조국’이라는 말의 은어로 자리 잡았다.
조국 씨는 2019년 10월15일 서울대에 복직했으나 자녀 입시 비리 연루로 기소돼 2020년 1월29일부터 ‘직위 해제’된 상태다. 하지만 수업도 하지 않으면서 2년 동안 서울대에서 급여를 받고 있어 국민 밉상이 됐다. 수려한 외모와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는 스펙으로 팬도 적지 않지만 그 이상 적도 많다.
조 씨에게 ‘조적조’라는 낙인이 찍힌 원인은 그가 교수 시절 내뱉은 지적질이 몇 년 후 그대로 본인에게 돌아가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현실 때문이다. 이를 테면 2016년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민심은 즉시 하야(下野)를 넘어 하옥(下獄)을 원하고 있다(12월3일)’ ‘1명의 피의자 때문에 5000만명이 고생이다(11월26일)’라고 썼는데 3년 후 자신이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조 씨 덕분에 사람들은 언어생활에 신중해졌다. 무심코 던진 말이나 생각 없이 썼던 글이 나중에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색이 법대 교수, 그것도 형법학을 강의했다는 조 씨가 또다시 하면 안 될 말을 내놓아 ‘조적조가 조적조를 쌓는다’는 말까지 새롭게 나돌게 됐다.
며칠 전 서울대에 사표를 제출하지도 않고 “사의 표명했다”고 과장되게 말해 구설에 오른 바 있는 조 씨는 이번엔 대학과 대학원 입학이 모두 취소된 딸에 이어 아들마저 대학 입학이 취소 위기에 몰리자 비이성적 발언을 내놓았다.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등에서 확보된 증거를 아들 관련 혐의에 적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조 씨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유죄를 확정하며 해당 PC 압수물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지만 그건 딸과 관련된 것이므로 아들 관련 혐의에까지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개구리 하품하는 소리에 다름없다. 범죄 증거는 맞으나 다른 것 뒤지다 나온 ‘별건 압수수색’ 자료니 빼달라는 읍소다. 많이 배운 게 탈이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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