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金여사 특검 고려說… 홍준표 “수용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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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文정권 사냥개 돼 우릴 못살게 굴던 친구”
조정훈 “그건 野 대표”… 韓 “내가 한 말 아냐”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30 12:57:28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주최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면서 길을 묻고 있다. 연합뉴스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당내에서 비판받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협력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만 나와도 특검법은 통과된다. 한 대표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당내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9일 자신의 SNS에서 “아무리 적과의 동침도 하는 게 정치라지만, 아무리 우리 당이 잡탕당이라고 하지만 그런 사람까지 수용하는 건 보수정당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런 사람’은 한 대표로 풀이됐다.

홍 시장은 “2017년 10월 우리는 문재인정권에 의해 무고하게 적폐로 몰려 1000여 명이 끌려가고 수백 명이 구속되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등 5명이 강압 수사 받다가 스스로 목숨 끊는 지옥의 밑바닥에서 고통 받고 있었다”며 “그때 문재인정권의 사냥개가 돼 우릴 그렇게 못살게 굴던 그 친구는 그 시절을 화양연화(花樣年華·꽃다운 시절)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그때는 내가 우리 당대표를 할 때”라며 “그런 사람을 내가 수용할 수 있겠나”고 목소리 높였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민주당 추진 특검법은 이름은 김건희 특검법이지만 윤석열정권 붕괴법”이라며 “아무리 당에서 내분이 있더라도 여당·집권당임을 포기하는 ‘정권붕괴법(김 여사 특검법)’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당원게시판 논쟁과 앞으로 있을 김 여사 특검을 연결하는 고민을 한다면 그건 여당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표”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 출구로 김 여사 특검법 찬성 카드 활용을 검토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검 찬성 카드로 비한계를 압박해 당원게시판 논란을 잠재울 것이라는 추측이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한 대표와 그의 가족이 대통령 부부 비방글들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찬성 검토는) 제가 한 말은 아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무계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은 29일 SBS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특검법이 아니더라도 여사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얘기는 굉장히 여러 번 한 걸로 안다”며 “(친한계에서) 김 여사 특검법이 본회의로 돌아오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냐는 논의가 나오는 중에 형성된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한 대표가) 특검 자체에 대해선 위헌·위법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친한·비한계 ‘갈라치기’에 주력하는 듯한 분위기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용산·친윤계가 던진 목줄에 걸려 허우적대다 같이 멸망할지, 김건희 특검법으로 목줄 풀고 탈출할지 (한 대표는)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