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칼럼] 한국과 북한의 마지막 풍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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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18 06:31:30

2024년은 1948년 남·북한이 각각 독립된 정치 체제를 구축한 이래 남·북한 정치사에서 특이한 의미를 가지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우선 금년 초 북한은 대한민국과 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소위 ‘반 통일 선언’을 했다. 반면 3월1일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3·1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비로소 완결되는 것” “이제 우리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 수십 년 만에 대한민국의 대북 정책을 ‘분단 관리’로부터 ‘통일 지향’으로 바꾸어 놓았다.

대한민국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내포하고 있는 심각한 의미를 대서특필하지 않았지만 외국 언론은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의 의미를 정확히 간파했다. 미국의 AP통신은 ‘South Korea’s Yoon Calls for Unification’ 즉 ‘윤 대통령 통일을 촉구하다’라는 타이틀 아래 ‘한국 대통령은 3월1일 북한의 독재 정권을 강하게 비난한 후 자유로운 통일국가를 달성하겠다고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2024년은 수십 년 만에 남·북 관계의 주도권이 대한민국 쪽으로 확실하게 넘어온 해로 기록될 것이다. 한·미 양국은 막강한 화력을 동원,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한 맞불 작전을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김정은 정권의 종식을 목표로 하는 각종 훈련을 노골적·공개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4월에 행해진 한·미 간 대규모 연합훈련 당시 미국은 그린베레(Green Beret) 병사가 ‘권총 사격’을 하는 모습을 공개, 한반도에서 야기될 전쟁 방식을 노골적으로 묘사했다. 21세기는 최첨단 무기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적국 지도자 한 명을 죽이기 위한 ‘권총 사격’도 중요한 시대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주한미군은 이 훈련에서 이름도 고약한 ‘MQ-9 Reaper’ 무인 스텔스기가 군산에서 강원도의 한 사격장까지 날아가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14㎞를 날아가 1m의 오차 범위로 표적을 맞힐 수 있는 MQ-9에 장착된 미사일도 공개했다. Reaper란 ‘저승사자’라는 의미다. 이 비행기는 이름 그대로 ‘요인 암살’을 주특기로 하는 전투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 전투기로 이란의 육군 중장 솔레이마니를 제거했고, 조 바이든 역시 이 전투기를 사용, 알카에다 두목 알 자와히리를 사살한 바 있다. 2022년 10월 일본의 한 기지에 MQ-9을 배치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던 미국은 한국에 이미 4년 전 이 비행기를 배치했다는 사실과 훈련 모습을 동시에 공개한 것이다. 김정은에게 ‘김정은 당신이 전쟁을 일으키면 당신이 첫 번째이자 마지막 전사자야’라는 노골적인 신호를 보낸 게 아닐 수 없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4월6일 오래된 기밀문서 하나를 공개했는데 수십 년간 북한을 통치했던 김일성은 가짜라는 것이었다. 미국이 몇 차례 김일성은 가짜라는 문건을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진짜 김일성은 일본 육사 출신으로 여러 나라 말을 할 수 있는 진정 유능한 인물로서 일본군과 전투 중 전사했다는 사실도 밝혔고, 북한을 통치한 김일성은 가짜로서 본시 마적 두목(bandit leader) 출신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북한 최대의 명절인 4월15일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을 불과 9일 남긴 시점에 김일성은 가짜라는 사실이 공개되자 북한은 부랴부랴 태양절이라는 이름을 삭제하고 말았다.

사면초가의 김정은은 하루빨리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 체계 완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5월27일 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2분 만에 공중 폭발하고 말았다. 정찰위성은 매우 비싼 것으로 미국 기준 약 3억9000만 달러(5377억7100만 원)에 이르는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 쌀 13만7000t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을 단 2분 만에 허공에 날린 것이다.

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은 무개념적 도발을 마구 지속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쓰레기 풍선을 한국을 향해 날리는 것이다. 북한 국방성의 부상 김강일이 “우리는 한국 것들에게 널려진 휴지장을 주워 담는 노릇이 얼마나 기분이 더럽고 많은 공력이 소비되는지 충분한 체험을 시켰다”고 떠들고 있는데 하나 물어보자.

“쓰레기를 주워 모은 후 그것들을 포장해서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주어 담은 후, 풍선에 매달아 한국으로 날려 보내는 것과 쓰레기를 치우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더럽고 공력이 더 소비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