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면세점 1인당 구매액, 코로나19 때보다 낮은 50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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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수요 회복에도 구매객 수는 감소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8 10:14:52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상반기 1인당 면세점 구매액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50만 원대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면세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 매출액은 7조3969억6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인 6조5118억9000만 원보다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매객 수가 949만7000명에서 1382만5000명으로 45.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증가폭인데 전체 매출액을 구매객 수로 나눈 1인당 구매액도 68만6000원에서 53만5000원으로 22% 줄었다.

연도별 1인당 구매액을 보면 2019년 47만9000원·2020년 96만8000원·2021년 266만4000원·2022년 195만 원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감소세로 전환한 뒤 올해 더욱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2022년에 국내외 여행 제한으로 ‘다이궁(보따리상)’ 매출 비중이 90% 이상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와 올해 보따리상 매출 비중이 50∼60%로 적지 않았던 만큼 1인당 구매액 감소 원인을 다이궁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90% 이상 회복했음에도 면세점 구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을 문제로 꼽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구매 고객 수는 2019년(2435만4000명) 대비 57%에 불과하다.

내국인 구매객은 1473만6000명에서 940만2000명으로 36.2% 감소했고 외국인은 961만8000명에서 442만3000명으로 54.0% 줄어들었다.

외국인 개별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먹거리와 체험 중심으로 변화해 가고 있고 고환율 탓에 내국인마저 소극적인 소비 패턴으로 돌아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를 비롯해 공항 임차료·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도 나빠졌고 이는 올해 상반기 업체별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416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적자로 전환해 46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신라면세점(70억 원)과 신세계면세점(158억 원) 영업이익도 각각 83.8%·75.5%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16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올해도 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특히 신라와 신세계 등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신규 면세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은 올해 4분기 이후 실적 우려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적 전망이 부정적으로 나타나자 업체들은 자구책을 강구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6월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인력 효율화 차원의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다른 면세점도 수익성에 중점을 둔 사업부 개편·조직 슬림화 등 비상 경영에 준하는 비용 절감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