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LG가(家)인 LF그룹은 글로벌 의류제조 및 판매 회사다. LF는 LG의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손자 구본걸 LF 회장을 필두로 최대주주 20인이 그룹 지주사인 LF의 주식 절반 이상을 보유하며 지배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새 2세 경영승계를 위한 포석이 깔리고 있다.
일찍이 본업인 패션사업 외에 사업다각화를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에 나선 LF였지만 최근 신사업인 부동산 부문의 실적 악화가 그룹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형국이다.
오너 일가 그룹 지배구조 공고… 2세 경영승계 작업 드라이브 거는 중
LF그룹은 LF를 지주회사 격으로 하며 LF의 최대주주는 구본걸 LF 회장 외 20인이 전체 발행주식 2924만 주 중 1570만9807주(53.73%)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구 회장은 전체 주식의 19.11%(558만789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구 회장의 특수관계인들이 대부분 최대주주 20인에 포함되어 있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 전 고려디앤엘 부회장과 구본진 전 LF부회장이 각각 LF 지분 8.55%(250만1476주)·5.84%(170만71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 밖에 구 회장의 자녀인 장남 구성모 씨가 지분 1.18%(34만4259주)를 가지고 있으며 딸 구민정 씨가 1.10%(32만2491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지배구조 상황에서 LF는 최근 2세 경영을 위한 본격적인 승계작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의 장남 구씨가 지분을 91.5%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고려디앤앨’이 LF 지분을 적극 매입하는 등 장남 구씨가 개인회사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디앤엘은 조경공사·조경 관리·원예 판매 등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LF그룹 비상장 계열사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7월 LF네트웍스의 인적 분할을 통해 탄생했는데 이 과정에서 LF네트웍스가 보유한 LF 지분 6.18%(180만6000주)가 고려디앤엘로 모두 이전됐다.
같은 해 10월 고려디앤엘은 최대주주가 종전 구 회장에서 그의 장남인 구씨로 변경된 데 이어 분할 이후 적극적인 LF 지분 매입에 나섰다. 이에 따라 분할 당시 6.18%에 불과했던 고려디앤엘의 LF 보유지분율은 현재 11.13%(325만4500주)까지 증가했다.
장남 구씨가 직접적으로 보유한 LF의 주식은 1.18%에 불과하지만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고려디앤엘을 통해 실질적으로 LF 지분 12.31%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2대 주주인 구 회장의 남동생 구본순 전 부회장이 LF 지분의 8.55%를 보유하고 있지만 장남 구씨는 사실상 이를 넘어서는 지분율 확보로 LF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향후 구 회장의 지분까지 넘겨받는다면 그의 그룹 지배 승계는 확실시된다고 볼 수 있다.
사업다각화 통한 미래 먹거리 탐색 중… 부동산 사업 실적 악화로 그룹 전체 발목 잡혀
LF는 본업인 패션사업을 주축으로 하면서도 계속해서 사업다각화를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앞서 구본걸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신규 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규식 LF 부회장도 신년사에서 “올해는 패션 사업을 주축으로 부동산금융·식품·이커머스 등 다양한 업종에 자원 배분의 선택과 집중을 할 예정이다”며 “이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 투자 극대화로 주주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LF는 특히 패션 분야에서 해외 브랜드 확장에 투자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LF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명품 브랜드인 ‘빠투’를 신명품 브랜드로 육성하면서 ‘포르테포르테’를 모노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패션 기업이 자체 브랜드가 아닌 수입 브랜드 확장에 힘을 쓰는 것은 최근 업계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으로 통한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를 맞추면서 유행에 민감한 MZ 소비층의 마음을 잡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 측면에서도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보다 수입 브랜드 확장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 대비 효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패션 부문 이외의 사업다각화 투자에서는 고배를 마시는 중이며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그룹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신사업은 단연 부동산이다.
2019년 LF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야심차게 인수한 부동산금융 전문기업인 코람코자산신탁이 최근 부동산 업황 침체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며 그 영향이 LF 실적 전체에까지 미쳤기 때문이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와 신규 개발 사업지 감소 및 미분양 사태 증가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겹치며 시장 회복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에 따라 LF는 영업이익이 66%나 추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37% 줄어든 622억 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도 754억 원으로 절반 이상(57.5%) 줄었다.
신사업인 부동산 사업의 침체로 이처럼 LF 그룹 전체가 휘청이는 이유는 LF의 코람코 의존도가 큰 탓이기도 한데 2022년 LF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1851억 원 중 코람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48.9%로 절반 가까이에 이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F의 사업다각화 전략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본업인 패션 사업과 관련이 없는 신사업들이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에서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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