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어 美까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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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무부, EU 이어 반대 입장… “독점 해소 방안 우선”
EU 집행위, 독점 해결안 요구… 화물·여객 경쟁 위축
대한항공 “우려사항 해소 위해 적극적 시정 조치 논의”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5 11:34:10

2020년 11월부터 약 3년째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난기류를 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미국 법무부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면서다.

25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세계 14국에 기업결합 허가를 신청해 11국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양대 항공시장 EU와 미국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내 업계 안팎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가 운항하는 한·미 노선 13개 가운데 5개(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뉴욕·LA·시애틀) 노선에서 독점이 커진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을 해소할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 미국 측의 입장인 셈이다.

앞서 EU 집행위도 17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 심사보고서를 대한한공 측에 통보한 바 있다. 양사 합병시 4개(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고, 유럽·한국 간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였다. EU 집행위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독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EU 집행위는 정해진 절차에 의해 보고서를 발부하되 대한항공과의 시정조치 협의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라며 “경쟁당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에 이어 미국에서도 독점 문제를 지적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해 정부와 업계 모두 긴장하는 모양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도 지난 12일(현지시각)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등과 함께 미국 법무부(DOJ) 차관을 면담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심사 중인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을 이끄는 조 회장을 만난 것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 자리에서 “대한항공과 계속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현지 매체 폴리티코가 “DOJ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독점 우려를 해소하지 않으면 소송을 피할 수 없고 합병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소송 제기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소송 여부는 전혀 확정된 바 없으며, 미 매체가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