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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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잘 안다고 믿었는데… 금융 유튜버 팔로워의 착각
미국 조사서 금융지식 정답률 41% 그쳐
비팔로워보다 낮지만 자신감은 더 높아
금융연구원 “투자 추천 이해상충 공개해야”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25 11:16:22
▲ 금융 유튜버를 팔로우하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금융지식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지만 실제 금융지식 수준은 오히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주식 유튜브를 몇 년이나 봤는데, 나 정도면 투자에 대해 꽤 잘 아는 편 아닌가?”
 
금융 유튜버를 팔로우하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금융지식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지만 실제 금융지식 수준은 오히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투자 판단에 활용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검증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4일 발간한 금융브리프에서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 투자자교육재단의 2026년 조사에서 금융 인플루언서(핀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응답자의 66%는 자신의 금융지식이 높다고 평가했다. 팔로우하지 않는 집단의 52%보다 14%p 높은 수치다.
 
그러나 실제 금융지식을 평가하는 객관식 시험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핀플루언서 팔로워의 정답률은 41%로 비팔로워 집단의 47%보다 6%p 낮았다. 스스로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높았지만 실제 금융지식은 그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핀플루언서의 영향력도 상당했다. 투자 결정에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응답자는 29.4%였으며, 핀플루언서 팔로워 중 68%는 이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편이라고 답했다. 핀플루언서 팔로워의 플랫폼 이용률은 유튜브가 7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스타그램 51%, 페이스북 49%, 엑스(X) 47%, 레딧 46% 순이었다. 청년층 개인투자자의 핀플루언서 팔로워 비중은 61%로 중장년층의 30%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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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투자정보를 접하는 경로보다 투자자가 자신의 지식수준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금융 유튜버의 설명을 자주 듣고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과 금융상품의 구조나 투자위험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투자자가 자신의 지식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한다면 추천받은 종목의 위험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투자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조사는 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조사 결과를 국내 투자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또한 핀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행위 자체가 금융지식 저하를 초래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금융 유튜버 사칭 피해 잇따라
 
국내에서는 금융 유튜버의 영향력을 악용한 불법 투자자문과 사칭 사기 문제도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가 온라인 추천정보의 신뢰성을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4월 자체 선정한 핀플루언서 채널을 점검해 불법행위 정황 5건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4건은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유료 콘텐츠 구독자들에게 특정 종목을 추천한 사례로,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에 해당했다. 나머지 1건은 투자일임업 등록 없이 자체 제작한 자동 주식매매 프로그램을 판매한 사례였다. 핀플루언서를 사칭한 투자사기 피해도 잇따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접수된 불법 핀플루언서 관련 투자사기 피해는 17건으로, 피해자의 70.6%가 50~60대 중장년층이었다. 평균 피해액은 약 1억8000만 원에 달했다.
 
사기범들은 유명 금융 유튜버를 사칭한 가짜 채널에서 리딩방 가입을 유도하거나 금융회사를 사칭해 별도 계좌로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한 뒤 잠적했다. 구독자가 많은 기존 유튜브 채널을 매입해 주식 채널로 바꾼 다음 테마주 추천과 유료 리딩방, 일대일 투자상담으로 연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다만 모든 금융 유튜버의 투자정보를 불법이나 허위정보로 볼 수는 없다. 전문가가 제공하는 시장 분석이나 기업정보는 개인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투자자가 정보의 출처와 근거를 확인하지 않은 채 추천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설명을 이해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투자 판단 능력까지 높아졌다고 믿는 경우다.
 
해외 주요국은 투자 추천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시장남용방지법을 통해 투자 추천 시 이해상충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호주는 단순한 금융정보 전달과 투자자문을 구분하는 지침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금융 인플루언서를 위한 교육·인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거나 고객에게 직접적인 대가를 받지 않는 핀플루언서가 기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내 핀플루언서가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투자 추천이나 조언 과정에서 이해상충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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