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다시 한 번 서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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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7 06:30:30

▲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참가 선수단 오찬 간담회에서 서울시청 소속 선수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아테네에 이어 1900년 프랑스 파리가 제2회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이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설립한 프랑스의 귀족 피에르 드 쿠베르탱 덕분이었다.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올림픽 부활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얼마 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는 다음 대회 개최지인 로스앤젤레스(1932·1984·2028년)·런던(1908·1948·2012년)과 더불어 올림픽을 세 번이나 치렀다. 유명 도시들이 ‘평화와 스포츠의 제전’인 올림픽을 다시 유치하는 이유는 저비용으로 행사를 치를 자신이 있거나 도시재생 등 확실한 명분이 있어서다.

그간 올림픽 개최 도시들은 엄청난 비용을 들여 경기장을 짓고 유지하느라 ‘올림픽의 저주’에 시달렸던 게 사실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2016년 리우올림픽·2020년 도쿄올림픽 등이 그랬다.

파리는 100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 미만의 저비용으로 이번 올림픽을 치렀다. 4년 뒤 올림픽을 개최할 LA는 경기장을 새로 짓지 않고 44년 전 시설물을 리모델링해 파리보다 더 ‘짠물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얼마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서울시청 지도자·선수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2036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본격적으로 뛰어야 할 때가 왔다”며 유치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파리올림픽에 참석한 뒤 현장도 둘러봤다.

‘다시 한 번 서울올림픽’의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문재인정부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계기로 분위기가 업된 덕분에 2032년 남·북한 공동 유치를 추진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탓에 IOC에 유치 신청서를 내지는 못했다.

88서울올림픽의 성공은 대한민국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한 단계 도약시킨 역사적 사건이며 자산이다. 냉전이 와해되는 전환기에 160개국 1만3000여 명이 참여한 ‘동서 화합의 마당’이었다. 2036년 올림픽에는 과달라하라(멕시코)·이스탄불(튀르키예) 등 많은 도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들이 올림픽을 두세 번 치렀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따라할 일은 아니다. 비전과 목표를 분명히 제시해야 ‘다시 한 번 서울올림픽’의 명분과 추진력도 생길 것임은 물론이다. 2036올림픽을 통해 88서울올림픽의 영광이 다시 한 번 재현되기를 기대한다.

박병헌 디지털뉴스 국장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