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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우리말 존대법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예가 될 것인데,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 것이기도 하다. ‘사모님’에 관한 이야기다. 한때 개그 프로그램에서 “김기사!” “예, 사모님!”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상사의 철없는 부인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교회의 장로다. 그렇다 보니 목회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목회자를 상석에 앉힌다. 그런데 대화에서 가끔 이상한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일반적으로 목사의 아내를 ‘사모’라고 부른다. 원래 사모는 ‘스승의 아내 혹은 스승이 될 만한 존경하는 사람의 부인을 높여서 이르는 말’이다. 그러므로 남들이 상대방의 아내를 높일 때 쓰는 말이다.
필자는 제자들에게 아내를 지칭할 때 ‘아내, 혹은 집사람’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절대로 ‘사모(님)’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친구 간에 저녁을 먹는 자리임에도 목사인 친구는 자신의 아내를 계속해서 ‘사모님’이라고 칭하는 것을 들으니 상당히 속이 좋지 않았다. 투덜투덜.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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