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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학술 토론의 장은 여느 세미나와 다름 없이 평온한 가운데 개막 시간을 맞이했다. 일찌감치 참가 패널들이 세미나장을 찾았고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방청객들도 속속 도착해 자리에 앉았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5·18 가짜 유공자 규명 및 민간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는 150여 명의 방청객이 찾아와 5·18에 쏠린 큰 관심을 반영했다.
그러나 세미나장은 이내 마치 이데올로기가 대립하듯 각을 세우는 차디찬 냉전의 현장으로 돌변하는 듯 했다. 광주에서 상경한 5·18시민단체 관계자 50여 명이 방청석을 박차고 연단으로 나와 토론자 박남선 (사)국민화합 상임이사와 대치하면서 일순간에 분위기가 악화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5·18시민군 상황실장을 지내 잘 알려진 박 상임이사의 대표성을 직접 문제삼았다. “당신이 뭔데 여기에 나와있느냐”고 따져물었고 고함을 내지르는 이도 있었다. 약 20명의 경찰관이 출동해 현장을 수습했다.
양측은 팽팽하게 대치했다. 주최 측은 “여러 분 중 가짜 유공자가 있느냐”고 물었고 시민단체는 “모두 진짜 유공자”라고 답했다. 주최 측은 “진짜 유공자라면 유공자로서 품격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의 마찰은 40여 분간 이어지다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건물 1층 입구에선 시민단체 쪽 관계자가 물리력을 썼다가 폭행시비로 번졌다. 남대문경찰서는 5·18 시민단체 관계자를 입건했다. 박남선 상임이사 측 관계자를 밀친 혐의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상황보고를 올렸고 곧 조사를 받게 되신다”고 당사자에게 알렸다. 세미나장에는 (사)5·18구속부상자회와 공법단체 5·18부상자회·5·18공로자회가 찾아왔다.
황인건 5·18부상자회 서울지부 사무국장을 비롯한 관계자 몇 명은 기자에게 식사 한 번 하자고 했고 흔쾌히 답했다. 내주에 한 번 사무실을 찾아가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카이데일리가 진실하게 보도한다” “진심으로 위로가 된다” “유공자의 진실을 파헤쳐 고맙다”는 방청객의 격려와 응원이 쏟아졌다.
행사를 주최한 스카이데일리 조정진 대표이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언론의 기본 사명은 ‘사회 감시’”라며 “불량 유공자를 가려내고 누가 이런 가짜 유공자를 양산했는지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조정진 대표의 개회사 전문이다.
바쁘신 와중에 경향 각지에서 멀리까지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나라 현대사 달력은 사실상 단 하루도 빨간색이 아닌 날이 없습니다. 사건‧사고도 많고 기념할 일도 추념할 일도 많습니다. 그중에 제주4‧3과 4‧19, 5.16과 5‧18, 6‧25, 6.29 등은 나라의 운명이 바뀐 날입니다.
이중에 아직도 논란거리로 남아 국론 통일을 가로막는 것이 제주4‧3과 광주5‧18입니다. 이 문제를 순조롭게 풀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많은 희생을 야기한 두 기념일은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사회주의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이데올로기가 대립하는 분단체제 속에서 발생한 금기와 성역의 영역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폭동으로 매도되고, 또 어떤 때는 민주화운동으로 미화하는 양 극단의 평가를 받는 현대사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원인과 과정은 차치하고 국민이 다수 희생됐기에 이를 해원(解寃)해 주려는 선한 동기로 시작된 희생자 추념‧명예회복 움직임이, 순전히 정치적 이유로 국가유공자급인 ‘민주화유공자’로 둔갑해 금전적 보상금을 비롯해 각종 특혜를 강취해가는 현실을 보고 뜻 있는 인사들이 나섰습니다.
아직도 진상이 규명 중인 사건임에도 ‘민주화운동’이라 단정 짓는 것도 문제이고, 해당 사건과 무관한 인사들이 터무니없는 명분으로 ‘유공자’ 반열에 올라 국록을 축내는 일은 더더욱 큰 문제입니다.
언론의 기본 사명이 ‘사회 감시’ 기능이기에 스카이데일리는 이런 불량 유공자를 가려내고, 누가 이런 가짜 유공자를 양산했는지를 낱낱이 파헤칠 것입니다.
오늘 그 첫 발을 내딛습니다. 오늘 행사의 1부는 ‘5‧18 가짜 유공자 규명 세미나’로, 2부는 정부의 엉터리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민간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출범합니다.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역할을 맡아 각종 과거사 진상 규명 역사상 가장 적확한 진실 규명에 나설 것입니다.
오늘의 세미나와 출범식은 시작입니다.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외롭고 두렵긴 하지만, 누군가 가야할 길이기에 스카이데일리는 길을 떠납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길에 기꺼이 길동무를 해주신 사단법인 국민(國旻)화합의 윤재복 이사장 님과 박남선 상임이사 님, 그리고 스카이데일리 싱크탱크로 늘 함께하는 자유민주시민연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음지에서 수년 동안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 조사에 천착해 이 자리를 만들게 해 준 1등 공로자 이혜진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그 방대한 자료를 일일이 분석해 독자와 만나게 해 준 김준구 스카이데일리 부국장과 복잡한 국가유공자 관련법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문제점을 콕콕 짚어 준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님께도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선뜻 나서기 힘든 자리에 토론자로 자리를 의미 있게 해주시려다, 토론문까지 보내셨지만 주변의 몰이해로 막판에 불참을 통보해 오신 광주5‧18 유공자 전용호 작가님과, 5‧18 사형수에서 국민화합의 기수로 나서신 박남선 선생님, 태영호 의원의 북한 외교부 선배이신 원로 탈북인 김태산 상임대표님, 그리고 우리 시대의 진정 용기 있는 법조인 박인환 변호사 님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스카이데일리가 제작한 자료집에 엄청난 자료가 담겨있습니다.
43년 동안 한쪽에서는 그토록 감추려고 애썼고, 다른 한편에서는 공개하라고 그토록 외쳤던 5‧18 유공자 1, 2차 명단 4269명이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맨 뒤엔 김일성과 김정일이 대남사업 관련 비밀교시와 어록을 원문 그대로 실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북한의 대남 공작 앞에 얼마나 취약한지, 북한이 얼마니 집요하고 치밀하게 대한민국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움직이고 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는 자료입니다.
저는 북한학 박사논문을 쓰면서 웬만한 북한 원전은 다 보았습니다. 70여 년동안 생산한 김일성·김정일 어록은 물론 ‘닭알에도 사상을 재우면(주입하면) 바위를 깰 수 있다는’는 김정은 명언까지 꼼꼼히 뒤져보았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한 것으로 자부하는 것들 중에도 상당수가 북한이 개입한 것들이 많습니다.
오늘 김태산 선생님의 발제문에 큰 충격을 받을 겁니다. 많이 알면 알수록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체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잠을 못 이룰 정도입니다.
우리끼리 티격태격 아웅다웅 다투는 동안 북한은 이미 우리 사회를 두 동강 세 동강 내서 요리조리 내돌리고 있습니다.
부디 이번 세미나와 앞으로 진행된 우리 민간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활약으로 우리 실상을 적확히 깨달아 북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주적이고 주체적으로, 북한 동포를 배고픔과 독재·반인권으로부터 해방시켜 자유와 민주주의와 풍요가 넘치는 통일 한반도로 나아가는 첫 발자국이 되길 기원합니다.
각자의 경험이나 생각이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하며 세미나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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