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그 열기가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⑤하야로비] 하야로비는 도심으로부터 살짝 벗어난 인천 계양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전망 좋은 팬션의 느낌을 풍기는 외관 때문에 식사하면서 마치 소풍을 온 듯한 일거양득의 기분도 든다. ‘백년가게’라는 타이틀을 획득했지만 하야로비의 홍성구 대표는 늘 한결같은 고객 중심의 겸손한 자세로 최상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심이 통한 것인지 대표의 손맛에 반한 단골손님도 꾸준히 찾아오고 있고 외국인 손님도 꽤 있다. 대표 메뉴와 함께 제공되는 밑반찬까지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한 재료로 손수 만드는 건강식의 총체 하야로비의 홍성구 대표를 만나 보았다.
나는 손님 바라기 요리사
하야로비를 찾는 손님은 가게 안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귀빈 대접을 받는다. 호텔 출신인 홍 대표는 손님을 위해 존재하는 서비스맨이다. 흙길로 된 주차장에 들어서니 식당 외관 조명을 점등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놓고 있었다. 손님의 기분을 살피려는 세심한 배려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홍 대표가 환한 웃음으로 맞아 주었다.
“우리 집이 좀 특별합니다. 들어오실 때 조명이나 아기자기한 조형물 그리고 생화 보셨죠. 아마 식당 곳곳 저희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을 거예요. 찾아 주시는 고객 한 분 한 분이 참 감사하잖아요. 최대한 따스하게 맞을 수 있도록 늘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생각합니다. 우리 집을 잊지 않고 방문해 주시는 고객을 위해 제가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며 한 분 한 분 직접 눈을 마주하며 따스한 대화를 건네 드리는 것이 보내 주시는 성원에 대한 작은 화답이랄까요.”
실제로 홍 대표의 성품에는 온화함이라는 사려 깊음에서 우러나온 분위기가 배어 있다.
“하야로비는 제가 직접 부지를 사고 건물을 세운 곳이라 더 애착이 큰데 어느덧 식당을 연 지 23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제가 원래는 특급 호텔 조리장으로 근무했었는데 1991년에 호텔을 그만두고 창업했습니다. 한식 등으로 업종 변경이 있었지만 2001년부터는 쭉 하야로비를 운영해 온 셈이지요. 요리 경력으로만 따지면 1970년대 후반에 시작했으니 45년 정도 외식업에 종사해 온 셈이네요. 자영업만 34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 경력이 특급 호텔 주방장이고 88올림픽 때는 VIP실 조리 팀장을 맡았는데 제 몸이 그때 서비스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대한의 의전으로 보답하고자 손님이 도착하시면 나가서 환대하고 자리에 앉으실 때까지 안내를 해 드립니다. 그 이후 직접 조리한 음식을 손님께 정성스레 제공한 뒤 식사 중간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하거나 추가 음식을 보충해 드리기도 합니다. VIP 의전은 상대를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식사 전의 친절함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빼앗길 성싶었지만 사실 하야로비는 건강함이라는 더 큰 마력을 지니고 있다. 하야로비가 특별한 건 23년간 주방을 지켜 온 일류 요리사의 존재 때문도 요리가 너무나 맛있어서만도 아니다.
“일단 서빙이나 재료 손질을 도와 주시는 최고령 직원이 한 분 계십니다. 바로 올해 아흔둘이 되신 저희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이전에 건강이 악화됐다는 진단을 받고 회복이 어렵다는 말까지 들어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않았죠.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이곳에 계시면서 완전히 건강해지셨어요. 어머니는 주로 요리 부재료를 다듬어 주시고 손님이 많아 바쁠 때는 직접 음식 서빙을 도와 주시거나 직접 재배하신 채소를 고객들께 무상으로 드리고 하세요. 또 한 사람 제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게 바로 집사람입니다. 집사람은 땅속 항아리에 김치를 묻던 시절부터 묵묵히 제 옆을 지켜 줬어요. 저희 식당에서 제공되는 모든 메뉴는 저와 제 아내가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 식당은 구석구석에 건강함이 가득 묻어 있죠. 그러니까 나오는 음식도 당연히 건강할 수밖에 없겠지요.”
