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는 경쟁사와 협업하는 자동차업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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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GM·스코다 등 경쟁사와 수소 사업 협력
세계 자동차업계 판도 뒤집을 매우 이례적 사건
글로벌시장 선점과 中수소차 견제 전략 바람직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5 00:02:02

최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망한 기업들이 경쟁사와 합종연횡으로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차만 보더라도 수소 사업과 수소 모빌리티 부문 기술력 강화·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일 체코 프라하에서 스코다 그룹 산하 스코다 일렉트릭과 ‘수소 경제와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차와 스코다 일렉트릭은 각자 보유한 기술·제품을 융합하고 수소 연료전지 기술 발전을 위해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유럽은 물론 글로벌시장에서 친환경을 내세운 수소 차량의 확대를 통해 전 세계에 수소 사회를 앞당기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의 거대 완성차 기업 제네럴모터스(GM)와의 협력도 발표했다. 10일 뉴욕에서 MOU를 체결한 현대차·GM은 자동차업계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 간에 손을 잡는 일은 극히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3위 현대차와 5위 GM이 동맹 관계를 맺으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 동맹이 탄생했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는 GM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전기차 등 미래형 친환경 차량 공동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게 된다.

현대차·GM 동맹이 이례적으로 평가되는 것은 현대차가 다른 회사와 협력을 한 경우는 있어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닌 두 회사가 협력했을 때 발생할 시너지 효과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세계 자동차업계의 판도를 뒤집을 만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사는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뿐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기술개발에도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을 서로 공유하게 되므로 현대차를 GM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한다. 생산시설을 공유하면 공장을 새로 짓지 않고도 생산비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또 이렇게 공동 생산된 차량에는 현대차·GM 로고가 나란히 걸리게 되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완성차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은 이뿐이 아니다. 일본 완성차 기업 토요타 역시 경쟁사인 BMW와 공동으로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위해 협업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수소차 연구에 꾸준히 매진해 온 토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인 수소연료전지·수소탱크 등 핵심 부품을 개발·공급하고 BMW는 주행 관련 핵심부품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2028년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협력에는 수소 모빌리티를 필두로 한 수소 시대를 조기에 열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수소 모빌리티 기술은 전기차 대비 사용 에너지를 비롯해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적인 것으로 평가되는데, 현재로서는 한국과 일본 기업이 이 분야를 99% 독점하고 있어서 수소 생태계를 정착시키고 글로벌 수소 시대를 열기 위한 경쟁력 확보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현대차·토요타 등이 경쟁사와 협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소 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에 더 큰 무게가 실린다. 중국이 2022년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다음 먹거리로 수소 산업을 지목하고 수소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이익을 위해서는 어제의 적이었던 경쟁사와도 동맹·협업하는 자동차업계의 전략을 당리당략에만 빠져 있는 여야 정치권도 배우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