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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칼로 손목 그은 정우혁 vs 손가락으로 코인 그은 김남국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5-15 08:35:24
 
▲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20204·15 총선을 앞두고 안산 중앙역에서 두 명의 청년이 출근길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었다. 한 청년은 20여 명 운동원들과 함께 연신 허리를 굽히며 1번을 외쳤다. 허리 굽히는 것이 아예 자동이어서 비굴해 보일 정도였다. 반면 다른 청년은 운동원들이 서너 명밖에 없었지만 청년정책을 호소하며 당당한 모습으로 인사를 했다. 21대 국회의원에 출마한 김남국(36) 후보와 정우혁(27) 후보였다.
 
대세는 김남국 후보였다. 조국사태 때 서초동 촛불잔치를 주도하고 조국백서를 발간해 일약 스타덤에 올라 연고도 없는 안산에 낙하산 공천 받은 것이다. 호남향우회가 꽉 잡고 있는 안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깃발만 들어도 당선이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그는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3800원짜리 구내식당 밥을 먹으며 “100만 원은 나에겐 절박함이다라고 하자 가장 많은 후원금이 걷혔다. “한 푼 줍쇼로 받은 후원금은 33000만 원이 넘었다.
 
최연소 국회의원에 출마한 정우혁 후보는 거대한 벽을 실감했다. 시민은 그가 누군지 몰랐다. 그러나 가출청소년의 든든한 형이었던 그의 눈빛은 달랐다.
 
10년 전, 소중한 분의 후원으로 얻은 지하실 50. 어린 나이에 부모와 함께 가출청소년 집을 직접 세우고 시설했다. 습한 냄새가 진동하는 지하실은 장마철만 되면 비가 샜다. 샤워장이 없어 공용화장실에서 밤 12시 넘어 찬물로 몰래 샤워하고, 이불 빨래를 할 수가 없어 철부지 아이들 흔적이 묻은 이불을 덮고 행여 가출청소년이 찾아올까 봐 24시간 문을 열어 놓아야 했으며, 혐오시설로 소문나면 나쁜 아이들이라고 손가락질할까 봐 주변 사람들 눈치를 봤다.
 
이름 없는 분들의 소중한 후원이 큰 힘이 되었지만 돈 버는 재주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부모 덕에 투잡·스리잡을 뛰며 부족한 생활비를 보태야 했다. 그를 지켜보는 부모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한 건 아이들이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손목을 칼로 그어 자살하려 할 때마다 형이자 오빠로서 똑같이 칼로 그어 버린 손목의 흔적이었다. 아이들이 자해한 만큼의 두 배로 손목을 그어 버리는 극약 처방은 다행히 또 다른 아이들의 자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양팔에 그어진 수십 개의 칼자국은 부모의 가슴을 후벼 팠다. 아이들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치는 아버지를 아이들에게 양보하기 위해 부자지간의 인연을 깨 버릴 땐 이를 악물었다. 10년 동안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아이들로 인해 청년의 눈물도 메말랐다.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60억 코인’ 논란으로 14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 정우혁 길위의학교 대표.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가출 청소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필자 제공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코인 전산망에서 최근 1년 동안 1400회가 넘는 수상한 거래를 포착하고 검찰에 통보했다. 가상화폐 거래는 인공지능(AI)이 추적하는데 1000건 의심거래 중 2건 정도가 범죄나 자금세탁으로 의심되어 검찰에 통보된다. 재수 없게도 그 끝에 김남국 의원이 걸려 클로즈업됐다. 1400회가 넘는 코인 거래는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검수완박 법안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의 20차례는 물론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30차례나 있었다. 심지어 핼러윈참사를 다루는 법사위 시간에도 코인 거래가 있었다. 100만 원이 절박하다던 김남국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공격적 투자로 100억 원대 코인을 주물럭댄 것이다.
 
주식과 코인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주식은 실물경제와 연동되어 있지만 코인은 아니다. 코인은 투기성이 강해 도박과 같다. 그런데 그는 그런 투기판에 전 재산을 몰빵했다. 2021198000만 원으로 비트토렌트 코인을 매입하자 두 달 후 10배로 뛴다. 그리고 또 다른 위믹스코인은 1200원 하던 것이 하루 만에 두 배로 오르고 한달 만에 20배나 폭등한다.
 
그는 국회에서 게임머니가상화폐를 명문화하는 법안에 찬성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위믹스코인을 포함해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코인은 수혜를 입는다. 반대로 이해충돌방지법범위를 넓히는 법안에는 반대했다. 공직자가 미공개 정보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면 처벌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당시 그는 수십억 원의 위믹스코인을 갖고 있었다. 조국 지킴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이재명 호위무사로 정권의 중심에 섰지만 가난한 청년정치인으로 한 푼 줍쇼를 외치던 청년 김남국. 그는 전 세계 위믹스코인 30만 회원중 보유액에서 27위였으며 개인으로는 7위였다. “100만 원은 나의 절박함이라며 심금을 울리던 그 눈물 속에 100억 원대의 코인이 짱 박혀 있을 줄이야.
 
철없던 시절, 정우혁은 부모가 가출청소년들을 위해 쓰는 돈이 너무나 아까웠다. 온몸에 문신을 한 남자애들과 머리카락을 빨강·노랑으로 물들인 여자애들이 제정신으로 안 보였다. 자기 부모 말도 안 듣는 아이들이 아버지와 엄마를 무시할 때는 때려죽이고 싶었다. 사랑하는 부모를 가출청소년들에게 넘겨주고 부모 자식 인연을 끊을 때는 세상을 원망했다.
 
그러나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29만 원짜리 단칸방엔 햇빛도 없지만 마음은 굳세다. 빛도 없이 명예도 없이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밑바닥에서 위기 청소년들을 자식처럼 키우는 바보 같은 부모님. 길 위의 천사들을 위해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그 고난의 길 위에 이제는 청년 정우혁이 꿋꿋이 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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