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영기업소 전쟁 예비물자 검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북한

北 국영기업소 전쟁 예비물자 검열

연간 생산량의 5%, 전쟁 예비물자로 비축해둬야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7 16:42:23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요 군수공장들을 시찰하고 무기 생산능력의 제고를 독려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최근 국영기업소 전쟁 예비물자 검열 사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한반도 내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이달 초부터 도 내 특급 기업소(종업원 3만 명 이상)와 1·2급 기업소의 전쟁 예비물자를 검열하는 사업이 시작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다.

그는 “해당 검열은 국영기업소가 비축해야 할 전쟁 예비물자가 제대로 조성되어 있는지 조사하라는 당국의 지시로 도 당에서 집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도당에서 파견된 검열 성원들은 기업소마다 전쟁 예비물자가 얼마나 비축되어 있는지, 비축한 전쟁 예비물자가 파손되지 않았는지 등 보관 관리와 경비 실태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영기업소가 비축해야 하는 전쟁 예비물자는 연간 생산량의 5% 정도로 알려졌다. 강철공장에서 생산되는 철강재가 한해 10만t이라면, 전쟁 예비물자로 비축해야 할 철강재는 5000t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또 “전쟁 예비물자는 국영기업소가 국가계획 외 더 생산하여 비축하라는 것인데, 국가가 자재를 공급해야 계획도 수행하고 전쟁 예비물자를 비축할 게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신양군에서도 전쟁 예비물자의 생산보장과 비축에 대한 당적 지도를 강화하라는 중앙의 지시로 이달 초부터 도당위원회 검열이 붙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전쟁 예비물자는 지방산업공장 외 규모가 큰 중앙산업에서 비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검열이 정기적으로 (해마다) 진행되지 않아 형식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정세가 긴장되면 전쟁예비물자 검열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예비물자를 비축하지 않았다가 검열에 걸려들면 해당 기업소 당 간부가 출당 철직되므로 일부 기업소 당 간부들은 장마당 상품을 빌려다 창고에 쌓아 놓거나 무역회사에서 수입한 생필품과 부품 등을 임시 빌려다 쌓아 놓고 형식적으로 검열을 받는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전쟁예비물자 검열에 대해 일부 간부들은, 기업소가 정상 가동되도록 국가 자재는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국가계획을 수행하라고 다그치면서 전쟁 예비물자까지 조성하라며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당국의 행태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전쟁을 결심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국 연세대 중국연구원 등이 지난달 29일 주최한 ‘한·중 전략 콘퍼런스’에서 정지용 중국 복단대학교 한국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전쟁과 한국 점령에 대한 이야기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협상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를 단절한다는 전략적 결단의 일부일 뿐 실제로 전쟁을 벌이려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