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北 6.25 남침 두고 “미중전쟁”…친북 역사인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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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1950 미·중 전쟁’ 추천 6·25 ‘국내전 아닌 국제전’
“국제적 힘이 운명 뒤흔들어” 북한 기습남침 배제…
여권 “순국선열 보훈메시지도 없어, 한국인 맞나 …”일갈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26 00:13:54

▲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27일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판문점=AP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군 남침으로 발발한 6·25 전쟁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국제전쟁이라고 평가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제 73주년 기념 메시지로 윤석열정부의 외교정책을 겨냥해 ‘미중전쟁’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문제는 그의 메시지 참전용사에 대한 보훈 메시지와 순국선열 추모가 빠졌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이라도 대한민국 국적이 맞냐’는 비판이 잇따라 흘러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문 전 대통령은 “지정학적 조건을 유리하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 전략”이라며 “‘1950 미중전쟁’은 한국전쟁이 국제전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북한이 촉발한 남침으로 비롯된 전쟁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전쟁의 시원부터 정전협정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힘이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뒤흔들었는지 보여주는 책”이라며 자신의 입장이 아닌 책에 담긴 내용임을 애써 소개했다.

아울러 “‘책으로 보는 다큐멘터리’ 같아서 시각 자료와 함께 쉽게 읽고 몰입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해당 도서는 KBS 다큐 인사이트 제작팀이 쓴 책으로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KBS 1TV에서 방영됐던 다큐멘터리를 엮은 것이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은 25일 페이스북에 "지정학적 조건을 유리하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 전략"이라고 밝히며 한국전쟁을 국제전이라고 지칭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이 책을 빌미 삼아 한국전쟁을 일으킨 주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은 불가피 해보인다.

역사적인 주지의 사실처럼 △ 6·25 전쟁은 남침에 의한 것 △ 북한의 무력통일 야욕에 대한 내용을 누락한 것이다. 또 전직 대통령으로서 6.25 한국전쟁을 되돌아 보면서 참전군 및 순국선열에 대한 애도가 전혀 없는 점도 전직 대통령의 6.25 전쟁 평가 메시지라고 보기엔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침략이란 말은 한번도 안하고 그저 미중전쟁이라고만 하는데, 마치 미국이 전쟁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제전으로 물타기하며 북한의 무력통일 야욕을 교묘하게 가리며 ‘미중전쟁’이라는 단어로 윤석열정부의 친미외교를 비판하는 것”이라며 “왜곡된 역사관에 더 기가 막힌 건 순국선열에 대한 보훈메시지 하나 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 참전용사는 “동족상잔비극에 대한 애통함이 전직 대통령에게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국가적 수모”라며 “분단상태의 정전의 상황에 참전국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게 국가지도자의 모습이 맞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해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은 같은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의 역사관에 대해 “보훈에 대한 메시지는커녕 '6·25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중공군이 개입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도움)전쟁'이라 외치는 중국의 주장을 대변한다”며 “6·25가 미중전쟁? 대한민국을 부정, 중국을 숭배, 김일성 면죄하는 전직 대통령”이라고 일갈했다.

▲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은 6·25 전쟁 발발 제73주년을 맞은 2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50 미중전쟁'이란 제목의 책 추천 형태로 "한국전쟁이 국제전"이자 "국제적인 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 페이스북 글에 대한 반박글을 게재했다. 윤희숙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한국전쟁은 1950년 6월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넘게 한반도 전역에서 벌어진 동족상잔의 국제전으로 북한의 기습 남침에서 시작됐다. 국가기록관등에 따르면 전쟁 피해결과는 막대했는데, 당시 한반도 인구 3000만명중 과반 이상인 1900만여명이 직접적 피해를 봤다.

또 국군 62만 명, 유엔군 16만 명, 북한군 93만 명, 중공군 100만 명, 민간인 250만 명, 이재민 370만 명, 전쟁미망인 30만 명, 전쟁고아 10만 명, 이 휴전선이 생겼으며 남북한이 분단됐고 이후 휴전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에도 북한의 끊임없는 군사도발과 핵무력 시위로 인해 긴장관계가 조성되고 있는 마당에 전 직 대통령의 ‘침략국’ 책임을 묻지 않는 메시지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2018년 4월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열고 정전협정 해제를 선언했으며 같은해 9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 앞에서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았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며 평화메시지를 낸 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남북대화 중심의 대북 정책 기조를 임기가 끝날때까지 유지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