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년경 음식점·카페 등 매장에 영·유아와 어린이 출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노(NO)키즈존’이 처음으로 등장하면서 꾸준히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노키즈존은 어린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업체 측의 갑질이라는 의견과 영업상 자유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해 있다.
다만 최근에는 노키즈존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2021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응답자 중에서도 70%가 노키즈존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동안 노키즈존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으나, 최근 여론은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쪽으로 옮아갔다. 이에 반해 서울시는 지난해 말부터 ‘키즈 오케이존’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아이 출입을 환영하는 업체를 지정해 식별할 수 있는 스티커를 매장에 부착하고 유아 의자와 수저·포크·어린이 메뉴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기준 349개 영업장을 키즈 오케이존으로 지정했지만 올해 500곳으로 확대하고, 2026년까지 70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참여 업체에 대해 유아 의자·식기류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업체당 3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안도 냈다.
하지만 키즈 오케이존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우려도 있다. 이미 노키즈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소에서 어린이 동반 입장 및 이용이 가능한데 굳이 ‘키즈 오케이존’을 만들어 이곳 외에서는 어린이들이 환영받지 못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에서 뛰거나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관리하지 않아 매장에 피해를 주는 일부 ‘진상 부모’들이 키즈 오케이존 매장에 방문해 “키즈 오케이존인데 뭐 어때”라는 식으로 아이들을 더 방치하면 매장 입장에서는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노키즈존이 생겨난 배경에는 자녀를 관리하지 못하는 일부 부모들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리서치의 통계에서도 응답자 80%가 이같은 이유로 노키즈존이 생겨났다고 꼽은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의 안전사고 우려와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을 업주에게 떠넘기는 ‘진상 부모’의 갑질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들이 작용했을 것이다. 아무튼 노키즈존은 아이들이 매장에서 일으킨 사고에 대해 아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부모임에도 아이 관리 부실로 발생한 사고의 책임은 업주에게 묻는 경우가 더 많아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업주의 ‘고육책’이었음은 분명하다.
서울시는 이런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외식업 협·단체 등과 합심해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방향타를 바로잡아야 한다. 아이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키즈 오케이존이겠지만, 그 이면엔 다른 차별이 숨어 있을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으면 탁상행정에 불과하게 된다.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시내 한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자유를 부여하고 싶다는 취지라면 키즈 오케이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키즈존을 줄이는 식으로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아이들을 무책임하게 바라보거나 방치하는 일부 부모들 역시 자녀에게 공공질서·예절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업주도 매장 이용 시 주의사항에 대해 보다 섬세하게 부모에게 인지시켜 줄 필요가 있다. 배려와 공감·이해를 근간으로 어린이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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