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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정석<30>]-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내년 기업성장펀드 도입 가시화… 치열한 비상장株 투자 선점 경쟁
공·사모펀드 장점 융합… 상장 후 거래소서 ETF처럼 매매
증권업계, 비상장 시장 선점 위해 벤처·혁신기업 리서치 발간
자본硏 “기업성장펀드, 모험자본 확대와 투자자보호 균형 이뤄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13 00:07:01
▲ 5월 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됨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기업성장펀드가 출범할 전망이다. 인가 대상은 증권사·자산운용사·벤처캐피탈(VC) 등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기업성장펀드)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업성장펀드와 관련해 아직 세부사항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비상장 주식시장 리서치를 발간하고 간접 투자형 벤처기업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는 등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상장펀드의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의무 적격투자 비율을 설정하고 세제혜택을 부여해 모험자본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투자자보호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성장펀드 하나로 비상장기업 여러 곳 분산투자 가능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성장펀드는 5월 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됨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도입될 전망이다. 이는 벤처·혁신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도 상장을 통해 환금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펀드다. 공모펀드의 ‘규모의 경제’와 투자자 보호장치를 적용하면서 사모펀드의 유연한 운용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설정된 펀드는 모험자본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소 5년 이상 존속하고 중도환매를 제한하는 폐쇄형(환매금지형)으로 운영된다. 환매금지형 펀드지만 90일 내 거래소 상장이 의무화돼 존속기간 중 자금회수를 원하면 거래소에서 증권을 매도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간 금융투자협회의 K-OTC, 서울거래 비상장,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에서 개별주식만을 거래했지만 기업성장펀드의 등장으로 비상장사 여러 곳을 분산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운용전략은 사모펀드처럼 유연하게 활용하되 공모펀드의 성격을 감안해 자산운용 안전성을 확보한다. 순자산의 100% 이내에서 차입 및 대출 업무를 허용하지만 자산총액의 10% 이상을 국채, 통안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하고 동일기업 투자한도(자산총액 20% 이내)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주체가 최소 5년간 5% 이상 의무출자를 하도록 하고 피투자기업의 주요 경영사항, 하위법규 사항 등을 공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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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관계자는 “상장하는 기업에게 안정적인 자금조달 경로를 제공하고 일반 투자자에게는 제도권 내 투자수단을 통해 벤처·혁신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풍부한 시중유동성을 모험자본으로 활용해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전문성 있는 운용주체와 자본시장법상 정비된 규율체계를 통해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아무나 기업성장펀드를 운용할 수 없다. 인가대상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VC) 등이다. 이들은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상품을 구성한 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한다는 복안이다. 이해상충방지체계 등을 빼면 별도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투자회사로서는 솔깃하다. 증권사들은 기업성장펀드의 원천인 장외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인력을 확충하며 리포트 발간에 나서는 등 경쟁에 나섰다.
 
KB증권은 작년 10월 ‘신성장기업솔루션팀’을 신설하고 그해 11월부터 무신사, 야놀자 등 우량 비상장기업을 분석한 보고서인 ‘케비어(케이비 비상장 어벤저스)’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는 기업의 개요, 사업 모델 및 산업 현황, 투자 포인트, 기업 가치, 리스크 등으로 구성된다. 신한금융투자도 리서치조직을 재정비해 ‘비상장·벤처 기업 분석팀’을 신설하고 작년 9월 카사코리아를 시작으로 벤처기업을 분석한 ‘유니콘을 찾아서’ 리포트를 게재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업계 최초로 비상장기업 분석을 다룬 ‘투자의 시대 비상장’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2019년 10월 1호 발간 후 2년7개월간 비상장기업 발굴을 목표로 보고서 작성을 시작해 100호까지 총 114개의 비상장기업을 분석했다. 이밖에도 한국투자증권은 ‘V시리즈’, NH투자증권은 ‘비상장회담, N잡러의 시대’ 등을 통해 비상장사 리서치를 발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에서 다룬 벤처·혁신기업이 향후 상장할 때 기업공개(IPO) 주관사 업무를 따내는 데 유리할 수 있어 증권사로서는 실익이 크다”며 “리테일과 기업금융(IB)을 아우르는 새 먹거리 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비상장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역량 강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자산운용사, 비상장 벤처·혁신기업 간접 투자 상품 내놓아
 
자산운용사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과 창업투자회사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하며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저변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유니콘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K-유니콘 투자기업액티브’ ETF를 이달 중순 상장할 방침이다. 사업보고서 타법인출자현황을 기준으로 유니콘에 출자했거나 유니콘에 투자하는 펀드나 벤처투자회사에 출자한 회사를 자산구성내역(PDF)에 담을 것으로 관측된다.
 
KB자산운용은 벤처캐피탈 투자에 주목했다. 올 5월16일 ‘KBSTAR Fn창업투자회사’ ETF를 출시했다. 창업투자회사는 잠재력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한 후 기업가치가 극대화되면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투자자로서는 비상장사인 유니콘 기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기술투자, SBI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등 창업투자회사로만 14종목을 담고 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이사는 “토스·두나무·컬리·무신사 등 비상장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리스크가 크고 높은 비용을 수반한다”며 “다양한 비상장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투자회사에 선별적으로 투자한다면 비상장 기업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우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에 대한 소고’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성장펀드의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공적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확대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투자자보호 간의 균형으로 조화롭게 이뤄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입 목적이 비상장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구현하기 위해 충분한 의무 적격투자 비율과 최소 지분투자 비율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위험의 보전과 제도의 조기 안착을 위해 세제혜택을 부여할 경우 기존 국내 모험자본 투자에 부여되는 세제혜택 수준을 고려하되 구체적 수준은 정책목적에 따른 의무 지분투자 비율의 설정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이어 “동일 운용사가 사모 벤처펀드와 기업성장펀드를 동시에 운영할 경우 투자와 회수 등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관출자자에 의해 이해상충 가능성이 통제되는 사모 벤처캐피탈 펀드와 달리 기업성장펀드는 일반투자자를 통해 운용사 통제가 이뤄지기 어려우므로 이해상충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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