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점 많은 ‘요일제 공휴일’ 더 미룰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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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동 경제 로드맵’ 일·생활 균형 도모 목적
내수 활성화 기대로 미·일 등 오래전부터 시행
3·1절 8·15광복절 등 중요 국경일은 현재대로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8 00:02:01

정부가 최근 ‘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휴일을 ‘O월O일’ 식의 날짜를 지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O월 O번째 O요일’의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 등 다른 휴일과 겹치거나 하루 걸러 휴일을 맞는 소위 ‘징검다리’ 휴일이 될 경우 생기는 불편과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역동 경제 로드맵’에는 일·생활의 균형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휴일제 개선방안 검토가 포함됐다. 이는 대체공휴일 확대와 요일제 공휴일 지정을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당장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올해 안에 연구용역을 마치고 내년에 본격적인 도입을 추진해 2026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휴일을 날짜가 아닌 요일, 즉 금요일이나 월요일로 지정해 운영한다면 휴일인 토·일요일에 이어 3일간의 연휴가 만들어진다. 이는 공휴일이 기존 휴일과 겹치게 되는 경우 사장되면서 연간 휴일 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되는 걸 보완하기 위함이다. 현재는 일부 공휴일에만 대체휴일제를 도입해 보충하고 있다. 대체휴일이 없는 공휴일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또 다른 이유는 공휴일이 화요일이나 목요일과 겹치는 경우와 관련된다. 이 경우 징검다리 휴일이 되는 바람에 직무의 연속성에 리듬이 깨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요일제 공휴일을 도입하면 연간 기본 휴일 수를 보장해 근로자가 충분한 휴식을 갖도록 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북돋는다는 의미가 있다.

국가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휴일이 요일제로 정해지면 3일간의 황금연휴가 보장되므로 관광·여행·레저 등 관련 산업에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또 이는 소비 활성화를 통해 주변 상권 등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창출해 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제도는 미국·영국·호주·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채택해 시행한 지 오래다. 미국의 경우 1971년부터 시행된 ‘월요일 공휴일 법’에 따라 ‘콜럼버스의 날’이 10월12일에서 10월 두 번째 월요일로, ‘메모리얼 데이’는 5월30일에서 5월 마지막 월요일로, 그리고 초대 대통령 생일을 기념하는 ‘워싱턴 탄생일’도 2월22일에서 2월의 세 번째 월요일로 바뀌는 등의 변화가 생겼다. 당시 미 의회는 근로자들의 휴식도 보장하고 관광·여가 문화 촉진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이 법을 제정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가 처음 거론된 것은 아니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등에서 공휴일 요일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그때마다 기념일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관련 단체들이 반대해 무산되고 말았다.

물론 3·1절이나 8·15광복절 등 특정 날짜가 의미를 갖는 기념일은 날짜를 지키는 방식을 고수하더라도 다른 기념일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에서 콜럼버스의 날은 1492년 10월12일 크로스토퍼 콜럼버스가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딘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날짜에 연연하기보다는 상징성을 기념하는 쪽을 선택했다.

우리나라도 날짜의 의미가 큰 기념일은 예외로 하고 다른 기념일은 그 정신과 상징성을 살려서 명분에 집착하기보다는 대의적인 휴식과 국가 경제를 아울러 생각하는 여론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추진력을 발휘해 모처럼의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장점이 더 많은 ‘요일제 공휴일’제도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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