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대치 심화… 與 “괴담 조장 말라” 野 “국익 침해 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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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터널 공사 완료 …28일 방류 전 설비 검사
민주당 우원식·정의당 이정미 ‘日오염수’ 단식농성 돌입
이재명 “핵 오염수 버려지면 못 주워 담아...중단 요구해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27 00:00:02

▲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단식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 대치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대대적인 대여투쟁에 돌입했다. 여야 정치권이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수개월째 공방을 벌였는데, 방류가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야당이 단판 선언을 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비과학적 괴담 확산 중’이라며 팽팽한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4선 중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국익침해 방조와 직무유기 행위를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두고만 보지않겠다”며 단식농성을 선포했다. 우 의원은 “다음달 초면 IAEA최종보고서가 발표된다.

일본 정부가 위임한 사항만 검증을 실시하는 IAEA에 우리 국민의 안전을 맡겨둘 수는 없다”며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시운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이 속속들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단식투쟁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국회 최고위 모두 발언에서 대여투쟁을 결단하며 “핵 오염수가 한 번 바다에 버려지면 다시는 주워담을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괴담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우리 정부, 우리 집권 여당”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오염수 방류 중단을 일본에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오염수 방류 저리를 위한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같은 실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민주당이 최후의 결단을 한 것으로, 전날 일본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해양 방류에 사용될 해저터널 공사가 이날 완료된다. 또한 28일에는 관련 설비에 대한 최종 확인 검사가 시작되는데 이 검사가 끝나면 방류 설비와 관련된 준비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정상 원전이 아닌 사고 원전의 첫 방류 사례로 각종 안전검사에도 불구하고 신뢰도에 의심이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조만간 공개할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올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방류를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국제적 이슈 띄우기 전략도 택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대만, 중국 등의 일본 근접국가들이 오염수 방류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 온 것을 공략한 것이다. 이들은 태평양도서국포럼(PIF) 18개 회원국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공동 대응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주말마다 서울 시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를 주최했던 이 대표는 22일 강릉 주문진시장을 찾아 “대한민국 입장에서 피해가 워낙 크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우기고,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억압한다고 문제가 사라지느냐”고 어민을 상대로 오염수 방류에 우려를 표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수산물 안전성 검사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는데,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산물에 오염수로 인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급속도로 팽배한 것이다. 특히 양식장·위판장에서 시료 검사를 하는 시간이 유통 속도를 못 따라잡아 삼중수소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지지 않을 오염수 노출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바 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여론 플레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은 ‘오염주 정체도 규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염수 선동을 해서 수산물 불매운동까지 하고 있다”며 “광우병 괴담에 이어 비과학적 오염수 괴담을 확산하면서도 정작 안정성에 대해 과학적 입증을 하는 정부는 무시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식약처 등 주관부처는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유관국가와 공조를 통해 비과학적 대여투쟁을 과학적으로 반박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 시민사회 일각도 현재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투명하고 정확한 선제대응만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라고 제언했다.

한편으로 정부는 오염수방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IAEA와 세계적 권위의 원자력 및 해양 학자들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검증했다. 또한 정부는 후쿠시마 앞 바닷물의 샘플을 확보했고, 방류 후 샘플과 비교해 일본 정부의 오염수 처리 계획과 부합하는지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