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운용자산 평가금액 하락으로 투자손익이 급감한 데 이어 보험손익도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장기 수익성도 밝지 않다. 보험계약마진(CSM)과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KB라이프생명은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CSM를 확대해 하반기 실적을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2033억 원으로 전년동기(2203억 원) 대비 8.2% 감소했다. 분기별로 1분기 1034억 원, 2분기 989억 원을 거뒀다. 반기 손익이 1년 전보다 줄어든 건 푸르덴셜생명·KB생명이 합병하고 나서 출범한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투자 부문에서 순이익 감소 폭이 컸다. KB라이프생명의 상반기 투자영업손익은 1267억 원으로 1년 전(1626억 원)보다 22.1% 감소했다. 비우호적 시장환경으로 운용자산 평가금액이 하락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KB라이프생명의 운용자산은 국공채·특수채 67.6%, 수익증권 10.8%, 금융채·회사채 6.3%, 외화채권 4.8%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투자손익은 일회성 요인이 크고 생보사 대부분이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손익 둔화가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KB라이프생명은 상반기 1597억 원의 보험영업손익을 거뒀다. 1년 전(1402억 원)과 비교해 13.9% 늘어난 규모다. 경쟁사인 NH농협생명(46.9%)의 증가율을 크게 밑돈다. 2분기(793억 원)로 한정하면 1년 전보다 14.3% 쪼그라들었다.
예실차(예상과 실제 보험금 차) 부문이 부진했다. 작년 상반기 47억 원이던 예실차는 3억 원으로 93.6% 급감했다.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관련 비용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IBNR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했으나 아직 보험사에 청구되지 않아 미래에 지급할 추정 보험금이다.
보험사는 이를 통계적으로 추산해 지급 보험금을 부채(준비금)로 적립해야 한다. 작년까지 생보사는 IBNR 적용 시점을 ‘보험금 청구일’로 삼았는데 올해 금융당국의 지침으로 생보·손보 모두 적용 시점을 ‘사고 발생일’로 통일하면서 준비금 규모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CSM 잔액이 감소한 점도 둔화세를 키웠다. 상반기 KB라이프생명의 CSM 잔액은 3조1446억 원으로 1년 전(3조2122억 원)보다 2.1% 줄어들었다. CSM은 보유한 보험계약으로부터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미실현 이익)의 현재가치를 말한다. 회계상 부채로 인식한 다음 보험기간(통상 7~10년) 동안 일정 비율로 이익으로 상각(전환) 처리한다.
보험 영업성장도 주춤했다. 지난해 상반기 3675억 원이었던 KB라이프의 신계약 APE는 올해 3426억 원으로 6.7% 줄었다. 신계약 APE은 월납·분기납·일시납 등 납입 형태가 분산된 보험료를 1년 단위로 환산한 지표를 뜻한다. 보험 종류별로 저축성 APE는 481억 원에서 2816억 원으로 485.4% 증가했으나 보장성 APE는 3195억 원에서 610억 원으로 80.9% 감소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보험이익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 상품은 크게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으로 구분하는데 보장성보험이 저축성보험보다 CSM을 확보하는 데 있어 유리하다는 평가에서다. 신계약 APE 기준으로 도 KB라이프생명의 보장성보험 비중은 상반기 기준 17.8%로 1년 전(86.9%) 대비 급락했다.
KB라이프생명도 위기를 직감했는지 종신보험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1일 건강보험·종신보험의 암 치료 보장 범위와 한도를 확대한 암치료비특약 6종을 출시했다. 암 수술·항암방사선치료·항암약물치료비를 최대 7억 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1일엔 라이프파트너 종신보험을 개정하며 최소 가입금액을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조정해 가입 문턱을 낮췄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략 가이드라인 전달은 어렵지만 기존 보장성보험 개정 및 신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 있는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구축 노력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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