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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두 전쟁으로 몸값 오른 튀르키예
김학형 국제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07 00:02:40
▲ 김학형 국제부장
국제관계에서 협정·협약·의정서 등은 조약(條約·treaty)의 한 유형이다. 우리 언론에서 가끔 무역·기술·경제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협정·협약 등을 대신하는 수사(修辭)인 경우가 많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멈추자는 약속도 언론에선 국내·외를 막론하고 휴전 협정’ ‘휴전 합의등 여러 가지로 부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일시적 휴전에 합의한 문서가 공개되질 않으니 명칭을 통일하기 어려울 수밖에.
 
동맹(同盟·alliance)은 기본적으로 군사·안보 동맹을 뜻한다. 공통의 군사적 안보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 간 또는 국가와 국제기구 간 조약을 맺어 성립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1953101일 북한의 남침과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이듬해 발효)해 한미동맹의 법적·군사적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맺은 동맹 조약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최초이자 지금껏 유일하다. 한미동맹은 지난해 70주년을 맞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됐다.
 
유럽연합(EU)의 모체로 평가되는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가 탄생한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19505월 로베르 슈만 당시 프랑스 외무장관은 독일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서유럽의 석탄·철강을 공동 관리·감독하자는 내용의 슈만 선언(또는 플랜)’을 내놓았다. 이에 동의한 프랑스·이탈리아·베네룩스 3(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과 전범국 독일이 이듬해 ECSC 조약을 체결했다. 오늘날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 앞 광장의 이름이 슈만 광장이며, EU는 슈만 선언이 나온 59일을 유럽의 날로 제정해 기념한다.
 
EU가 경제 공동체라면 유럽을 묶는 군사동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2차 대전 이후 당시 소련(러시아)과 공산주의의 확장 위협에 맞서는 게 목표였으니 승전국인 연합군의 미국·캐나다가 참여하는 게 당연했다. 이에 소련은 동유럽 국가들의 군사동맹인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창설했으나 1991년 소련 붕괴 뒤 루마니아·불가리아·체코·폴란드·헝가리 등 참여국 대부분이 나토에 가입했다. 러시아는 이들 국가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꾸준하게 반대해 왔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20225월 나토 합류를 신청했다. 스웨덴은 200여 년간, 핀란드는 2차 대전 이후 70여 년간 군사 비동맹(중립)국이었다. 그랬던 두 나라가 그해 2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가 제공하는 집단 안보의 필요성을 새삼 절감한 것이다. 양국 의회는 긍정적인 여론에 힘입어 나토 가입안을 빠르게 통과시켰다. 특히 핀란드는 1939년 겨울전쟁에서 소련에 영토 약 10%를 빼앗겼으며, 이후로도 러시아의 눈치를 보느라 나토 대신 러시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한 아픈 역사를 가졌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은 헝가리의 승인만을 남겨뒀다. 튀르키예는 지난달 24(현지시간) 의회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튀르키예는 핀란드·스웨덴이 자국 출신 쿠르드족 분리주의 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다. 또한 2016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 대한 군사 반란(쿠데타) 시도와 연관된 인물들의 송환을 요구해 왔다이에 두 나라는 PKK 관련자를 송환하는 등 튀르키예를 달래는 데 힘썼다.
 
천재지변을 겪은 국가에 다른 국가가 위로를 전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런데 1년 전 튀르키예 대지진 때 대립 관계에 있는 스웨덴·핀란드와 나토 회원국은 물론 러시아 역시 위로의 메시지와 구조대·구호 물자 등을 보냈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호 관계인 유일한 나토 회원국이다. 실제로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를 자임한다. 또한 튀르키예는 시리아·이라크·팔레스타인 등의 난민을 묶어 두고 있다. 튀르키예의 결정으로 유럽에 난민이 대거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 2000년대 들어 국제관계에서 튀르키예가 차지하는 위상이 이토록 컸던 적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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