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칼럼] 트럼프 대선전의 일등 공신 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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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9-20 06:31:00

미국 대통령 선거의 역사를 보면 특정 대통령의 당선에 특별한 기여를 했던 인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1980년 미국 대선 당시 현직 대통령 지미 카터와의 선거전에서 고전하던 로널드 레이건 후보는 윌리엄 케이시를 선거 총지휘 참모로 영입해 대단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케이시는 레이건 행정부의 CIA 국장으로서 소련을 붕괴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빌 클린턴의 경우도 선거의 귀재 딕 모리스의 도움을 받아 아칸소 출신 무명의 주지사였음에도 노련한 조지 부시(41대) 현직 대통령을 물리치고 제42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딕 모리스 역시 클린턴 행정부의 백악관에서 막강한 영향을 발휘하는 참모로서 민주당을 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재미있는 것은 딕 모리스가 2016년 선거 이래 공화당의 트럼프를 돕는 전략가가 되었다는 점이다.

2024 미국 대선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이 하나 있는데 트럼프가 여론과의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과 2020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언론 혹은 사회통신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NS) 플랫폼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대다수 주류 언론은 물론 페이스북·트위터 등이 모두 민주당을 편들었다. 폭스TV 정도가 중도 입장을 견지했지만 그나마도 민주당 쪽에 조금이라도 더 기울어 있는 방송이었다.

2024대선에서 트럼프는 가장 막강한 SNS의 후원을 받고 있다. 바로 세계 제1의 부자 일론 머스크가 약 2년 전에 사들여 이름을 트위터에서 ‘X’로 바꾼 사회통신망서비스를 통해서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절 트위터를 활용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여론 정치를 해 왔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트위터는 대통령의 계정을 박탈했을 정도로 트럼프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페이스북 소유주인 마크 저커버그는 노골적으로 민주당의 우편 선거를 지원했을 정도다.

그러나 2024년 대선을 맞이해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일론 머스크는 3월 트럼프의 과거 트위터 계정을 부활시켜 주었고, 트럼프는 X를 통해 다시 미국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선거운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회원이 된 지 반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팔로워(follower)는 9월18일 현재 9080만 명에 이를 정도다. 트럼프가 게시한 미시간주 유세 기사는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무려 680만 명이 보았을 정도다.

19시간 전에 트럼프가 게재한 글 ‘바이든 집권한 후 자동차 보험료가 73%나 올랐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자동차 보험료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무려 3300만 명이 읽었다.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하는 폭스TV의 대통령 선거 당일 개표 중계방송의 시청자가 1000만 명에 이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면 X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 수 있다.

엄청난 사회소통망을 트럼프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을 넘어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본인 스스로도 트럼프를 적극 지지하는 글을 쉬지 않고 게재하고 있으며, 결국 X 전체를 트럼프를 지지하는 소통 창구로 만들어 버렸다.

일론 머스크는 팔로워가 무려 1억98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미국 국민으로부터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일론 머스크야말로 트럼프 대선 전쟁의 일등 공신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머스크가 게재한 트럼프를 지지하는 글 ‘펜실베이니아주의 조기투표 시작. 주민 여러분 투표하십시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듭시다’는 19시간 만에 6600만의 조회 수를 기록했을 정도다.

세계인 2억 명 이상이 매일 X를 보며, 2023년 기준 월평균 광고 수익이 29.8억 달러(약 4조 원)에 이르는 X 소유주 일론 머스크는 7월 트럼프를 위해 매달 4500만 달러의 후원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그보다 트럼프에게 X를 통해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어 주었다는 사실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트럼프는 제47대 미대통령에 당선되면 일론 머스크에게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의 위원장직을 맡기기로 했고, 일론 머스크도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정부효율위원회는 미국 연방정부 전체에 대한 완벽한 회계 감사 및 성과를 평가하고 대대적인 개혁을 위한 제안을 하게 될 것이라 하니,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막강한 인물이 될 것이다.

이미 머스크는 세상을 바꾸고 있는 인물이며, 인류가 앞서 나아가도록 이끌어 가는 사람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된다면 세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다. 미국이 부유하고 강한 나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세계 평화와 경제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