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너무 심각한 청소년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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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9 00:02:30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입시 경쟁 속에서 청소년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육 시스템과 사회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청소년이 처한 현실을 깊이 성찰하고 그들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개선책 마련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입시 경쟁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성적과 대학 입학이 인생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인식 아래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과도한 공부와 학원 수업·자율학습에 시달리면서 충분한 휴식과 수면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청소년 우울 증상 경험률은 2023년 기준 27.5%에 달한다. 10명 중 3명이 우울감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자살은 청소년 사망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그 심각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만으로는 청소년이 실제로 겪는 정서적 고통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정신 건강 문제를 숨기거나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교육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다. 한국의 교육은 여전히 주입식 교육과 성적 중심의 평가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재능을 발휘하기보다는 시험 문제 풀이에 몰두하며 창의적 사고나 비판적 사고를 기르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학업에 대한 압박은 즐거움보다는 고통으로 다가오며 학생들의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교 내 정서적 지원 체계의 부재도 중요한 문제다. 청소년 시기는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고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학교는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에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로 학생 개개인의 문제를 돌보기 어려우며 상담 교사나 전문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정신적 문제는 방치되기 일쑤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 개혁이 절실하다. 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 입학과 성적이 성공의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며 개인의 행복과 성장을 중심으로 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정신 건강 지원체계 강화도 필수적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며 스트레스 관리와 정서적 안정을 돕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부모와 교사들도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를 세심히 살피고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힘써야 한다.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사회 구조 전반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다. 청소년이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과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