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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가 관광도시에서 K-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이 ‘생물산업’으로 불리던 시절부터 바이오산업을 준비한 춘천은 전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지 미국 ‘보스턴 클러스터’를 목표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서울에서 차로 약 한시간 쯤 지나 도착한 강원도 춘천시 강원춘천 강소연구개발특구(이하 강원춘천 강소특구)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진흥원은 축구장 7배에 달하는 4만6463㎡ 넓이에 총 6개 동으로 조성됐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7동 바이오융복합산업화지원센터 공사가 한창이었다.
강원춘천 강소특구는 강원춘천을 바이오·의약·신소재 산업의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해 육성하는 사업이다. 춘천 내 연구성과 사업화 및 창업 지원을 통해 기술-창업-성장이 선순환되는 지역 주도형 혁신클러스터 육성을 목표로 한다. 강원대학교(기술핵심기관)·후평일반산업단지(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등)·거두농공단지·남춘천일반산업단지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2003년 춘천시가 강원권 바이오산업을 종합·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바이오산업의 성장기반 확충·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춘천은 바이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20년간 육성한 결과 지역 바이오기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지방소멸’ 위기도 극복하고 있다.
강원 바이오산업은 질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 기준 최근 10년간 강원도의 투자액 대비 매출 효율성은 4.46으로 전국 평균인 3.02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제조업종을 기준으로 강원도는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등에 상장한 기업 10개 사가 위치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서울특별시·충청북도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춘천은 휴젤·에이프릴바이오·유바이오로직스·바디텍메드·씨트리(현 HLB제약)·애드바이오텍·메디안디노스틱 등 7개 기업이 상장 당시 춘천을 연고하고 있었기 때문에 바이오산업 상장 기업의 요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춘천 소재 바이오기업들은 2021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2023년에는 매출액이 1조3915억 원까지 성장하며 본격적으로 기초 지자체 바이오산업 ‘매출 1조 원 시대’를 개막했다.
수출액은 춘천시가 바이오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2003년 4억 원 규모에서 2023년 3834억 원 규모로 958.5배 성장했다. 고용인원도 303명에서 2023년 기준 3168명으로 20년간 10.5배 증가했다.
이충선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기업지원실장은 “춘천이 과거에는 군사 도시·교육 도시의 이미지였다. 90년대 후반 민선 2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첨단 산업을 고민하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계획했다. 당시에는 바이오라는 용어도 없었고 생물산업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과의 접근성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서울 용산역·청량리역에서 ITX를 이용할 수 있고 GTX-B노선 춘천 연장이 계획됐다.
이 실장은 “춘천이 서울과 거리가 굉장히 가깝다. ITX를 타면 용산역까지 1시간 8분이 걸린다. 춘천이 관광하기 좋은 도시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이 바이오산업을 시작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 바이오산업은 국가산업단지·첨단의료복합단지·대기업의 대형 투자 등이 없는 상태에서 내생적 발전을 통해 이룩해 낸 성과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별로 16곳 이상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대표적으로는 인천 송도·경기 판교·대전 대덕·충북 오송이 국내 4대 바이오클러스터로 꼽힌다.
특히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업이 밀집한 송도와 오송은 정부가 힘을 실어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가가 10조 원 이상을 투입한 오송과 달리 춘천이 받은 국비는 약 1500억 원에 불과하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공공투자가 이루어 지거나 대기업의 대형 시설투자를 받은 바 없이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들의 성장·자립하도록 지원한 성과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진흥원에서 약 3㎞ 거리에 위치한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22년 5월 강원춘천 지역의 강소연구개발특구 기술핵심기관으로 선정됐다. 춘천 지역의 바이오·의약·신소재 산업 인프라 확충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소기업 설립·신규 창업 지원·일자리 창출·IR 컨설팅 등을 진행했다.
‘강원대 KNU 스타트업 큐브’는 대학생들의 창업을 돕고 기업·지역 주민과 산업 협력·공생을 위한 오픈 네트워크 공간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2018년 11월 개소했다. KNU 스타트업 큐브는 컨테이너를 활용해 본관동(지상 2층)과 별관동(3동)으로 구성됐으며 대학 교육과 연구·지역 창업·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축을 통한 창업 메카 및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강원대는 2019년 전국 국립대학 중 최초로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은 교육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의 공동사업으로 대학부지안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대학을 지역혁신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사업 선정 대학 내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은 산학연 협력과 창업 지원·각종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강원대는 최근 교육부의 ‘2024년 대학 내 산학연 협력단지 조성사업’ 혁신파크 트랙에 최종 선정, 향후 5년간 8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강원대 춘천캠퍼스 ‘캠퍼스 혁신파크 도시첨단산업단지’ 내에 첨단바이오, ICT, 빅데이터 융·복합 산업 지역혁신 거점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 강원 춘천·홍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정부는 27일 강원(춘천·홍천)을 비롯해 △인천·경기 시흥 △대전(유성) △전남(화순) △경북(안동·포항) 5개의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했다.
특화단지 지정에 따라 인프라 구축·연구개발사업·국공유 재산 사용료 면제·조세 및 부담금 감면·인허가 신속처리 의무화·용적률 최대 1.4배 상향·수출 판로개척·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우선 배정·예비타당성 조사 특례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게된다.
강원(춘천·홍천)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개발과 중소형 위탁개발생산(CDMO) 거점을 마련한다. AI 헬스케어 글로벌혁신특구 등 바이오 인프라와 항체산업, 디지털헬스케어·의료기기 등 주변지역과의 연계·확장을 통해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추진한다.
주요 선도기업은 유바이오로직스·애드바이오텍·에이프릴바이오 등이며 선도기업 투자 2조760억 원을 포함한 민간투자는 2040년까지 총 2조4191억 원 규모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춘천은 30년 전 바이오 산업에 뛰어들고 홍천은 12년 전 항체연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제대로 된 국가의 지원을 받게 됐다”며 “투자규모가 우리의 10배인 인천 송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이사장은 “이번에 전국 5곳의 지자체가 선정됐지만 춘천이 핵심이 돼 국가 특화단지를 육성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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