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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부근은 1980년대에는 1200여개나 되는 구두 관련 업체가 밀집해 있어 ‘구두의 메카’라고 불렸으나 수입 명품과 중국산 저가브랜드에 밀려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 지금은 약 500여개만이 남아있다. 지도는 성수동 수제화거리 내 주요점포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성수동은 서울 구두제조업체의 대부분이 밀집해 있는 국내 최대 제화 산업 집적지이자 특성화지역이다. 작년 8월 말 기준 수제화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수역을 중심으로 완제품 여성화 업체수 217개, 완제품 남성화 29개, 완제품 남녀화 39개, 중간가공 102개, 원부자재 유통 110개, 아동화·특수화 6개, 기타 12개 등 총 515개의 수제화 관련업체들이 국내 고급 수제화 산업을 이끌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보이는 ‘성수수제화타운(SSST)’은 서울성동제화사업주 회원사 25개 브랜드가 입점해있는 공동매장이다. 이곳에서는 유통마진을 최소화 해 백화점에 납품되는 동일한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 1월에는 1호점 옆에 2호점도 개설됐다. 수제화의 가격대는 대부분 10만원 초반에서 20만원 사이다.
성수수제화타운 관계자는 “이 곳이 문을 연지는 3년쯤 됐는데, 성수동 수제화거리가 매스컴을 자주 타면서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하루에 100여명의 손님이 다녀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성수동 수제화거리를 찾는 고객층은 다양하지만 주로 30~50대 사이의 연령대가 많이 방문한다. 또 주말이면 지방에서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한다.
‘프롬에스에스’ ‘구두상징 조형물’ 설치로 수제화 특화거리 조성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성수수제화타운 맞은편 ‘프롬에스에스(fromSS)’ 앞에 설치된 구두테마상징조형물 ‘고양이의 빨간 꿈’이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구두와 고양이의 모습을 모티브로 삼아 성수동 수제화산업 활성화의 꿈을 표현했다고 한다. 수제화 특화거리 상징성을 높이고, 성수동 구두산업을 일반시민에게 홍보해 지역활성화와 허브역할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현재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성동구의 지원을 받는 성수역 근처 공동매장 ‘성수수제화타운(위)’과 ‘프롬에스에스(아래)’를 제외한 나머지 소규모 업체들이 과거의 번성했던 상권 명맥을 잇고 있으나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프롬에스에스(fromSS)’는 작년 11월 이 거리에 생겨났다. 프롬에스에스에는 성동구가 인증하고 선정한 일반디자이너들의 수제화 브랜드 7군데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남성화·여성화·스니커즈 등 다양한 수제화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 매장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성수수제화타운’과 ‘프롬에스에스’가 위치한 지하철 1번 출구 근처 상가 임대료는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4000~5000만원, 월세 100만원 정도이며 권리금은 약 80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성수역은 다른 역들과 달리 고가(高架) 위에 형성돼 있고, 점포를 낼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권리금이 비싸다. 현재는 매물이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골목 안 소규모 업체들 “장사는 안 되는데 임대료만 자꾸 올라”
성수동에는 수제화를 판매하는 가게뿐만 아니라 구두를 만드는 공장, 가죽, 힐, 액세서리 등 구두 부자재를 판매하는 매장 등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성수동은 국내 최대의 구두산업 집적지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수제화 공장들이 홈쇼핑 또는 백화점에 납품을 하는 하청업체들로 변했다고 한다. 나머지 소규모 업체들도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성수동은 국내 최대의 구두산업 집적지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수제화 공장들이 홈쇼핑 또는 백화점에 납품을 하는 하청업체들로 변했다고 한다. 나머지 소규모 업체들도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한 수제화 가게 관계자는 “말이 ‘수제화 특화거리’지 가게들이 모여 있지 않고 골목골목에 흩어져 있다 보니 쉽게 알아보지 못해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성동구의 지원을 받는 성수역 근처 ‘성수수제화타운’이나 ‘프롬에스에스’는 주말 세일 등으로 장사가 꽤 잘 되는 걸로 안다. 하지만 골목 상권은 거의 죽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사는 신통치 않은데 수제화 특화거리라고 소문만 나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자꾸 올리는 바람에 우리 같은 소규모 업체들만 죽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부분 공장들이 경기가 안 좋다보니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중국에서 반 완성된 제품을 들여와 밑창만 붙여 팔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 때문에 과거와 달리 수제화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고 귀띔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소규모 업체들과 공장이 많이 들어서 있는 성동구 골목 내 상가 임대료는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100만원 정도다. 권리금은 2000만원 정도로 역 근처에 비해서는 훨씬 싼 편이다. 하지만 현재는 일부 매물은 나와 있으나 문의가 없는 조용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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