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이란 이때 쓰는 말이다. 그동안 필리핀 세부 섬의 오슬롭으로 고래상어를 보러 갔던 다이버라면 이 희귀생물이 동해에서도 출몰한다는 사실에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수온 변화로 국내에서도 아열대성 해양생물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특히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 고래상어·만타가오리·흑범고래·청새치의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이달 초 경상북도 포항 인근 해상에서 청새치와 만타가오리가 물속을 유영하는 모습이 확인됐고 24일에는 같은 해역에서 고래상어 한 마리가 어민의 사진에 찍혔다.
26일에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동쪽 바다에서 흑범고래 여러 마리가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확인됐다. 고래상어·흑범고래·청새치·만타가오리 모두 아열대 해역에서 활동하는 해양생물이다.
특히 고래상어는 현존하는 어류 중에서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 18.8m에 45.5t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어의 일종이지만 이빨이 작고 성격이 온순해 사람이 다가가도 해치지 않는다.
고래상어는 먹이를 가리지 않는데 플랑크톤을 비롯해 정어리·멸치 등의 군집형 소형 어류를 주로 먹는다. 물속의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처럼 엄청난 양의 바닷물을 흡입해 아가미로 물고기들을 걸러낸 후 나머지 물은 뱉어 내는 식으로 먹이 사냥을 한다.
개체수가 적은 정도가 아니라 워낙 휘귀한 생물이다 보니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법적으로 고래상어 만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혹시라도 손을 댈 경우 상당한 액수의 벌금을 물거나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필리핀 세부 오슬롭은 고래상어가 출몰하는 시기에 맞춰 다이빙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하며 고래상어를 수족관에서 키우는 것에 성공한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은 이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희귀생물을 보기 위해 매년 270만 명을 넘어서는 인원이 추라우미 수족관을 찾는다고.
한편 26일 발견된 흑범고래는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로 최소 10마리에서 최대 500마리까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이 있다. 길이 6m에 2t까지 자라는 대형 생물로 온몸이 짙은 회색을 띠고 있다.

만타가오리 역시 열대 및 아열대 해역이 활동 무대로 동해에서 발견될 만한 생물이 아니다. 스페인어로 만타(manta)란 담요라는 뜻으로 커다란 담요가 바다를 떠다니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본래 이름은 대왕쥐가오리.
이번에 발견된 생물들은 바다가 차가운 대한민국 근해에서는 매우 보기 힘든 것들로 한국의 기후 변화를 드러내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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