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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겸 경인여대 교수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의 특징을 양극화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정책에 시장 자체는 연착륙할 것으로 보이나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양극화 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반기 부동산시장 연착륙 전망… 전·월세 시장 양분화
“윤석열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정책으로 전체적인 부동산시장은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도 중금리로 가고 있지만 지난해 금리인상 시기를 겪고 금리 자체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이 만성화됐다. 시장 자체도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매도세와 매수세 간에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는 완만한 우상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우려했던 역전세난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역전세난을 해결할 유일한 방안은 결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전세시장은 안정화보다는 고가·저가 주택으로 양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가 전세시장은 아파트다. 아파트 전세시장은 수요 증가로 전셋값도 우상향으로 갈 것이다. 반면 전세 사기 우려가 있는 비아파트 전세시장은 하향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 기존 저가 전세 수요는 보증부 월세시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보증부 월세의 공급은 정해져 있고 수요는 증가하다 보니 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집값 통계 신뢰도 높여야… 소비자들 기관별 목적 파악해 활용해야
“통계가 ‘정치적 산수’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통계자료는 정확하게 산출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용해야 한다. 감사원 발표대로 문재인정부가 통계를 왜곡했다면 그것은 명백히 국민을 속이는 행위다.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거나 통계청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
앞서 감사원은 문 정부 시절 청와대(대통령비서실)와 국토교통부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94회 이상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 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전 정부 고위직 22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소비자가 통계자료를 판단할 때는 발표 기관의 목적과 의미를 잘 파악하고 분석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부동산원과 민간에서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부동산 가격 통계자료는 작성 목적·활용 방법 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통계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정부 산하기관은 이것을 정책을 수립하고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 그러다 보니 호가 중심이라고 하더라도 안전 기조가 있고 반대로 민간에서는 시세 위주다.”
수도권 분양시장도 입지·분양가 따른 양극화 심화
“아파트 청약에는 입주 후 시장가격이 분양가보다 높게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다. 입지 여건이 좋거나 시장가격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매겨진 단지는 분양이 활성화되고 반대의 경우는 저조해지는 양극화 현상이 서울에서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지방 부동산시장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지방 일부 지역은 악성 미분양 물량이 많다. 2~3년 이상 분양이 안 된 악성 미분양물들은 취득세나 양도세 감면이라는 당근을 던져 줘서 어느 정도 분양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서진형 교수는 양극화 해결 방안으로 균형발전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시장 양극화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무엇보다 국토 균형발전이 우선돼야 한다. 공공기관을 인위적으로 이전해서 균형발전을 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지역 산업·경제에 기반한 균형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270만가구 공급 달성 ‘여소야대’ 상황에선 불투명
윤석열 대통령의 부동산 핵심 공약이었던 '임기 내 270만 가구 공급'에 대해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처음 공약을 발표했을 때부터 많은 부동산 전문가가 이야기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였다. 그만큼 주택을 공급할 택지도 많지 않고 약 70%가 민간 물량이었는데, 민간에서도 수익이 있을 때 공급하는 것이지 적자를 내면서 사업을 할 수가 없다. 물론 부동산시장 환경 변화와 글로벌 경제위기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정부에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해 공급을 활성화하고자 했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규제완화 정책과 관련된 개정안 통과가 쉽지 않다. 개정안이 통과됐으면 공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생아 특공’ 신설 등 아파트 청약 특별공급 제도 개정과 관련해서는 특별공급 물량 증가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지원 방안’ 발표를 통해 출산 가구에 대해 연 7만 가구를 특별공급 또는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임신·출산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특공 자격을 준다. 민간 분양의 경우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물량에서 20%를 출산 가구에 배정한다.
또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을 구입하더라도 향후 아파트 청약 시 생애최초 특공에 지원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동산시장 수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은 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정부에서 모든 국민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특별공급 물량을 늘려야 하는데 특별공급 신청 자격 대상자만 늘어나고 있다. 당첨 경쟁률만 높아지고 희망 고문만 하는 거다. 주택공급과 함께 계층별로 맞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규제완화 유지해야
올해 초 정부가 부동산경기 연착륙을 위해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이달 27일부터 신청 자격을 강화한다.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부부 합산소득 1억 원 이하’의 우대형 상품은 유지하되 ‘주택가격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부부합산 연소득 1억 원 초과’에 해당하는 일반형 상품은 판매가 중단된다.
“정부로서는 가계부채 관리라는 딜레마가 있다. 가계부채가 심해지면 국민 경제의 붕괴, 금융기관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고가의 부동산 자산을 본인의 자본 100%를 투입해서 매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출을 받아서 매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가구 1주택자나 무주택자에 한해서는 어느 정도 수요자의 변제 능력 등을 감안한 대출 규제완화정책을 유지해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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