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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무단으로 게시한 ‘누누티비’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스포츠 OTT도 중계권을 침해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유료 중계를 무단으로 공유하고 있다.
12일 오전 4시 프로축구계에서 권위 있는 대회로 알려진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경기가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SPOTV(스포티비)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중계지만 이를 무단으로 공유하는 사이트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었다.
인터넷 검색창에 ‘OO티비’를 검색해 들어가 보니 실시간으로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해당 경기 영상 오른쪽 위에는 ‘SPOTV ON’ 자막이 있어 스포티비 실시간 생중계를 공유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진행된 챔피언스리그 8강전 경기는 해당 사이트를 통해 모두 시청할 수 있었다. 최근 논란이 된 누누티비는 국내에서 차단된 상태지만 ‘OO티비’는 별다른 제재 없이 접속 가능했다.
현재 해외 축구 중계권은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가 갖고 있어 해당 업체와 계약되지 않은 중계는 저작권법 위반이다. 스포티비는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므로 중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비는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축구 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권만 2022년부터 세 시즌동안 시즌당 약 1104억 원 수준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축구 경기뿐만 아니라 야구·농구·격투기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이 카테고리로 분류돼 무단 송출되고 있었다. 시간대별로 중계 예정을 안내하기도 했다. 스포티비가 중계하지 않는 경기들은 현지 방송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전 8시10분께에는 MLB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고 있기도 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2500명 안팎의 사람들이 채팅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인원은 2시간이 지나자 4000명 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관리자가 주기적으로 ‘채팅방 청소’를 하며 “매너 채팅을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공지사항에는 시청 방법부터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방법까지 안내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불법 토토사이트를 유도하고 있기도 했다. ‘제휴사이트’라는 명목으로 16개의 불법 토토사이트를 홍보하고 있다. 이어진 불법 토토사이트에서는 ‘스포츠 배팅’을 비롯해 ‘카지노’ 등 다양한 방식의 도박이 이뤄지고 있다.
‘해외분석’에서는 해외 경기들을 분석하며 ‘배팅 팁’이라며 분석해 주는 내용이 담겨 있기도 했다. 심지어 ‘유저 분석’에서는 유저들이 경기전 경기 결과를 간단히 예측하고 있었다. 자유게시판은 실시간으로 게시판 관리자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들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이 저작권에 위반되는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막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저작권 위반 사이트의 URL(인터넷 주소)을 심의해 제재하는 방식인데 심의가 매주 월·목 2회 이뤄지는 데 비해 URL을 변경하는 것은 쉽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접속 차단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도 “운영자를 잡아서 원천정보를 삭제하지 않는 이상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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