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시장에 3분기 46조 9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전체 펀드 순자산은 오히려 87조 8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보다는 증시 하락에 따른 주식형 펀드의 평가액 감소가 시장 위축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6년 3분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체 펀드(공·사모) 순자산총액은 1646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 1734조 5000억 원보다 87조 8000억 원(5.1%) 줄어든 규모다.
분기별 증가세도 꺾였다. 전체 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3분기 5.9%, 4분기 5.2%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8.5%, 2분기 16.1% 늘었지만 3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 감소가 전체 시장의 하락을 주도했다. 3분기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전분기보다 58조 2000억 원(13.0%) 감소했다. 파생형 펀드도 24조 2000억 원(16.4%) 줄었으며 혼합자산 펀드 역시 5조 7000억 원 감소했다.
증시 조정의 배경으로는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과 이에 따른 국제유가·금리 상승 압력이 꼽힌다. 3분기 들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9월 초 미국과 이란 간 교전 재개 소식에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코스피는 9월2일 하루 동안 3.99% 하락했다. 이후에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와 금리 상승 부담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도 반도체 대형주를 비롯한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코스피지수는 6월 말 8476.5에서 9월 말 6838.0으로 19.3% 하락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도 같은 기간 282조 9000억 원에서 235조 9000억 원으로 16.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펀드 시장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3분기 전체 펀드 자금 순유입액은 46조 9000억 원이었다. 공모펀드에 39조 5000억 원, 사모펀드에 7조 5000억 원이 각각 들어왔다. 투자 지역별로는 국내 투자 펀드에 26조 3000억 원, 해외 투자 펀드에 20조 6000억 원이 순유입됐다.
주식형 펀드에도 17조 1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파생형(7조 2000억 원), 재간접형(6조 4000억 원), 머니마켓펀드(MMF·6조 원) 등에도 자금이 들어왔다.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일제히 이탈한 것이 아니라 신규 자금 유입에도 기존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으로 전체 순자산이 감소한 모습이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모두 순자산이 줄었다. 공모펀드는 830조 4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67조 원(7.5%) 감소했고 사모펀드는 816조 3000억 원으로 20조 8000억 원(2.5%) 줄었다. 공모펀드의 감소 폭이 사모펀드보다 컸다.
다만 펀드 순자산 감소를 투자자들의 환매 움직임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실제 자금 유출입과 순자산 변동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증시 조정에도 펀드 자금이 순유입됐다는 점은 투자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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