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자녀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이 전면에 나서자 ‘친정’ 더불어민주당은 중도층 표심 이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4·19 위령탑 묵념 후 낭독한 창당선언문에서 “지역갈등·세대갈등·남녀갈등을 조장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를 외면한 채 오직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를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지금 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 않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초저출생·고령화로 인한 국가소멸 위기가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국민은 저성장·양극화에 신음하고 있고 자영업자·서민의 삶이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석열정부를 겨냥해선 “정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답답하다 못해 숨이 막힌다. 비판 언론을 통제하며 정적 제거와 정치 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 민생을 외면하는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기도 했다.
또 “4월10일은 무도 무능한 윤석열 정권 심판 뿐 아니라 복합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행동하고자 한다”며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총선 출마 방식에 대해선 “비례냐 지역구냐 하는 구체적 출마 방식은 제 개인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창당 후 함께 하는 동지나 벗들과 의논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덕담으로 힘을 보탰다. 그는 1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조 전 장관에게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 창당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조국의 강’을 건너는 듯했던 민주당이 이번 신당 창당 선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녀입시비리 재판 과정에서 상당수 국민의 조롱을 산 조 전 장관인 만큼, 창당을 통해 본격 정치 입문을 시도할 경우 민주당에 불똥이 튈 가능성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의 과거 무수한 SNS상 발언과 현 행동의 모순을 지적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로남불’(조국+내로남불)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등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민주당은 이런 점이 재차 이슈 중심에 서면 ‘윤석열정부 심판론’이 묻힐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문재인정부 때 내세워진 공정·상식에 상흔을 남기며 정권 상실의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조국 일가의 자녀입시 비리에 사람들이 특히 놀란 것은 그가 “모두 용이 되려 하기보다 가재·붕어·개구리도 행복한 개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조국의 늪’ 방지 차원에서 일단 거리두기를 계속할 방침이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신당과 (야권 비례연합정당을) 논의한 바 없다” 일축하며 “2심까지 현재 금고형 이상을 받았기에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총선 후 조국 신당을 민주당에 흡수·합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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