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특별재판부는 북한의 인민재판식이 될 수밖에 없다.”(주진우 의원)
“이재명 정권이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고집하고 있다.”(이성권 의원)
“끝내 스스로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을 택했다.”(최보윤 의원, 대변인)
내란전담재판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쏟아낸 막말이다. 저주에 가까운 이들의 비난을 듣고 있자니 12·3 불법 비상계엄의 망령이 아직 여의도를 떠나지 않았다는 ‘섬뜩함’이 등골을 스친다.
그들은 지난 1년간 총칼이 지나간 자리에 숨어들어, 내란 수괴를 비호하고, 공범임을 자처해 왔다. ‘내란몰이’, ‘공포정국’이란 말로 포장하며, ‘반성 없는 권력’의 추악한 민낯을 숨겨왔다.
그들이 말하는 ‘인민재판’이란 무엇인가. 헌법질서를 무시하고 군홧발로 국회를 짓밟았던 12·3 불법 비상계엄이야말로, ‘인민재판’이자 ‘잔혹한 겁박’이었다. 그럼에도 내란세력의 편에 서서 ‘역사의 죄인’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을 넘어 ‘천박한 도덕성’ 그 자체다.
일제강점기, 나라를 팔아 영달을 꾀했던 친일 부역자들이 오히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자며 설치된 ‘반민특위’을 공격했던 논리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닮아 있다.
‘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이르게 됐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은 없다. ‘내란청산’의 길목마다 억지 궤변으로 ‘심판’과 ‘단죄’를 방해해 온 그들은 ‘민주주의’ 수호자가 아닌, 내란의 ‘적극적 조력자’다.
국민에 총칼을 들이댄 내란세력의 부역자들이 어찌 이들뿐이겠는가. ‘법’의 탈을 쓴 내란 부역자들은 ‘내란종식’이라는 역사의 준엄한 명령을 ‘왜곡된 법’의 논리로 박제하기에 바빴다.
그들은 내란재판을 지귀연에게 몰아주며 지연 전술을 펼쳤고, 핵심 피의자 구속영장은 자판기처럼 기각됐다. 민주주의 공격 세력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내란세력들은 내란의 기억을 지워가며, ‘구국의 결단’이라 항변하고 있다.
오욕의 역사에 대한 단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법부의 정의 실현 기능은 약화됐다.
로마의 법률가 키케로는 ‘인민의 안녕이 최고의 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인민을 배신했고, 신뢰를 잃은 사법부는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천신만고 끝에 ‘내란전담재판부’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위헌성 시비 요소가 제거됐고, 조희대의 입김도 차단됐다. 민주주의 파괴 세력을 법의 심판대에 제대로 세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졌다.
역사는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준다. 2차 대전 종전 후 열린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연합국은 나치 전범들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전범들은 ‘상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항변했지만, 연합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관의 명령이라 해도 전쟁 범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24명 중 12명에게 사형이, 3명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도피한 나치들은 영원히 쫓기는 신세가 됐다.
단호한 심판이 있었기에 유럽은 잔혹한 전쟁의 망령을 떨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반민특위의 실패로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대한민국이 70년이 넘도록 역사 전쟁이라는 소모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내란전담재판부는 12·3 불법 비상계엄이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니라,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중대 범죄였음을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패배주의적 법리, ‘통치 행위는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비겁한 회피를 심판해야 한다.
신속·엄정한 재판을 통해 민주주의 파괴 세력이 다시는 역사의 무대 위에 오르지 못 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보복이 아니다. 헌정 질서를 유린한 자들에 대한 책임 있는 단죄다.
국민의힘과 사회 곳곳에 틀어 앉은 내란동조세력들은 내란전담재판부를 흔들려 할 것이다. ‘국가위기’, ‘사회분열’을 들먹이며, 끊임없이 준동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에 내란전담재판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위헌법률심판 제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절차적 공정성’이 아니라 ‘드러날 진실’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 내란의 역사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또다시 총칼의 위협 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내란전담재판부의 출범은 오욕의 역사를 끝내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