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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본시장 개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한국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벌 기업 위주의 증시 구조 탓에 자본시장을 개혁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의 잭키 웡 칼럼니스트는 23일(현지시간) '한국은 일본의 시장 개혁을 카피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수익률 개선 기대는 가능하지만 삼성·현대 등 재벌의 힘이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웡 기자는 최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2월부터 주주친화 정책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요인이 한국의 인색한 주주환원 정책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보고 한국 정부가 일본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종합주가지수인 2022년 말 이후 40% 상승했으며 2014년부터 추진된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개선 정책이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웡 기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나 금융회사들이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크게 늘려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기본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된다.
반면 웡 기자는 “재벌과 같은 거대 기업제국을 통제하는 가족들의 이해관계는 일반적으로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재벌 기업 중심의 한국증시가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과를 내는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벌들은 상호출자 등 복잡한 기업 구조를 이용해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며 “이들은 한국 내에서 강력한 경제·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어 일본과는 달리 이런 구조를 해체하도록 쉽게 압력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의 높은 상속세율 탓에 재벌가가 주가 부양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새로운 압박이 일부 성공을 거둘 수 있지만 대기업들이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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