“저희 식당에 텃밭이 있는데 겨울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작농하고 그곳에서 저희가 직접 사철 내내 농사를 짓습니다. 손님상에 올리는 채소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씁니다. 유기농이고 또 작물 본연 그대로의 신선하고 싱그러운 식감을 맛볼 수 있어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소리만으로 가스 상태를 알 수 있어요
홍 대표는 천생 요리사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동안에도 손님상에 올려진 가스버너 위 불판에서 나는 소리로 고기 굽기의 상태를 식별한다. 그는 ‘혼이 담기지 않은 요리는 손님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철칙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이제 다 장성한 자식들이 건강을 염려해 식당 운영을 만류해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 12시간 이상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때는 가게 전기가 끊길 만큼 어려운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장사를 어렵게 시작하기도 했고 예전에 음식 광고 전단지나 쿠폰북이 유행하던 시절에 우리 집 단골이던 분이 메뉴가 달라진 다음에도 지금까지 단골 손님으로 연을 맺고 있는 경우도 있지요. 저희 가게를 찾아 주시는 고객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거나 단 한 번만 방문하는 경우는 없고 한번 오시면 꾸준히 방문을 이어서 하십니다. 최근에는 30년 전 방문하셨던 손님이 저희 집 음식 맛이 생각난다며 식사하러 오신 일도 있어요.”
홍 대표는 하야로비에서 만드는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해서도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 집은 부재료도 정말 건강합니다. 요리에 넣는 고춧가루는 제천이나 음성 같은 시골에서 공수해서 제가 직접 고추를 건조해 빻아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치냉장고 10대에 1년 치 고춧가루를 만들어 저장해 사용합니다. 요리할 때 손님을 늘 먼저 생각하니까 15년 전, 30년 전 단골 분들이 다시 찾아 주시죠. 그런 단골들께서 음식 맛이 늘 한결같고 사장님이 늘 그대로라고 말씀해 주실 때 그게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초심으로 손님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사랑받는 메뉴
하야로비는 숯불 바비큐 전문점으로 정평이 났지만 ‘참나무장작오리바베큐’만큼이나 한방오리백숙의 인기도 뜨겁다.
오리 바비큐는 1차 초벌구이된 겉면의 바삭함과 촉촉함이 살아 있는 담백한 속 육질이 오감에 유쾌한 자극을 준다. 참나무로 구워 오리고기의 독특한 냄새를 제거하고 도톰한 살이 두드러지게 썰린 고기 한 점을 들어 불판에 올리면 지글지글 익는 소리와 함께 침샘을 자극하는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와인·마늘 등으로 푹 절인 양념을 품고 한 점씩 얌전히 놓인 오리고기엔 식당 주인의 정성이 가득 깃들어 있다.
“참나무장작오리바베큐는 사실 대한민국에서 저희 가게가 단연 최고가 아닐까 그렇게 자부합니다. 와인과 마늘로 오리고기를 24시간 동안 숙성하고 나면 직접 땐 참나무 장작불에 1차 초벌구이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취향이나 선호에 따라 원하는 상태로 굽는 게 가능해집니다.”
오리백숙은 푹 삶아진 오리고기를 먹기 전 국물부터 한 번 떠먹을 것을 권한다. 국물이 진국이기 때문이다. 조리장이 몸에 좋다는 한약재를 직접 공부하고 사람 몸에 최적화된 배합을 했다. 무려 17가지의 한약재를 넣어 우려 낸 국물은 깊고 진하며 목 넘김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여러 가지 한약재에서 우러난 건강한 맛이 어우러진 오묘한 조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살코기는 먹기 좋도록 잘게 썰어 제공되는데 입안에 닿는 즉시 순식간에 녹아 버릴 만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저희 가게 메뉴 가운데 바비큐만큼이나 백숙도 인기가 대단하거든요. 몸이 허할 때 보양식으로 많이 찾으시는데 황기·당귀·감초·엄나무·구찌뽕나무·망개뿌리·송담·인삼 등 17종의 건조 한방 재료를 아낌없이 집어넣고 1시간 정도 압력솥으로 육수를 우립니다. 그다음에 부추와 팽이버섯을 곁들이는데 그러면 정말 환상적인 맛의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저희 가게에 오시면 맛있는 식사 외에도 즐길 거리가 풍부합니다. 오락시설은 △야외 테이블 △대형 노래방 △족구장을 갖추고 있고 픽업 서비스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대형 주차장을 갖춘 약 1500평 부지의 식당인 만큼 송년회·야유회·돌·백일·생일잔치·세미나·친목회·가족모임 같은 연례행사를 진행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입니다.”
홍성구 대표의 말처럼 하야로비에는 웅장한 규모에 걸맞게 적절히 조화를 이룬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풍요로운 맛과 건강, 그리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홍 대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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