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연방 대법원 결정을 추궁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 행위를 둘러싼 광범위한 형사상 면책특권 인정을 문제 삼은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 딕 더빈 위원장(민주·일리노이)이 전직 대통령의 형사상 면책특권에 대한 대법원의 7월1일 결정과 관련해 24일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더빈 위원장은 “대법원에 의한 도널드 트럼프 면책 결정의 위험에 대해 의회가 모른 척 할 수 없다. 극우적 판결이 미국인들에게 줄 심각한 위험을 강조할 것”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시 행위 중 ‘결정적·배타적인 헌법적 권한 내 행위’에 대해 형사 기소로부터 절대적 면제, 그 외 공적(official) 행위의 경우엔 면제로 추정된다고 6대3 의견으로 판단했다.
이로써 트럼프의 대선 최대 악재였던 ‘사법 리스크’가 해제되자 민주당 등 반(反) 트럼프 진영에서 들고 일어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건국 이래 ‘종신제’로 운영되며 최고 권위를 누려 온 대법원의 개혁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했다. 다만 국내외 언론을 통해 접하는 트럼프의 형사 기소 4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란 개표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2021년 1월6일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시위, 트럼프 본인이 조지아주 법무장관에게 재개표를 촉구한 통화,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대선결과 인증 거부를 압박한 일 등이다.
특히 1.6사건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큰 충격을 줬으나 ‘의사당 난입’이 사실상 건물 경비원들에 의해 인도된 것이었음을 증거하는 영상들이 다수 존재한다. 트럼프에게 도의적 책임 이상을 물을 근거가 없으며, 이런 사태를 우려해 사전에 주 방위군 배치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밀자료 유출’ 혐의 역시 전직 대통령을 기소해 자택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할 만한 사안인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재임 시 권한에 의해 ‘기밀 해제’된 자료들과 함께 퇴임했다는 게 트럼프 측 주장이다. ‘성추문 입막음돈 관련’ 건의 경우 더 흥미롭다. 법치국가에서 성추문 입막음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 그 비용 13만 달러(1억7000만 원)를 ‘(트럼프 소유) 회사 서류에 잘못 기재’했다고 기소된 것이다.
5월 뉴욕 법원에서 유죄평결이 난 이 성추문 입막음돈 관련 건은 이달 18일로 예정됐던 최종 형량 선고가 대선 이후로 미뤄져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없게 됐다. 최악의 경우 법정 구속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트럼프에 걸린 혐의들이 ‘공적 행위’와 관련 있는지 판단이 필요해지면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재판 절차 역시 대선 전에 진행되는 게 불가능해졌다.
대법원 결정이 나온 7월1일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의 큰 승리. 미국인인 게 자랑스럽다”고 모두 대문자로 적어 입장을 밝혔다. 2020 대선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해 ‘대통령 재임 중 행위는 포괄적 면책 대상’이라며 법원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에 이날 최종 판단이 나온 셈이었다.
앞서 1심과 2심에선 기각된 그의 주장은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이후 여름 휴정에 들어간 대법원은10월 첫째 주에나 다시 열린다. 하급심에서 유죄 판단이 나와도 트럼프 쪽은 항고할 것이다. 11월5일 대선 전까지 판결 선고가 나오긴 불가능하다. 트럼프에게 기소된 사건을 혐의로 따지면 88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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